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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당-라동철] 공적 마인드 부재
함승희(67) 전 강원랜드 사장은 검사 출신으로 국회의원을 지낸 변호사다. 1980∼90년대 초반 서울지검 특수부와 대검 중수부 등에서 권력형 비리 수사에 발군의 실력을 발휘해 전두환 전 대통령의 동생 경환씨 등 거물급 인사를 숱하게 구속시켜 ‘저승사자’란 별명까지 얻었다. 95년 선풍적인 인기를 끈 드라마 ‘모래시계’에서 박상원이 연기한 강우석 검사는 함 전 사장이 모델이라고 한다. 그는 검사를 그만두고 95년 재직 때 담당했던 사건의 뒷얘기를 담은 책 ‘성역은 없다’를 펴내면서 유명인사가 됐다. 그 후광으로 2000년 새정...
입력:2018-08-29 04:10:01
[한마당-김준동] 방탄소년단과 굿즈(Goods)
지난 24일 오후 서울 잠실 올림픽주경기장에 들를 일이 있었다. 프로야구 경기가 있는 날을 제외하면 평소 한산한 경기장 주변이 인산인해를 이뤄 깜짝 놀랐다. 주로 10대와 20대 초반으로 보이는 학생들이었다. 경기장을 빙 둘러싸고도 남을 정도의 긴 줄이었다. 한 학생에게 “누가 오느냐”고 물으니 그것도 모르느냐는 식의 퉁명스러운 답이 왔다. ‘슈퍼스타’ 방탄소년단의 월드투어가 25, 26일 이틀간 올림픽주경기장에서 열린다는 대형 현수막과 공식 기념품을 판다는 안내문을 보고서야 고개가 끄덕여졌다. 판매소는 25일 오전 9시에 문을 열...
입력:2018-08-28 08:40:01
[한마당-이흥우] ‘병역혜택용’ 국가대표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열기가 뜨겁다. 올림픽 열기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개인과 나라의 명예를 위해 땀과 눈물을 쏟는 국가대표 선수들의 투혼만큼은 올림픽 때와 다를 바 없다. 운동선수라면 인생의 중요한 목표 중 하나가 가슴에 태극마크를 달고 국제대회에 참가하는 게 아닐까 싶다. 특히 남자 선수일 경우 올림픽이나 아시안게임 무대에 서고 싶어 한다. 올림픽 동메달 이상, 아시안게임에선 금메달을 따면 병역면제 혜택을 받을 수 있어서다. 이번 아시안게임 야구 국가대표팀 구성을 놓고 뒷말이 무성하다. 4년마다 되풀이되는 논란이다. 전력이 평준...
입력:2018-08-25 04:10:01
[한마당-신종수] 태풍 예보 한·일전
19호 태풍 솔릭의 예상 경로를 놓고 우리 기상청과 일본 기상청의 예보가 달라 혼선을 겪었다. 당초 우리 기상청은 솔릭이 23일 전남 목포 서쪽 해상을 거쳐 충남 보령 인근으로 상륙한 뒤 24일 서울 남쪽 약 30㎞까지 북상, 휴전선 인근을 지나 동해로 빠져나갈 것으로 봤다. 수도권을 휩쓸고 가는 경로다. 반면 일본 기상청은 23일 전남 신안 가거도 남서쪽 해상 부근에서 동북 방향으로 진로를 꺾어 전북 군산 부근으로 상륙해 중부 내륙을 대각선으로 관통한 뒤 24일 강원도 강릉 부근을 지날 것으로 전망했다. 수도권을 피해 가는 경로다. 인구 최대 밀집 지역인 수도권...
입력:2018-08-24 04:10:01
[한마당-전정희] 108년 전 공무원 시찰 일기
“지금에는 (공무원의) 월급과 사무비용을 가구에 분배하여 백성에게 부담하게 하였은 즉 백성의 옷을 입고, 백성의 식량을 먹는 것과 같은 것이라… 정신을 기울여 업무에 힘쓰라.” 1911년 8월 7일 경남 거제군수 이원호가 관내 10개면 면장과 공무원에게 한 훈유 기록이다. 1910년 5월 부임한 이원호는 “겨울이면 칡뿌리로, 가을이면 보리로 연명하고 움막에서 생활하는 가난을 벗어나보자”며 “지식을 경쟁하고 부강을 이루기 위한 시찰단을 뭍으로 보내겠다”고 밝혔다. 이에 면장 등 20명으로 도내 통영 마산 창원 진주 등을 시찰...
입력:2018-08-22 04:05:02
[한마당-배병우] 文정부 잡는 ‘노무현 트라우마’
지난주 발표된 7월 고용동향은 정부의 간판 경제정책인 소득주도성장에 대한 직격탄이다. 작년 월 평균 30만명씩 늘어나던 취업자가 몇 달 새 5000명 수준으로 쪼그라든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외환위기나 글로벌 금융위기 같은 외부 충격도 없었다. 오히려 미국 일본 유럽 등 다른 주요국 경제는 과열이거나 최소한 순항 중이다. 그간 생산가능인구 감소 때문이라던 정부 관계자들도 예상을 넘는 이번 수치에 대해서는 인구요인으로 설명하기 어렵다고 인정한다. 서비스업과 자영업 일자리 감소에 최저임금의 과도한 인상이 큰 영향을 미친 것은 분명해 보인다. 10만1000...
입력:2018-08-21 04:05:01
[한마당-배병우] 세계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
지난 6월 오스트리아 수도 빈에 사흘간 머물렀을 때 ‘보석’이라는 단어가 떠올랐다. 600여년간 중·동부 유럽을 지배했던 합스부르크제국의 역사와 전통이 내뿜는 장엄함과 우아함의 자장(磁場)이 느껴졌다. 미술과 음악은 빈의 품격을 한층 더 높인다. ‘키스’로 유명한 화가 구스타프 클림트와 에곤 실레 등 거장들의 작품이 시내 곳곳의 미술관을 채우고 있다. 모차르트 베토벤 슈베르트 등이 인생의 대부분을 보낸 도시답게 매년 1만5000편의 뮤지컬과 발레 공연, 콘서트가 열린다. 단순함과 실용성이 돋보이는 현대식 건물과 도시 인...
입력:2018-08-18 04:05:01
[한마당-김명호] 무능
“어떤 문제에 직면했을 때 그 문제를 발생시킨 당시에 갖고 있던 사고방식으로는 해결할 수 없다.” 뭔가 범상치 않은 이의 말 같지 않은가. 맞다.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이 한 말이다. 문제란 뭔가. 굳이 정의하자면 우리가 어떤 종류의 장애에 부딪혔을 때의 상황이다. 나와 우리, 내가 속한 조직의 주변에서는 늘 장애가 생긴다. “그 사람 그거 안 고쳐져.” 살면서 흔히 해봤거나, 들어봤던 말이다. 노인들 대부분은 인식의 틀을 바꾸기가 어렵다고들 한다. 새로운 흐름이나 인식에 적응할 시간도 없고, 자신감이 없어서 일 수도 있겠다. 게다...
입력:2018-08-17 04:05:01
[한마당-이흥우] 서구적 시각
상호나 기관 단체명에 자주 사용되는 명칭이 ‘대한’, ‘한국’ 아닐까 싶다. ‘극동’ 또한 이에 못지않다. 대한, 한국과 마찬가지로 우리나라를 연상시키는 대명사로 오랫동안 인식되어온 영향 때문이다. 비록 지금은 사용 빈도가 떨어졌지만 한반도 문제를 언급할 때 극동 문제라고 했던 때가 있었다. 우리나라에서 사용하는 세계지도에는 한반도가 세계의 중심에 있다. 한반도를 중심으로 왼쪽에 유럽과 아프리카, 오른쪽에 아메리카 대륙이 자리하고 있다. 그럼에도 왜 우리나라를 중심이 아닌 동쪽의 끝을 의미하는 극동이라 하...
입력:2018-08-16 04:10:01
[한마당-김용백] 엔딩에 대해
요즘 폭염만큼이나 매미의 울음도 맹렬하다. 바람이 서늘해지면 매미들은 자취를 감추기 마련. 수년간 애벌레로 살던 나무뿌리의 흙에서 나와 한 달 정도 성체로 지내다 다시 나무 밑 흙으로 스러진다. 사람도 행복한 최후를 맞고 흙으로 돌아가는 게 가장 자연스러울 것이다. 행복한 최후에 대한 열망은 다양한 관습과 현상을 만든다. 오래전부터 화장이 보편화된 일본에선 엔딩(Ending) 문화와 산업이 우리보다 앞서 있다. 엔딩 박람회가 열릴 정도다. 비영리법인 엔딩센터는 사후 동일한 벚나무 수목장을 예약한 ‘하카모토(墓友)’ 독거노인들의 교제 공간으로 단...
입력:2018-08-11 04:05:01
[한마당-태원준] 비자림로
넉 달 전 화장품업체가 월급 860만원짜리 ‘알바’를 모집했다. 제주도에서 두 달간 산림보호 활동을 하며 숲을 홍보하는 일이었다. 20대 청년 한 명을 선발해 숲 파수꾼이란 직함과 함께 비자림으로 보냈다. 제주 고유목인 비자나무 녹나무 황칠나무에서 추출되는 원료가 이 회사 화장품에 사용된다. 청년은 숲의 구석구석을 돌아보고 울창한 아름다움을 영상에 담으며 1720만원을 벌었다. 업체는 숲의 소중함을 알리기 위해 이 돈을 썼다고 한다. 비자림은 세계 최대의 단일 수종 숲이다. 500년 넘은 비자나무 2800그루가 하늘을 뒤덮고 있다. 이곳에서 차를 타고 ...
입력:2018-08-10 04:05:01
[한마당-라동철] 열섬현상
대도시 중심부는 주변 지역보다 기온이 현저하게 높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 이를 열섬현상이라고 한다. 도심을 중심으로 동심원의 기온 분포를 보이는 등온선(等溫線)의 형태가 섬과 비슷하다고 해서 이름 붙여졌다. 열섬현상이 발생하는 건 각종 인공열과 건축물, 대기오염 등으로 도심의 대기 온도가 상승하기 때문이다. 콘크리트 빌딩과 아스팔트 도로 등은 낮 동안 태양열을 흠뻑 빨아들여 머금고 있다가 밤이 되면 서서히 방출한다. 그렇게 배출된 열은 대기를 달구고 지표열이 배출되는 걸 방해한다. 고층건물은 바람의 흐름을 막고, 자동차와 에어컨 실외기 등에...
입력:2018-08-09 04:05:01
[한마당-전정희] 여성 시위와 ‘진보되지 않는 덕’
“무식한 여자라야 덕(德)이 있다.” 중국 성인들이 했다는 이 말은 조선에도 반영됐다. 중국 국민당 정부의 천재적 외교관으로 불리던 천유런 어머니도 변호사 출신의 잘난 아들이 사생아 출신 고학력 여성과 결혼하려 들자 이 말을 들이댔다. 덧붙이길 “온종일 일하고 돌아온 남편에게 온갖 소리 해대며 종알거리면 너만 불행해진다”고 했다. 김명호 성공회대 석좌교수의 중국현대사 글에 나오는 일화다. 소중화를 자처했던 조선이었으니 당연히 여자는 무식이 덕이었다. 조선 중기, 전체 인구의 10% 미만이 양반이었고 나머지는 신분이랄 것도 ...
입력:2018-08-08 04:05:01
[한마당-김명호] 해편
1993년 3월 8일 낮, 이경재 청와대 공보수석이 예정에 없던 긴급 브리핑을 했다. 김진영 육군참모총장과 서완수 기무사령관 해임. 두 사람은 당시 군내 육사 출신 사조직 하나회의 정점이었다. 그야말로 뒤통수를 치는 ‘깜놀’ 뉴스였다. 군 인사는 6월에 예정돼 있었다. 4월 1일에는 수도방위사령관과 특수전사령관이 전격 경질됐다. 만약 쿠데타가 일어나면 순식간에 서울을 장악할 부대의 지휘관들이다. 이어 15일 군단·사단장급 인사가 단행된다. 김영삼 대통령은 하나회 중심의 정치군인들을 이렇게 전광석화처럼 제거한다. 기무사령관 등의 해임이 ...
입력:2018-08-07 04:10:01
[한마당-김현길] 한·일 축구의 디커플링
한국과 일본은 축구에 있어 강력한 라이벌이지만 닮은 점도 많다. 일단 월드컵 성적이 그렇다. 2002 한·일월드컵에서 한국은 4강 신화를 썼고 일본 역시 목표였던 16강 진출을 이뤘다. 2006 독일월드컵 이후 세 번의 월드컵에서 두 나라는 나란히 16강 탈락-진출-탈락의 성적표를 받았다. 2010년엔 원정 첫 16강 진출의 기쁨을 함께 누렸고, 2014년엔 1무 2패로 조별리그 탈락의 아픔을 같이 겪었다. 대표팀 감독도 비슷한 행보를 보였다. 두 나라는 2002년 이후 2010년까지 세 차례 월드컵에서 외국인, 외국인, 자국인 감독을 기용했다. 2014년은 한국이 자국인(홍명...
입력:2018-08-06 04:05:01
[한마당-라동철] 전기요금 누진제
전국이 역대급 불볕더위(폭염)에 후끈 달아올라 있다. 기온이 30도 중·후반대까지 치솟는 낮은 말할 것도 없고, 새벽에도 에어컨 리모컨에 자꾸만 손이 간다. 그러다보니 서민들은 전기요금이 많이 나올까 걱정이다. 주택용(가정용)은 전력을 일정량 이상 사용하면 요금이 기하급수적으로 오르는 누진제가 적용되기 때문이다. 소비전력량이 1구간(200㎾h 이하)이면 1㎾h당 요금이 93.3원이지만 2구간(201∼400㎾h)은 187.9원, 3구간(400㎾h 초과)은 280.6원이 적용된다. 우리나라 4인 가구의 월 평균 전력소비량은 350㎾h정도, 요금으로는 4만8445원꼴이다. 에어컨을 웬만큼 틀...
입력:2018-08-04 04:05:01
[한마당-이흥우] 모란공원
진보주의자 노회찬 의원이 지난달 23일 운명했다. 그리고 닷새 뒤 박종철 열사의 아버지 박정기씨가 별세했다. 두 사람의 유해는 시차를 두고 민주화 동지와 먼저 간 아들이 묻힌 경기도 남양주 모란공원에서 영면에 들었다. 모란공원은 1966년 조성된 국내 첫 사설 공동묘지다. 그러다 1970년 근로기준법 준수를 외치며 분신한 전태일 열사가 이곳에 묻히면서 오늘의 ‘민주화 성지’ 기틀을 다졌다. 전태일은 박정희 정권이 묘를 서울에서 가까운 곳에 쓰지 못하게 해 이곳에 묻혔다. 그 후 박정희·전두환·노태우 군사정권에 저항하다 희생된 이들...
입력:2018-08-03 04:05:01
[한마당-태원준] 이기적인 국민
김종필 전 총리는 입버릇처럼 “국민은 호랑이”라고 했다. 미국 대통령을 지낸 해리 트루먼에게 들은 말이었다. “국민은 호랑이고 정치인은 사육사다. 사육사가 열 번 잘해줘도 한 번 못하면 호랑이는 물어버린다. 정치인은 국민이 호랑이라는 걸 알아야 한다.” 1960년대 미국에서 만났던 트루먼의 조언을 그는 여러 정치인에게 들려줬다. 국민이 언제까지나 지지해주리라 기대하지 말라, 국민을 무서워하라는 취지였다. 2016년 여름 나향욱씨는 “민중은 개·돼지”란 말을 했다. 기자들과 저녁을 먹다가 술이 과했는지 더워서 짜증이 ...
입력:2018-08-02 04:05:01
[한마당-김용백] 폭염과 입추
올여름 폭염이 지속되면서 주요 도시들에서 열대야도 열흘 이상 이어지고 있다. 사우나 온탕의 온도가 보통 섭씨 40±2도인데 그런 낮 기온을 대다수 국민들이 견디어내는 셈이다. 농수축산업을 비롯해 산업 전반과 경제사회에 끼치는 피해는 재난 수준이 됐다. 일주일 전부터 닥친 기상 상황은 낯선 기상용어들과 함께 변화들을 만들고 있다. 기상청은 한 차례 내렸던 소나기가 열대성 소나기 ‘스콜’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제12호 태풍 ‘종다리(JONGDARI)’는 태백산맥을 중심으로 영서(嶺西)와 영동(嶺東)의 기온을 동고서저(東高西低)에서 서고동저(...
입력:2018-08-01 04:05:02
[한마당-신종수] 불타는 BMW
화재 사고가 계속되는 독일 자동차 BMW 520d는 ‘강남 쏘나타’로 통한다. 강남에서는 현대차 쏘나타만큼 흔하게 볼 수 있는 차라는 의미의 신조어다. 수입차는 국산차보다 가격과 수리비, 정기적으로 갈아줘야 하는 부품값 등이 훨씬 비싸다. 서비스센터도 부족하고 수리 기간도 길다. 판매 가격을 할인해 주곤 하지만 비싼 수리비와 부품값이 할인 금액을 훨씬 초과한다는 지적도 있다. 그런데도 잘 팔린다. 한국 소비자들의 차에 대한 취향은 독특하다. 한국산업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한국은 미국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대형차를 선호한다. 우리보다...
입력:2018-07-31 04:05:01
[한마당-김명호] 기억
‘물이 반밖에 없었다.’ ‘물이 반이나 있었다.’ 컵 속에 물이 정확히 반이 차 있었다고 치자. 보는 이에 따라, 자신의 기억에 따라 똑같은 것을 놓고 이렇게 뉘앙스가 정반대인 표현을 할 수 있다. 목이 매우 마르거나 어떤 이유에서든지 물이 많이 필요한 사람은 물이 적었다고 느낄 것이다. 반면에 물을 먹고 싶지 않다거나 물이 조금만 필요한 사람은 물이 많았다고 여길 가능성이 크다. 단순히 표현이 다른 게 아니라 인식이나 관점 또는 처한 상황이 다른 것이다. 기억은 맥락(context)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 기억할 대상 외에 함께 제시된 정...
입력:2018-07-28 04:05:01
[한마당-김영석] 슬픈 수중 타임캡슐
1975년 8월 전남 신안군 증도 인근 바다. 한 어부의 그물에 도자기 6점이 걸렸다. 대수롭지 않게 여긴 어부는 마루 밑에 넣어두었다. 이듬해 동생이 발견하고 군청에 신고했다. 1984년까지 11차례에 걸쳐 발굴된 물품은 도자기 2만여점과 동전 800만개 등이다. 신안선은 1323년 일본행 원나라 무역선으로 풍랑에 침몰한 것으로 추정됐다. 1조원의 가치라는 설명과 함께 신안 보물선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국내 최초로 성공을 거둔 수중 발굴작업이다. 보물선으로 국내외가 시끌벅적하다. 콜롬비아는 최근 보물선 산호세호의 인양을 중단했다. 2015년 발견 이후 소유권과 ...
입력:2018-07-27 04:05:02
[한마당-김준동] 40도의 공포
기온이 40도를 넘으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과거 사례를 보면 그 공포가 어느 정도인지 짐작할 수 있다. 서울보다 높은 위도에 위치한 미국 시카고의 1995년 7월 기온은 40도에 달했다. 체감온도는 48도에 육박했다. 열사병으로 사망자가 속출했고 결국 700명이 목숨을 잃었다. 미국 연방재난관리청 통계에 따르면 79년부터 92년까지 13년간 열사병으로 자국에서 사망한 사람은 총 5379명이었다. 매년 한 해 평균 414명이 사망했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시카고의 폭염으로 숨진 700명은 재앙에 가까운 숫자다. 1년이 지난 뒤 미국 질병관리본부는 폭염으로 인해 사망한 사람이 ...
입력:2018-07-26 04:05:01
[한마당-전정희] 총살되는 한국인과 돈스코이호
완전무장한 일본군인 6명이 나무에 결박된 조선인 1명을 향해 총구를 겨눈다. 새끼줄로 결박된 사내는 두루마기를 입었고 광목으로 눈을 가렸다. 하늘이 어둡게 채색된 삽화다. 1904년 영국 주간화보신문 런던뉴스 6월 25일자에 실린 이 삽화의 설명은 이렇다. ‘스파이를 죽여라! 러시아군에게 정보를 준 조선 스파이를 총살하는 일본군.’ 앞서 런던뉴스는 그해 4월 9일과 23일에도 조선 땅에서 벌어진 러일전쟁 삽화를 싣는다. 부동항 요동반도를 확보한 러시아가 제물포로 남하를 계속하자 일본이 영국과 공동전선을 구축하고 러일전쟁을 일으킨다. 일본군은...
입력:2018-07-25 04:10:02
[한마당-김용백] 백년가게 필요조건
달포 전 중소벤처기업부가 소상공인 육성 사업을 하나 내놨다. ‘백년기업’ 육성책이다. 지난달 19일 발표하고 소상인과 소기업을 대상으로 11월 말까지 공모에 들어간 상태다. 30년 넘게 영업하는 도소매 점포나 음식점들 중에 성장잠재력을 확인해 100년 이상 존속·성장할 수 있도록 육성·지원한다는 것이다. 1970∼80년대 격동의 시기부터 지금까지 특성을 지켜온 자영업자들에게도 반가운 일이다. 백년가게는 지역 명소로는 물론 생태계 조성·확산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청년상인 희망자, 청년몰 입점 예정자 등 청년...
입력:2018-07-24 04:05: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