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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당-신종수] 상고법원이 뭐길래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재임 시절 도입하려고 했던 상고법원이 도대체 뭐길래 요즘 이런 난리가 났느냐는 얘기가 많다. 상고법원은 대법원이 맡고 있는 상고심(3심) 사건 중 단순한 사건만 맡기 위해 새로 도입하려는 법원을 말한다. 일반 사건은 대법관이 아닌 일반 법관들로 구성된 상고법원이, 사회적 파장이 큰 중요한 사건은 대법원이 맡는다. 선진국 등 해외에서 사례를 찾기 힘든 제도지만 양 전 대법원장뿐 아니라 김명수 현 대법원장도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결론부터 얘기하면 도입은 물 건너갔다고 봐야 한다. 무엇보다 이번 재판거래 의혹과 사법파동...
입력:2018-06-08 05:05:04
[한마당-이명희] 이름값
큰아버지가 지어주셨다는 내 이름은 종종 신문 지면에 오르내린다. 네이버 검색창에 이름 석 자를 넣으면 인물정보에 등록된 유명인만 19명이다. 배구선수 국악인 아나운서 검사에 이르기까지 직업도 다양하다. 가장 유명한 이는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이다. 2000년대 초반 삼성그룹을 출입하던 시절에는 이름 덕을 봤다. CEO나 임원들은 ‘이건희 회장님 여동생’이라며 수십 명 기자 중 이름을 잊지 않고 기억해줬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고종사촌인 표문수 전 SK텔레콤 사장 부인 이름도 내 이름과 같다. 덕분에 2000년대 초 최 회장이 주최한 송년 기자간담회...
입력:2018-06-07 05:05:04
[한마당-김혜림] BTS의 도전정신
지구촌 축제 월드컵이 8일 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월드컵 개최지인 러시아에 간 적이 있다. 롯데호텔 모스크바를 취재하기 위한 출장이었다. 전 세계 다국적기업이 밀집해 있는 뉴 알바트 거리에 우뚝 선 롯데호텔의 위용은 대단했다. 러시아의 록 영웅 한국계 빅토르 최를 기리는 아르바트 거리는 멋졌다. 상트 바실리 대성당은 동화 속 삽화처럼 아름다웠다. 죽어서도 붉은광장을 지배하는 혁명가 레닌의 모습은 섬뜩했다. 그러나 가장 또렷이 남아있는 장면은 따로 있다. 모스크바 강가에 있던, 지금은 이름도 기억나지 않는 한 카페에서 만났다. 우리의 수다를 멈추게 한 ...
입력:2018-06-06 05:05:04
[한마당-김영석] 북한판 신사유람단
1881년 고종은 30, 40대 관리로 구성된 시찰단을 일본에 파견키로 했다. 일본의 근대 문물을 배우자는 취지였다. 개화 반대 목소리가 높았던 시기였기에 시찰단 파견은 극비리에 진행됐다. 38명으로 구성된 시찰단을 5개 반으로 나눴다. 부산으로 내려갈 땐 암행어사 자격으로 움직였다. 그해 4월 10일 부산을 출발한 시찰단은 같은 달 28일 도쿄에 도착했다. 시찰단은 공무가 아님을 강조하기 위해 공공기관에 머물지 않고 민가에서 생활했다. 조사 대상은 일본 정부 부처와 육군, 세관, 포병공장, 산업시설 등이었다. 약 2개월반 동안의 조사를 마치고 돌아와 보고서를 ...
입력:2018-06-02 05:10:02
[한마당-김명호] 성 김의 한국말
판문점에서 북·미 정상회담 의제와 관련해 미국 실무 협상팀을 이끌고 있는 성 김 필리핀주재 미국대사의 한국말은 유창하다. 그냥 유창하다기보다는 보통 한국 사람과 똑같이 말한다고 표현하는 게 더 맞겠다. 미국의 정책을 설명하고 미국의 이익을 대표하는 대사로서 공식·비공식 행사에서는 당연히 영어를 사용했다. 이런저런 사적인 자리에선 한국말로 하다가도 급하면 영어가 먼저 튀어나오긴 하지만 한국말을 완벽하게 이해하고 표현한다. 우리네 정서도 잘 알고 소주폭탄주도 마다하지 않는다. 그가 느닷없이 협상 대표로 ‘징발’된 이유는 ...
입력:2018-05-31 05:05:02
[한마당-전정희] 지독한 세월과 이산가족
지난 토요일 오후 서울 사당역 부근에서 ‘번개 모임’을 한 우리는 뜻밖의 속보에 깜짝 놀랐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판문점 북측 통일각 ‘번개 정상회담’ 소식 때문이었다. 한 친구는 “눈물이 난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정치적 견해를 떠나 대한민국 공동체 일원으로 감사한 마음이었다. 이날 남북 두 정상은 다음 달 1일 고위급 회담을 열어 군사적 긴장완화를 위한 군사 당국자 회담과 이산가족 상봉을 위한 적십자 회담을 연이어 갖는 데 합의했다. 필자는 ‘양의 탈을 쓴 북괴’라는 교육을 받으며 ...
입력:2018-05-30 05:10:02
[한마당-김영석] 통일각
1985년 7월 26일. 안기부장 특보였던 박철언은 군사분계선(MDL)을 넘어 판문점 북측 지역을 향했다. 판문각에서 북서쪽으로 100여m 떨어진 곳에 있는 건물로 들어섰다. 그를 맞이한 이는 70년대 유엔 대표부 대표를 지낸 통일전선부 부부장 한시해였다. 두 사람은 앞서 같은 달 11일 판문점 남측 지역평화의 집에서 처음 만났다. 정부가 88년 서울올림픽 성공 개최를 위해 가동한 이른바 ‘88라인’의 시작이다. 남측은 정상회담을 위한 최고위급 접촉을, 북측은 특사 교환을 제안했다. 88라인은 42차례의 접촉에도 정상회담의 문은 열지 못했지만, 분단 이후 첫 이산...
입력:2018-05-29 05:10:02
[한마당-서윤경] 부르고뉴 와인과 대진침대
영화 ‘부르고뉴, 와인에서 찾은 인생’은 포도 농장과 와이너리를 운영하는 아버지의 사망 소식을 듣고 집을 나갔던 큰아들이 10년 만에 돌아오면서 벌어진 일들을 그리고 있다. 공동 명의로 상속받은 농장을 두고 벌이는 삼 남매의 갈등을 프랑스식 유머코드를 가미해 풀어간다. 영화의 큰 줄기는 가족이지만 갈등의 근원은 포도와 포도주다. 아버지는 남매에게 세계적인 포도주를 생산하는 부르고뉴라는 브랜드에 걸맞은 와인을 만들도록 어릴 적부터 교육을 시켰다. 하지만 지금 큰아들은 호주에서 와인을 대량 생산하는 농장을 운영하고 막내아들은 실패...
입력:2018-05-28 05:05:03
[한마당-김혜림] LG家의 장자 승계 원칙
“경영 환경이 어렵다고 사람을 안 뽑거나 함부로 내보내서는 안 된다.” “편법·불법을 해야 1등을 할 수 있다면 차라리 1등을 안 하겠다.” 기업가로서 올곧은 신념을 가진 이였다. 73세란 아까운 나이에 지난 20일 세상을 뜬 LG그룹 3세 경영자 구본무 회장 이야기다. 하지만 이러한 거창한 서사보다는 일상의 에피소드들이 고인의 됨됨이를 더 잘 보여준다. 고인은 현역 입대해 보병 병장으로 제대했다. 재벌 2, 3세들 중에는 매우 드문 경우다. 저녁 자리가 늦어지면 기사를 들여보내고 택시 타고 귀가했다고 한다. 세간에 화제가 되고 ...
입력:2018-05-23 05:10:02
[한마당-김용백] 친고 2題
대한항공 오너 가족의 ‘갑질’ 언어폭력은 반사회적이다. 국민들로 하여금 혀를 차게 하고 TV 개그프로그램에서 희화화되고 있다. 언어폭력은 상대의 명예를 훼손하거나 불쾌감을 유발한다. 모욕죄는 친고죄(親告罪)로 모욕을 당했다고 느낀 피해자나 법률이 정한 사람이 직접 고소해야 처벌할 수 있다. 상대가 표현의 의미를 모르거나 모욕감을 느끼지 않으면 죄가 성립되지 않는다. 그래서 판결이 엇갈린다. 어느 유명 변호사는 2015년 자신과 유명 여성 블로거와의 불륜설 기사에 ‘또라이’ ‘×또라이’ 등의 표현을 쓰며 댓글을 단 사람들...
입력:2018-05-19 05:05:04
[한마당-김준동] 트럼프와 네타냐후의 브로맨스
‘이스라엘은 가자지구 내 1500여 곳을 무차별적 공습했다. 이에 항의하는 시위대에도 발포해 팔레스타인인 147명이 사망했으며 희생자 대부분은 민간인이다. 이들 중에는 어린이도 다수 포함돼 있다.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가 이들을 총알받이로 이용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1998년 기자 초년병 시절 국제부에서 근무하면서 쓴 기사의 일부다. 그로부터 20년이 흐른 2018년 5월 어디선가 많이 보던 기사가 눈에 확 들어왔다. ‘미국 대사관의 예루살렘 이전에 항의하는 가자지구 시위대에 이스라엘군이 발포하면서 사망자 가운데 16세 이하 ...
입력:2018-05-18 05:10:01
[한마당-전정희] 5060세대와 사회보험
살짝 치매 끼가 있는 80대의 어머니가 곤하게 주무시다가 말고 끙 하며 일어났다. 50대 ‘효자 아들’이 놀라 “어머니 어디 불편하세요” 하고 안색을 살폈다. “아니다. 내가 수면제 먹고 자야 하는 걸 깜빡 잊었구나. 내 정신머리가 요즘 이래.” 그 어머니는 수면제를 먹고 다시 잠이 들었다. 며칠 전 ‘효자 아들’ 친구들과 이 ‘웃픈’ 이야기를 하며 서로를 위로했다. 힘들게 대학 공부 시켰으나 정작 취업은 못하고 캥거루족이 된 자식들, 아들의 이름마저 간혹 잊어버리는 부모…. 우리는 정년을 마치...
입력:2018-05-16 05:10:01
[한마당-천지우] 그레이스 켈리
오는 19일 열리는 영국 왕실 결혼식에 전 세계의 관심이 쏠린다. 해리(33) 왕자와 미국 배우 메건 마클(36)의 결혼식이다. 신부가 흑백 혼혈 외국인인 데다 연상의 이혼녀여서 더욱 세간의 이목을 끈다. 신부의 화려한 외모와 직업도 스포트라이트를 집중시키게 한다. 미국인이다 보니 미국 언론이 유독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CNN방송은 프린세스가 된 미국 여배우로는 마클이 두 번째라고 전했다. 프린세스는 공주를 뜻하기도 하지만 왕자비와 대공(작은 나라의 군주) 부인이라는 뜻도 있다. 왕자비 마클에 앞서 첫 번째 프린세스가 된 미국 배우는 그레이스 켈리(1929&si...
입력:2018-05-14 05:05:03
[한마당-이명희] AI 비서
영화 ‘아이언맨’에 나오는 인공지능(AI) 비서 자비스는 주인 토니 스타크의 명령에 따라 깔끔하게 일처리를 하는 것은 물론 비아냥거리기까지 한다. 사회보장번호도 기억 못하는 토니에게 아침에 뭘 먹었는지 알려주고 인간적 면모를 갖춰 실수를 저지른 뒤 당황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2015년 개봉된 영화 ‘엑스 마키나’에는 주인공을 유혹하는 AI 에이바가 등장한다. 사람이 AI에 감정적으로 휘둘려 연애감정을 갖게 되고 AI가 시키는 대로 따라하게 된다. 영화 ‘아이로봇’의 AI처럼 인간을 공격하고 세상을 지배하는 킬러 로봇 개...
입력:2018-05-12 05:10:02
[한마당-신종수] 북·미 정상회담 매트릭스
협상은 일종의 게임이다. 여러 경우의 수가 있다. 북·미 정상회담에서 북한은 핵을 완전히 폐기하고, 미국은 북한에게 체제보장과 경제지원을 하기로 서로 합의한 뒤 충실히 이행하는 것이 최선이다(도표 1번). 하지만 문서상의 합의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일단 대북제재에서 벗어나 시간을 번 뒤 핵을 감추어 두거나 다시 개발하는 2번 상황을 미국은 최악으로 보고있다. 그동안 북한은 온갖 합의를 깨곤 했다. 미국이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핵 폐기를 주장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반면 북한은 3번을 가장 걱정한다. 리비아식으로 먼저 핵부터 포기하면 ...
입력:2018-05-11 05:05:04
[한마당-배병우] ‘덩샤오핑 모델’의 명암
1978년 12월 열린 중국공산당 11기 3중전회는 중국의 개혁개방을 결정한 역사적 전환점으로 일컫는다. 중국은 이후 덩샤오핑(鄧小平) 주도로 개혁개방을 일관되게 실행해 왔다는 게 일반적 통념이다. 하지만 실상은 달랐다. 1980년대 내내 천윈 등 보수파와 개혁파 간 노선 투쟁이 치열했다. 보수파의 반격으로 덩이 후계자로 염두에 뒀던 후야오방과 자오쯔양 등 개혁파 당 총서기 2명이 낙마하기도 했다. 특히 1989년 봄 천안문 사건 이후 1990∼1991년에는 개혁개방이 사실상 중단됐다. 이를 정면 돌파한 게 1992년 1∼2월 덩의 남순강화(南巡講話)다. 덩은 선전과 주하이 등 ...
입력:2018-05-05 05:05:03
[한마당-라동철] 시간 공동체 복원
때를 뜻하는 시각은 같은 시점이라도 지역에 따라 제각각이다. 우리나라가 낮 12시일 때 이웃인 중국은 오전 11시, 지구 반대편의 브라질은 밤 12시다. 시각의 기준이 되는 표준시가 다르기 때문이다. 러시아 미국 등 동서로 길게 펼쳐진 일부 국가들은 여러 개의 표준시를 사용한다. 그러나 생활상 필요나 정치·경제적 이유에서 단일한 표준시를 채택한 국가들이 대부분이다. 우리나라는 일본을 지나는 동경 135도를 기준으로 설정된 표준시를 적용하고 있다. 동경 120도와 135도 사이에 위치해 있지만 경도 15도 단위로 표준시를 적용하는 국제적 관례를 따르고 있...
입력:2018-05-04 05:05:04
[한마당-김영석] 백두산 관광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27일 남북 정상회담 환영만찬에서 오랜 꿈을 언급했다. 백두산과 개마고원 트레킹이다. 앞선 비공개 환담에서도 중국이 아닌 북측을 통해 백두산을 가보고 싶다고 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준비를 잘해서 모시겠다고 화답했다. 최근 한반도 분위기가 계속 이어진다면 문 대통령의 백두산 방문이 불가능한 일만은 아닐 듯하다. 개마고원을 거쳐 백두산에 오른 적이 있다. 17년 전이다. 평양 순안공항에서 고려항공 전세기를 이용했다. 삼지연 공항까지 505㎞ 거리를 한 시간 남짓 만에 도착했다. 허허벌판에 두 채의 초라한 건물과 낡은 콘크...
입력:2018-05-03 05:05:02
[한마당-김명호] 충동과 결단 사이
충동적 성향의 두 사나이가 곧 만나 담판을 벌인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두 사람이 충동적 기질을 갖고 있다는 건 그동안 해 온 말과 행동, 정책만 보면 알 수 있다. 그렇게 핵·미사일 도발을 해오던 김정은은 이젠 “내가 남쪽이나 태평양에 핵을 쏘거나 미국을 겨냥해 그럴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북한 선제타격까지 시사했던 트럼프는 “김정은이 장난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일이 잘 되고 있다”고 언급한다. 두 사람 180도 다른 말을 하는데 전혀 거리낌이 없다. 그러면서 ...
입력:2018-05-01 05:10:02
[한마당-배병우] 한반도 신경제지도
광복 70주년 다음 날인 2015년 8월 16일 문재인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는 ‘한반도 신경제지도 구상’이라는 집권비전을 발표했다. 그는 “우리 경제활동의 영역을 북한과 대륙으로 확장, 한반도의 새로운 경제지도를 그려야 한다”면서 “남북이 통일은 안 되더라도 먼저 경제공동체를 이룬다면 우리 기업의 북한 진출로 단숨에 8000만 시장에 국민소득 3만 달러로 경제규모가 커지게 된다”고 말했다. 이렇게 처음 등장한 이 구상은 문 대통령의 대선공약에 포함됐다. 지난해 7월 7일 독일 베를린에서 발표된 ‘신한반도 평화비전&r...
입력:2018-04-27 05:05:04
[한마당-김혜림] 판문점과 널문리
2002년 여성부(현 여성가족부) 출입기자단은 선진국의 가족친화 정책을 취재하기 위해 독일 출장을 갔었다. 당시 기자들은 독일 정부 관료들을 만난 자리에서 주제에서 벗어난 질문을 쏟아냈다. 통일에 관한 것이었다. 우리처럼 동서로 갈렸다 통일을 이룬 독일이니 궁금한 것이 많을 수밖에 없었다. 관료들은 통일을 대비한 준비로 풍부한 예산 확보를 꼽았다. 오랜 단절에서 비롯된 이념과 문화 차이 극복방안 준비 등등 내심 이런 답을 기대했기에 살짝 입을 삐죽였다. ‘분단의 상징에서 평화와 화해의 상징으로 거듭난 베를린 장벽.’ 현장에서 만난 베를린 장...
입력:2018-04-25 05:05:03
[한마당-배병우] 서훈 원장의 폼페이오 ‘교육’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남북한의 종전선언 논의는 축복”(17일), 청와대 “남북 정상회담서 평화협정체제 논의”(18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 “핵·경제개발 병진노선 종료”(20일). 남북 정상회담을 며칠 앞두고 북·미 간 ‘빅딜’의 성공 가능성을 시사하는 신호가 잇따르고 있다. 미국은 북한으로부터 완전한 비핵화를, 북한은 그 대가로 미국에게서 체제 보장과 경제제재 해제를 확약받겠다는 게 빅딜의 기본 구조다. 최근 신호들을 볼 때 양측이 대가나 보상과 관련해 큰 틀의 합의를 이룬 것 ...
입력:2018-04-24 05:15:02
[한마당-전정희] 중도, 멈칫거리는 사람들
‘해방 정국의 희생자들 가운데 대부분은 이념이 다른 적대 세력에 의해 희생된 것이 아니라 우익은 우익의 손에 죽었고 좌익은 좌익의 손에 죽었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같은 이데올로기 집단 안에서도 중도 온건 노선을 배신이나 변절 또는 기회주의자로 보려는 극단적 도그마와 성숙되지 않은 이념에 사로잡혀 있었기 때문이었다.’ 정치학자 신복룡 전 건국대 교수가 ‘해방 정국의 풍경’이라는 저서에서 밝힌 대목이다. 송진우 장덕수 등 중도파의 비극적 운명을 이야기하면서다. 당시 정치세력은 우국적 고민보다 성급하고 충동적이었으며 광기...
입력:2018-04-18 05:05:02
[한마당-이명희] 충성 맹세
외환위기 직후인 1990년대 말 IT 붐이 한창이던 시절 증권가에는 작전세력의 ‘충성 맹세’가 유행했다. 요즘은 카카오톡으로 믿거나 말거나 식의 ‘지라시’가 떠돌지만 이메일 사용이 보편화되지 않은 그 시절에는 종이 지라시가 유포됐다. 물밑 정보에 목말라하는 대기업과 사정기관, 증권사 직원 등이 비밀 모임을 통해 정보를 주고받으면서 사시미 칼을 앞에 놓고 발설하지 않겠다는 맹세를 했다는 낭설도 전해진다. 야쿠자는 가입할 때 고급스러운 기모노를 입고 넓은 술잔에 술을 따라 상대방과 나눠 마시는 의식을 치른다. 일본말로 술잔을 ...
입력:2018-04-17 05:10:01
[한마당-김태현] 체육계의 집단지성
“지금까지는 내가 모든 것을 결정했지만 이번 시즌엔 주장 완장의 주인부터 너희들이 정하길 바란다.” 독인 분데리가 호펜하임의 율리안 나겔스만(31) 감독은 이번 2017∼2018 시즌을 앞두고 팀을 이끌 주장과 부주장의 선임은 물론 팀의 목표 설정까지 선수들에게 맡겼다. 유례 없는 실험이다. 하지만 나겔스만 감독은 선수들에게 더 많은 책임을 부여하고 스스로 자신의 입지를 좁히는 모험을 택했다. 그는 “우리 선수들을 믿는다”며 “그들 스스로 목표를 세웠다는 사실이 기쁘다. 앞으로 호펜하임의 행보는 선수들에게 달려 있다”고 말...
입력:2018-04-16 05:05: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