HOME  >  오피니언  >  칼럼  >  한마당

[한마당-한민수] 極中주의
개인이나 조직이 자신의 이념적 좌표를 설정하는 것은 때론 위험하다. 의도와 다르게 받아들여질 수 있기 때문이다. 없는 말도 만들어내는 정치판에서는 특히 그렇다. 창당 때 노선 잡기가 쉽지 않은 이유다. 상대적으로 보수적 가치를 중시해 중도보수 정당을 표방할 경우 상대방에게서 극우(極右)정당 또는 꼴통보수 정당이라는 비판을 듣기 일쑤다. 반대로 개혁에 무게를 두면 색깔론 공세를 당하기 십상이다. 극좌(極左)모험주의가 대표적이다. 지난 1월 원조보수정당 격인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에서 탈당한 의원들이 바른정당을 창당하며 좌표를 ‘개혁적 보수&r...
입력:2017-08-08 18:05:01
[한마당-김명호] 마음 근력 키우기
나이가 들수록 근력 운동에 더 신경써야 한다는 것은 상식이다. 근력은 근육의 수축에 의하여 생기는 힘, 말하자면 근육의 힘 또는 그 힘의 지속성을 말한다. 근력은 보통 30대 초반까지는 증가하나 중년기에 접어들면서 약간 떨어지고 노년기에는 감소한다. 하지만 규칙적으로 운동을 하면 30∼50% 정도 늘릴 수 있다고 한다. 전문가들은 근력을 어느 정도 유지하게 되면 몸의 균형은 물론이고 신체 노화를 늦추고 특히 각종 통증을 예방하거나 줄일 수 있다고 조언한다. 게다가 근력이 좋으면 몸의 회복력도 빠르다. 외부 자극에 의한 충격이 있더라도 이를 회복시...
입력:2017-08-07 17:40:01
[한마당-강주화] 박상륭 선생에 대한 기억
얼마 전 별세한 박상륭(1940∼2017) 선생을 만난 적이 있다.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이었다. 소설가 이문구(1941∼2003)가 떠났을 때다. 그는 이문구 평생의 문우(文友)였다. 박 선생은 ‘죽음의 한 연구’와 ‘칠조어론’ 등으로 독보적인 관념소설의 세계를 구축했던 작가다. 소설가 유용주는 “한국에서 노벨 문학상이 나온다면 1번은 박상륭”이라고 했다. 빈소 앞 나무 벤치에서 박 선생과 이야길 나눴다. 수습기자 시절이었으니 아마 나는 그에게 고인과의 관계나 그를 잃은 소회를 물었을 것이다. 내가 그에...
입력:2017-08-06 18:05:01
[한마당-박현동] 부동산의 역설… 투자와 투기
투자와 투기의 구분은 애매하다. 촌수로 따지면 사촌쯤 될까. 극단적으로 일란성 쌍생아라거나 ‘자’와 ‘기’의 차이라고 말하는 이도 있다. 단기냐 장기냐를 잣대로 삼기도 한다. 틀린 것은 아니나 적확하지도 않다. 사전적 의미는 차이가 있지만 이익을 추구한다는 점에서는 같다. 정부가 하라는 대로 하면 투자고, 하지 말라는 것을 하면 투기라고 하는 우스갯소리도 있다. 어쩌면 가장 정확한 기준일지도 모른다. 투자는 건전하고 투기는 탐욕스럽다는 인식이 있다. 경제에 도덕 룰이 없는 건 아니지만 그것만으로 유지될 수 없는 게 경제다. ...
입력:2017-08-04 17:50:01
[한마당-김명호] 장군님들, 정말 왜 이러십니까
어느 고위 공직자의 군대 얘기 한 토막. 병사로 입대했는데 서울 근교로 배치됐다. 상관이 야간 대학원을 다녔는데 어느 날 자기 석사학위 논문을 좀 써달라고 하더란다. 직속상관의 ‘명령’인데 졸병이 거부하면 남은 군대 생활이 어떨지는 뻔하다. 논문을 쓰는 동안 여러모로 편했다고 한다. 그리고 상관은 병사 인사에 관여하는 자리로 갔다. 그 뒤 그는 남들이 가고 싶어 하는 보직으로 바뀌는 뜻하지 않은 행운을 누렸다. 30년도 더 지난 이야기다. 군대 얘기가 나오면 어느 정도 감안하고 들어야 한다. 시쳇말로 초를 쳐서 얘기들 한다. 듣다 보면 “그...
입력:2017-08-03 18:05:01
[한마당-이명희] 다이애나비의 눈물
백마 탄 왕자와 사랑에 빠지는 신데렐라 스토리는 소녀시절 누구나 한번쯤 꿈꿨던 로망이다. 실제 왕족과 결혼한 평민의 러브 스토리는 두고두고 호사가들의 입방아에 오르내린다. 1956년 할리우드 배우 그레이스 켈리는 26세에 모나코 국왕 레이니어 3세와 결혼했다. 임신한 배를 가리기 위한 에르메스 핸드백이 ‘켈리백’이란 명칭을 얻을 정도로 결혼 후에도 화제를 몰고 다녔다. 세 자녀를 낳고 행복하게 살았다고 알려진 것과 달리 전기작가 로버트 레이시는 켈리가 정략적 결혼의 희생자이며 불행했다고 전한다. 외로움을 잊기 위해 술과 남자에 빠졌고, ...
입력:2017-08-01 17:50:01
[한마당-김준동] 군함도의 진실
영화 ‘군함도’에 대한 반응이 뜨겁다. 26일 개봉된 이 영화는 역대 최고 오프닝 신기록(97만516명)을 수립한데 이어 개봉 이틀째 누적 150만 관객을 돌파했다. 스크린 수 사상 첫 2000개 이상(2027개)이라는 스크린 독점 논란 속에서 흥행 독주를 이어가고 있다. 여기에 한·일 간 외교문제화 조짐까지 보이면서 관심은 증폭되고 있다. 영화는 일제 강점기 일본 군함도(軍艦島)에 강제 징용당한 조선인들이 목숨을 걸고 탈출하는 이야기를 그렸다. 일본 나가사키에서 18㎞가량 떨어진 군함도는 야구장 2개 크기의 작은 섬이다. 일본 이름은 하시마(端...
입력:2017-07-28 18:05:01
[한마당-김영석] 청해대
경남 거제시 장목면 유호리 산 88-1. 면적 43만4182㎡, 해안선 길이는 3150m다. 거제의 대표적 관광지인 외도의 3배 크기다. 섬 전체가 해송과 동백이 군락을 이룬 울창한 숲으로 둘러싸여 있다. 저도다. 돼지가 누워 있는 모습을 닮아 섬 이름에 ‘돼지 저(猪)’가 들어 있다. 저도의 비극은 일제 강점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일본군은 통신소와 탄약고로 이용했다. 이때 주민 대부분이 쫓겨났다. 6·25전쟁 때는 주한 연합군의 탄약고로 사용되면서 주민들은 돌아갈 수 없었다. 저도의 비극은 현재진행형이다. 1954년 해군 관리 하에 들어가면서 이승만 전 ...
입력:2017-07-27 17:35:01
[한마당-박현동] 존 매케인과 엄지척 국회의원
지금 미국은 팔순의 노(老)정객 존 매케인에 푹 빠져 있다. 그가 지난 14일 뇌종양 수술을 받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고, 이를 극복하고 있다는 뉴스가 전해지면서 찬사가 넘쳐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매케인은 투사다. 아내 멜라니아와 함께 쾌유를 기도한다’고 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도 ‘우리의 영웅이며, 투사다. 암, 넌 상대를 잘못 골랐어’라며 힘을 보탰다. 허프포스트(허핑턴포스트의 새 이름)도 지난 20일 최근 일주일 동안 언론의 헤드라인에 가장 자주 장식한 인물이 매케인이라고 전했다. 그가 25일 국회에 출석했다. 수...
입력:2017-07-26 17:35:02
[한마당-김준동] 돌아온 박태환
박태환에게 2015년과 지난해는 악몽과 같은 나날이었다. 2015년 1월 도핑 테스트에서 양성 반응을 보이며 수영 인생 최대 위기를 맞았다. 세계수영연맹(FINA)은 18개월의 자격정지를 내렸다. 대국민 사과로 고개를 숙였지만 여론은 곱지 않았다. 징계 기간에는 자신의 이름을 딴 수영장에서조차 운동할 수 없었다. 그래도 그는 포기하지 않았다. 지난해 3월 징계가 해제된 이후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명예를 회복하겠다며 다시 물살을 갈랐다. 국가대표 선발전에서는 압도적인 성적으로 기준기록을 통과했다. 하지만 시련은 계속됐다. 대한체육회는 FINA의 ...
입력:2017-07-25 18:05:01
[한마당-김영석] 김이수 실종사건
175일이다. 서울 재동 헌법재판소장 사무실이 비어 있는 기간이다. 박한철 전 헌재소장 퇴임 다음 날인 2월 1일부터다. 역대 최장 공석 기록이다. 김이수 헌재소장 후보자 임명동의안 처리가 지연되면서다. 김 후보자 인사청문회는 지난달 8일 끝났지만 청문보고서 채택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 추경 등 현안에 밀리면서 정치권에선 논의 자체가 사라졌다. ‘김이수 실종사건’이라는 말까지 생겨났다. 7월 임시국회가 끝나면서 적어도 9월 정기국회까진 기록 경신이 이어질 전망이다. 헌재소장 공석은 낯선 풍경이 아니다. 2006년 윤영철 전 소장 후임으로 전효숙 ...
입력:2017-07-24 18:20:01
[한마당-서윤경] 부바와 키키
불특정한 형태의 도형 두 개가 있다. 하나는 뾰족하고 날카로운 형태의 기둥들이 삐죽 삐죽 나와 별 모양을 이룬다. 다른 하나는 기둥의 형태가 둥글둥글하다. 그리고 두 개의 이름이 있다. 부바(Bouba)와 키키(Kiki). 실험자는 “두 모형에 이름을 붙인다면 어느 쪽이 부바이고 어느 쪽이 키키일까”라는 질문을 던진다. 50대 50의 결과가 나올 것이란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10명 중 9명 이상이 날카로운 모형에 키키, 둥글둥글한 모형에 부바란 이름을 붙였다. 누가 알려준 것도 아닌데 왜 사람들은 각 모형에 하나의 이름을 떠올렸을까. 인지언어학에...
입력:2017-07-23 18:15:01
[한마당-정진영] 국민간식 치킨의 일탈
1970년대 국내에 처음 알려진 ‘치킨(fried chicken)’은 닭고기의 새로운 경험이었다. ‘통닭(whole chicken)’이 아니라 부위별로 나눠 바삭하게 튀기거나 다양한 소스가 발린 치킨의 맛은 신세계였다. 닭찜과 백숙, 삼계탕 아니면 전기구이 통닭이 전부였던 시절 치킨의 바삭함과 고소한 육질은 단박 입맛을 사로잡았다. 77년 7월 림스치킨은 서울 명동 신세계백화점에 문을 열었다. 국내 프랜차이즈 1호였다. 대한민국 프랜차이즈산업이 치킨에서 비롯됐다는 사실만으로도 인기가 짐작된다. 치킨은 80년대 돌풍을 일으켰다. 식품으로서는 이...
입력:2017-07-21 18:25:01
[한마당-김명호] 고위공직자의 소신과 배짱
프랑스군 최고위 장성인 피에르 드빌리에 합참의장이 엊그제 전격 사임했다. 인기 좋은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개혁조치로 국방예산 삭감을 밀어붙이자 사표를 내던진 것이다. 대통령은 국방부를 찾아가 필요성을 설득했지만 그는 대테러전을 치르고 있고 지역 안보, 해외파견 병사 안전 등을 이유로 강력히 반대했었다. 국회 답변과 언론 등을 통해 군 통수권자와 최고위 장성의 의견차가 심각히 노출됐다. 외신이 전하는 사퇴의 변은 깔끔하다. “프랑스와 프랑스 국민을 보호하는 데 필요한 지휘권을 더는 행사할 수 없게 됐음을 절감한다.” 지난달 도널드 트...
입력:2017-07-20 17:55:01
[한마당-이명희] 돼지흥분제 사건 전말
지난 대선 때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의 대학시절 성폭행 모의 논란이 뜨거웠다. 홍 후보는 2005년 에세이에서 대학 1학년 때 하숙집 친구가 짝사랑하는 여대생과 월미도로 야유회를 갈 때 친구들과 함께 돼지흥분제를 구해줬다고 썼다. 사퇴 요구까지 나오자 그는 “함께 하숙했던 S대 학생들끼리 한 얘기를 들은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당시 함께 하숙하던 S대 상대생들이 지금 대한민국 경제를 움직이는 사람들이어서 실명을 공개할 수 없다”고 했다. 인터넷에선 범인(?) 찾기가 시작됐다. 6년 전 한 일간지는 박재완 전 기획재정부 장관과 ...
입력:2017-07-19 17:40:02
[한마당-한민수] 카게무샤와 곰돌이 푸
16세기 일본 전국시대, 동쪽 가히라 지방의 영주 다케다 신겐은 통치력과 군사력에서 다른 영주들을 압도했지만 대권을 잡으려면 도쿠가와 이에야스, 오다 노부나가와의 일전이 불가피했다. 신겐은 초반 전투에서 승리하고 진격하던 중 숨졌다. 그는 자신의 죽음을 3년간 적에게 숨기라는 유언을 남겼다. 가신들은 영주와 똑같이 생긴 사람을 구해 가짜 신겐을 내세웠다. 카게무샤, 즉 그림자 무사다.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영화 ‘카게무샤’의 줄거리다. 미군 폭격을 두려워한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자신을 빼닮은 카게무샤를 여럿 뒀다는 소문도 있었다. ...
입력:2017-07-18 17:55:01
[한마당-김준동] 정유라와 장시호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21)와 최씨의 언니 순득씨의 딸 장시호(38)는 닮은 점이 많다. 사촌 지간인 둘의 행동과 발언은 톡톡 튀고 거리낌 없다. 지난 5월 31일 도피생활을 마치고 카메라 앞에 선 정씨는 모든 책임을 어머니에게 돌렸다. 때로는 미간을 찌푸리고 때로는 미소를 지으며 강제 송환된 사람 같지 않은 여유로운 모습을 보였다. 이런 4차원적 모습은 사촌 언니 장씨를 연상케 한다. 장씨는 지난해 국회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해 의외의 답변으로 눈길을 끌었다. “개인적으로 저를 미워하지는 말라”는 한 의원의 농담에 “꼭 뵙고 싶었습니다”라고 ...
입력:2017-07-17 18:10:02
[한마당-김태현] 호날두 가족
세계적인 축구 스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2·레알 마드리드)는 실력만큼 인성도 최고다. 그는 2015년 미국 비영리기관 두섬싱(Dosomething.org)이 발표한 ‘기부를 가장 많이 한 스포츠 선수’ 1위에 올랐다. 지난해엔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우승 보너스(약 8억원)와 유로 2016 우승 보너스(약 3억5000만원) 등을 공익 단체와 재단에 쾌척했다. 또 그는 국제 아동구호단체 ‘세이브 더 칠드런’과 함께 활동하고 있다. 호날두가 올바른 품성을 갖출 수 있었던 이유는 화목한 가정에서 자랐기 때문이다. 그는 부유한 어린 시절을 보내...
입력:2017-07-16 17:35:01
[한마당-한민수] 도끼 상소
상소(上疏)는 왕조시대에 신하가 왕에게 글로써 자신의 뜻을 전하는 제도다. TV 사극 드라마에도 자주 등장해 익숙한 편이다. 왕이 상소를 들어주기도 하지만 자칫 심기를 건드리면 생명을 잃거나 귀양을 가는 경우도 부지기수였다. 그런데 아예 처음부터 자신의 목숨을 걸고 임금을 강하게 압박하는 상소도 있다. 지부상소(持斧上疏)다. ‘받아들이지 않으려면 머리를 쳐 달라’는 의미로 도끼를 지니고 하는 상소다. 일반 국민도 기억할 만한 대표적인 사례는 조선 말 면암 최익현의 지부상소다. 최익현은 1876년 2월 강화도에서 병자수호조약이 체결되자 서울 ...
입력:2017-07-14 17:15:01
[한마당-고승욱] 면세점
2차 세계대전 직후 아일랜드 새넌국제공항에서 일하던 브랜던 오리건은 공항에 서 있는 비행기에 탄 승객은 아일랜드에 도착했지만 입국하지 않은 애매한 상태라는 사실을 발견했다. 새넌국제공항은 비행기 항로상 미국과 가장 가까운 유럽의 공항이다. 한번에 대서양을 건너지 못했던 당시 비행기들은 이곳에서 연료를 재충전했다. 승객들은 지루한 시간을 쇼핑으로 달랬다. 상품 리스트를 보고 물건을 구입하는 방식이었지만 만족도는 높았다. 오리건은 여기에 착안해 보세구역 안에 상점을 만들자는 아이디어를 냈다. 아일랜드 정부는 이 제안을 받아들여 법을 만들었다. ...
입력:2017-07-12 17:45:01
[한마당-박현동] 집배원의 죽음
또 한 명이 죽었다. 올 들어 벌써 12명째다. 살인적 노동이 원인이라고 한다. 스스로 목숨을 버렸으니 분명 자살이다. 동료들은 ‘타살’이라고 주장한다. 죽은 자는 말이 없으니 단언하기 힘들다. 그의 직업은 집배원이다. 집배원 21년 차인 그는 지난 6일 자신이 일하던 우체국 앞에서 자신 몸에 불을 붙였고 이틀 뒤인 8일 영원히 돌아올 수 없는 하늘나라로 갔다. 기억 속의 집배원은 정겹다. 요즘은 SNS가 대세지만 전화마저 귀했던 시절 집배원은 세상을 연결해 주는 유일한 메신저였다. 많이 걸어서인지 종아리 핏줄이 유난히 도드라졌다. 그러나 힘든 ...
입력:2017-07-11 17:40:01
[한마당-이명희] 개한독립만세
예부터 매우 무더운 초복, 중복, 말복 등 삼복에 보신탕이나 삼계탕을 먹었다. 단백질을 보충하고 뱃속을 따뜻하게 해 질병을 막기 위해서다. 보신탕은 이승만정부 때 프란체스카 여사의 건의로 개고기 식용 금지령이 내려지면서 불린 이름이다. 1984년 서울시가 올림픽 개최를 앞두고 개장국을 혐오식품으로 지정해 판매를 금지하자 단속을 피하기 위해 영양탕, 사철탕이란 이름도 생겨났다. 북한에서는 개고기를 단고기라 부른다. 인류가 개고기를 먹기 시작한 것은 신석기 시대부터다. 중국의 양소, 용산 유적지나 우리나라 김해 회현동 조개무지 등 신석기 유물에서 개 ...
입력:2017-07-10 18:00:01
[한마당-지호일] 그날의 4인
그날 저녁 9시가 다 된 시간이었다. 우병우 당시 대검 중수부 수사기획관에게 전화가 걸려왔다. “기자실에 몇 분이나 남아 있어요?” “6, 7명 정도 됩니다.” “나갑시다. 금요일인데 맥주나 한잔합시다.” 깐깐하기로 유명한 핵심 취재원의 갑작스러운 술자리 제안이었다. 서초동 한 호프집에 우 기획관과 노승권 중수1과장, 윤석열 중수2과장, 윤대진 검사 등 4명과 기자들이 모였다. 중수부 주력 4인방이 수사 브리핑 장소 밖에서 기자들 앞에 모두 등장한 건 없던 일이었다. “가볍게 술 한잔하자는 거지 다른 건 없소”...
입력:2017-07-09 17:40:01
[한마당-김영석] 고소영, 성시경 그리고 유시민
2008년 봄 정치권에 고소영이 등장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첫 내각 인선에 대한 야당 반응에서다. 이 전 대통령 출신 대학인 고려대와 소망교회, 영남 출신 인사들이 대거 포함된 점에 착안해 첫 글자를 따서 만든 신조어였다. 강부자라는 별칭도 있었다. 강남 부동산 부자 출신 후보자를 의미했다. 불법 농지를 가진 한 후보자가 “땅을 너무 사랑해서”라고 했으니 이런 단어가 나올 만했다. 결과는 초라했다. 70%를 웃돌던 대통령 국정수행 지지도는 50%대로 급락했다. 2013년엔 고소영이 지고 성시경이 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첫 인선에서 성균관대, 고시,...
입력:2017-07-06 18:05:01
[한마당-김준동] 태풍과 장마
태풍과 장마 시즌이다. 1904년 기상 관측 이래 지난해까지 우리나라에 영향을 준 태풍은 총 347개다. 이 중 230개(66.3%)가 7∼8월에 집중됐다. 가장 많은 인명피해를 준 태풍은 1936년 8월 발생한 ‘3693호’다. 무려 1232명의 사망·실종자가 발생했다. 가장 큰 재산피해를 준 태풍은 2002년 8월의 ‘루사’였다. 피해액은 5조1479억원이다. 루사는 8월 31일 강릉에 하루 최다인 870.5㎜의 비를 퍼부었다. 제3호 태풍 ‘난마돌’은 올해 한반도 인근까지 북상한 첫 태풍으로 기록됐다. 다행히 큰 피해를 주지 않고 제주도를 비껴...
입력:2017-07-04 17:35: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