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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당] 천조국
미국을 세계 유일의 초강대국이라 부르는 것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경제력 못지않게 군사력 또한 막강해서다. 미국의 2019~20 회계연도 국방예산은 7170억 달러(약 829조7100억원)로 올해 우리나라 총예산(513조5000억원)의 1.6배 수준이다. 이는 전 세계 국방비의 36%에 해당하는 어마어마한 규모로 2~10위(2위 중국, 3위 사우디아라비아, 4위 인도, 5위 프랑스, 6위 러시아, 7위 영국, 8위 독일, 9위 일본, 10위 한국·2018년 기준)의 국방비를 합친 것보다도 많다. 미 국방예산이 GDP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4% 안팎으로 북한과 대치하고 있는 우리나라(3% 미만)에 비...
입력:2020-01-03 04:05:01
[한마당] 북한의 새 전략무기
전략무기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전략폭격기 탑재 공중발사 순항미사일(ALCM)을 말한다. 모두 핵 공격을 전제로 한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31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5차 전원회의 보고에서 “머지않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 보유하게 될 새로운 전략무기를 목격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새로운 전략무기가 무엇인지 밝히지 않았으나 다탄두 ICBM이나 SLBM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ALCM 개발은 스텔스 기능을 가진 전략폭격기 등이 필요해 북한이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 가...
입력:2020-01-02 04:10:01
[한마당] 시장에 맞선 부동산정책
경제 상황이 요즘처럼 안 좋을 때 경제관료들이 주목하는 게 건설 경기다. 과거에 여러 정부가 경기 부양을 노려 실효성이 떨어지는 사회간접자본(SOC) 건설에 대규모로 투자해 문제가 됐다. 하지만 불황기에 집값을 크게 올리지 않는 한도 내에서 부동산 규제를 풀어 주택 건설을 활성화하는 건 경제 원리에 맞는다. 주택 건설은 전후방 연관 효과가 크고 고용도 대규모로 늘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번 정부는 ‘독특’하다. 경기가 급전직하로 추락하는데도 주택 건설 경기를 꽁꽁 묶는 데 여념이 없다. 문재인정부는 부동산 대책을 17차례 내놓았는데 대부...
입력:2019-12-17 04:05:01
[한마당] 국과수의 허위 감정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은 범죄 현장에서 확보한 각종 증거물에 대한 감정(鑑定)을 통해 사건 해결 및 범인 검거를 지원하는 국가기관이다. 1955년 3월 내무부 산하 국립과학수사연구소로 출범했고 2010년 연구원으로 승격돼 오늘에 이르고 있다. 본원은 서울에 있었으나 공공기관 지방이전 계획에 따라 2013년 강원도 원주로 옮겼으며 서울 부산 대구 광주 대전 등 5개 권역에 분원 격인 지방과학수사연구소를 두고 있다. 국과수는 경찰, 해경, 검찰, 군수사기관, 법원 등의 의뢰를 받아 감정 업무를 수행한다. 살인이나 변사 발생 시 검안과 부검을 실시해 사인을 규...
입력:2019-12-16 04:10:01
[한마당] 연명의료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이 연명의료를 받지 않고 세상을 떠났다. 연명의료는 회생 가능성이 전혀 없는 임종 과정의 환자에게 임종 시간만 연장하는 의료행위를 말한다. 심폐소생술, 인공호흡기 착용, 혈액투석, 항암제 투여, 체외생명유지술, 수혈, 혈압상승제 치료 등이다. 연명의료를 받고 안 받고는 지난해 2월부터 시행된 연명의료결정법에 따라 결정된다. 연명의료 유보는 임종 단계 처음부터 연명의료를 받지 않는 것을, 연명의료 중단은 시행하고 있던 연명의료를 그만두는 것을 뜻한다. 김 전 회장은 연명의료를 아예 시작하지도 않은 유보 상태에서 숨을 거뒀다. ...
입력:2019-12-14 04:05:01
[편의점 풍경화] 성탄 선물은 오직 당신뿐
머피의 법칙. 바람과는 반대로 흘러가는 법칙. 우산 챙겨 나간 날엔 비 한 방울 내리지 않더라는 법칙. 미팅 가서 “쟤만 빼고 다 괜찮아” 하고 있으면 꼭 걔랑 나랑 짝이 되더라는 그런 법칙. 편의점 점주들에게도 머피의 법칙이 있다. 편의점 머피의 제1 법칙, 완판(完販) 회피의 법칙. 삼각김밥, 햄버거, 도시락, 샌드위치…. 평소에는 유통기한 내에 팔리지 않는 녀석들이 우수수 쏟아진다. 그런데 거참 희한하게도 내가 배가 고파 뭐든 하나 먹고 싶은 날에는 모든 먹거리가 사르르 모두 팔린다. 삼각김밥 하나 남아 있지 않다. 텅 빈 진열대를 ...
입력:2019-12-14 04:05:01
[한마당] 베트남 꿈 이룬 박항서의 마법
동남아시안(SEA)게임은 동남아 국가들의 최대 종합스포츠대회다. 일종의 올림픽이다. 1959년 1회 대회를 시작으로 격년제로 열린다. 초창기에는 인도차이나반도의 태국 라오스 말레이시아 미얀마 캄보디아 월남(현 베트남)과 싱가포르가 참여했다. 그러다 필리핀 인도네시아 브루나이 동티모르가 합류해 총 11개국의 스포츠제전으로 발전했다. 30회를 맞은 올해는 필리핀 마닐라에서 개최돼 11일 폐막했다. 69개 종목에서 530개 금메달을 놓고 경쟁한 가운데 종합우승은 필리핀(금 149개)이 차지했다. 2위 베트남(금 98개), 3위 태국(금 92개)이다. 이 대회가 우리에겐 생소하지만 ...
입력:2019-12-12 04:10:01
[신종수 칼럼] 김진표 총리 불가론에 대한 몇 가지 반박
민주노총 반대로 배제하면 한 줌의 인재풀만 남을 것 지지층 아닌 중도층 보고 인선해야 총선에 긍정적 영향 향후 정책 운용 실용적이고 유연하게 할 것이란 신호 줘야 문재인 대통령이 민주노총 등 일부 진보 세력의 반대 때문에 더불어민주당 김진표 의원을 총리로 기용하지 않을 수 있다는 소식을 접했을 때, 다른 이유도 아니고 민주노총이 반대하면 총리 인사도 영향받는 세상이 됐나 하는 의문이 들었다. 문 대통령이 만일 그런 선택을 한다면 최악의 인사 사례로 꼽힐 것이다. 이유는 이렇다. 첫째, 민주노총 반대로 김 의원 카드를 접을 경우 문 대통령은 지지...
입력:2019-12-11 04:05:02
[한마당-신종수] 문희상案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 사태가 일단락 됐지만 일본의 한국에 대한 수출 규제 문제가 남아 있다. 그리고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넘어야 할 산이 있다. 바로 강제징용 배상 문제다. 지소미아는 수출 규제 때문에 발생했고, 수출 규제는 강제징용 배상 문제에서 비롯됐기 때문이다. 강제징용 배상 문제 해결을 위해 문희상 국회의장이 제안한 방안이 주목을 받고 있다. 한·일 모두 받아들일 여지가 있어 가장 합리적인 안이라는 평가다. 문희상안은 한·일 기업(1+1), 한·일 국민 성금(α)으로 기금을 조성해 강제징용 피해자에게 위자료...
입력:2019-11-28 04:10:01
[살며 사랑하며-문화라] 면을 삶으면서
면 요리를 좋아하는 가족들 때문에 일주일에 몇 번씩은 면을 삶는다. 잡채를 할 때는 당면을 삶고, 비빔국수를 만들 때는 소면을 삶는다. 파스타를 만들 때는 스파게티 면을 삶는다. 세상에는 온갖 종류의 다양한 면들이 참 많다. 면을 삶다 보면 면마다 익는 시간이 다르다는 걸 깨닫게 된다. 같은 면이라고 할지라도 굵기가 어떠한지, 성분이 무엇인지에 따라 삶는 시간이 달라진다. 면을 삶을 때는 불 옆에서 자리를 비울 수가 없다. 순식간에 끓어 넘칠 수도 있고, 엉겨붙지 않도록 면을 계속 휘저어 주어야 한다. 면을 뒤적거리며 알맞게 익을 때까지 기다리는 시간 동안 ...
입력:2019-11-27 04:10:02
[한마당-이흥우] 딥페이크
지난해 4월 유튜브 채널에 업로드된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동영상을 보고 적잖은 미국인이 깜짝 놀랐다. 오바마가 “트럼프 대통령은 정말 쓸모 없는 사람”이라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모욕하는 내용이 있어서다. 그러나 이 영상은 커뮤니티 사이트 버즈피드가 만든 가짜였다. 영화감독이 성대모사한 영상에 오바마 영상을 입히고, 입 모양을 바꿔 제작했다고 한다. 영상 속 인물이 영락없는 오바마여서 많은 사람들이 속아 넘어갔다. 일본에선 지난 2월 연예인이 출연한 TV 프로그램 화상을 무단 도용해 자사 상품을 복용하는 것처럼 꾸민 다이어트 식품업...
입력:2019-11-27 04:05:01
[한마당-김의구] 도럴 골프 리조트
미국 플로리다 주 마이애미에 있는 골프리조트 도럴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소유한 여러 부동산 가운데 하나다. 뉴욕의 부동산개발업자 알프레드 캐스켈이 개발해 1962년 1월 개장했다. 이 리조트는 몇 차례 손이 바뀌다가 2012년 1억5000만 달러에 트럼프 대통령 회사에 인수됐다. 트럼프는 ‘트럼프 내셔널 도럴 마이애미’로 이름을 바꾼 뒤 2억5000만 달러를 들여 리조트를 리모델링했다. 하지만 도럴의 실적은 좋지 못했다. 영업이익이 2015년 1380만 달러에서 2017년 430만 달러로 곤두박질쳤다. 경영난엔 ‘트럼프 리스크’도 한몫했다. 이곳에선 ...
입력:2019-11-26 04:10:01
[살며 사랑하며-김의경] 셔터 앞
양손 가득 장을 봐 오는 길에 빼먹은 것이 있어 편의점에 들렀다. 편의점에서 물건을 사서 나와 집으로 오는 길에 야쿠르트 아줌마를 만났다. 야쿠르트 아줌마는 야쿠르트만 파는 것이 아니었다. 냉장 카트 안에는 야쿠르트 말고도 종류가 많았다. 나는 야채주스를 골라 계산하면서 편의점에 무언가를 놓고 왔다는 것을 깨달았다. “어머, 제가 편의점에 짐을 두고 왔어요. 요즘 정신이 없네요.” 내가 뒤돌아 편의점으로 가려 하자 아줌마는 짐을 두고 가라고, 자신이 맡아주겠다고 했다. 나는 짐을 야쿠르트 아줌마의 전동카트 옆에 두고서 편의점에 갔다가 돌아...
입력:2019-11-25 04:10:01
[한마당-박정태] 메콩 5개국
메콩강은 동남아시아 최대 규모의 강이다. 총 길이가 4900㎞에 달한다. 중국 티베트 지역에서 발원해 미얀마, 라오스, 태국, 캄보디아, 베트남 5개국을 관통해 남중국해로 흐른다. 우리말로 ‘어머니의 강’, 즉 젖줄과 같은 강을 뜻한다. 이들 5개국을 메콩 5개국이라 부른다. 중진국 반열의 태국을 제외한 4개국은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10개국)에서 후발국이다. 그럼에도 연 6% 넘는 경제성장률로 아세안의 고속 성장을 이끌고 있다. ‘한강의 기적’처럼 ‘메콩강의 기적’을 꿈꾸는 곳이다. 우리나라와 메콩 국가의 협력이 본격화된 ...
입력:2019-11-25 04:10:01
[뉴스룸에서-박재찬] 만나서 얘기할까
요즘 초·중·고등학교에서 가정방문은 흔하지 않다. 부모의 학교방문이나 전화 상담으로 많이 대체됐다. 행여 가정방문을 하는 학교에서는 신청서를 낸 가정 등에 한해서만 방문이 이뤄진다. 기독교 성향의 교사모임 단체인 ‘좋은교사운동’은 매년 가정방문 캠페인을 펼친다. 단체 창립 이래 19년째 이어오고 있는데, ‘열 번의 상담보다 한 번의 가정방문이 낫다’가 캐치 프레이즈다. 이 단체 홈페이지엔 회원 교사들의 ‘가정방문 후기’들이 올라와 있다. 가정방문 예찬론이 대부분이다. ‘(아이들 가정을 방문하면) 부모...
입력:2019-11-25 04:05:01
[한마당-배병우] 항모의 시대는 끝나는가
항공모함은 인류 역사상 가장 크고 값비싼 무기이다. 미국의 신형 포드급 항모를 건조하는 데는 130억 달러(약 15조3000억원)가 든다. 폴란드나 파키스탄의 1년 국방비와 맞먹는 액수다. 미국은 항모 1대당 호위하는 이지스 순양함 1~2척, 구축함 2~5척, 원자력잠수함 등이 포함된 항모 전단을 11개나 보유하고 있다. 2001년 아프가니스탄 침공 때 개전 후 석달간 미군의 공습 4분의 3을 항모에서 이륙한 항공기들이 실행했다. 미 군사력을 전 세계로 투사하는 데 항모를 빼놓을 수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항모의 시대가 저물고 있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전통적으...
입력:2019-11-23 04:10:01
[편의점 풍경화] 나는야 편의점 바지사장
“1100원입니다.” 자신 있게 삑― 바코드를 스캔했다. 그랬더니 헉― 계산기 화면에 1200원이 표시된다. 이게 언제 이렇게 가격이 올랐지? 옆에 있던 정욱이가 한심하다는 표정으로 나를 바라본다. 손님도 미덥잖다는 눈빛으로 위아래 흘겨보고는 편의점을 나간다. 다음 손님은 아싸! 바구니 한가득 먹거리를 담았다. 손님은 계산대 위에 상품을 올리고, 정욱이는 계산하기 편하도록 상품을 정렬하고, 나는 룰루랄라 핸드스캐너를 움켜쥔다. 붉은 불빛이 삐비빅― 바코드를 읽는다. 이쯤은 나도 잘할 수 있다고! 시위하듯 내 손은 ‘프로페셔널하게’ ...
입력:2019-11-23 04:05:02
[빛과 소금-윤중식] 좌우지간 초갈등사회를 풀자
갈(葛)과 등(藤)나무는 같은 덩굴 식물이다. 칡은 왼쪽으로, 등나무는 오른쪽을 타고 오른다. 정반대로 나아가고자 하는 이 둘이 만나면 도저히 풀 수 없을 정도로 줄기들이 뒤엉킨다. ‘가뭄에 비가 와도 개미는 싫어한다’는 말이 있다. 개미는 항상 맑은 날을 좋아한다. 비가 와서 물이 고이면 생계가 위협받기 때문이다. 개미의 입장은 너무 당연하다. 하지만 가뭄이 심해서 산천초목이 말라 죽고 사람이나 동물이 마실 물이 없다면 정말 큰일이 아닐 수 없다. 가뭄에는 비가 와야 한다는 말이 맞지 않을까. 개미는 비가 오는 동안 일을 잠시 접고 쉬고 있어...
입력:2019-11-23 04:05:02
[살며 사랑하며-배승민] 배려와 시선
“어머 얘가 왜 이래!” 아이가 불쑥 진료실 모니터 선을 잡아 넘어뜨리자 아이 엄마가 외쳤다. 하지만 엄마의 시선이 향한 것은 아이보다도 내 표정이었다. 오랜 진료 기간 동안 아무리 아이 증세가 나빠져도 침착한 대처와 태도로 내심 존경하던 보호자였다. 때문에 그 순간 무너진 태도와 시선이 더 당황스러워, 혹시 내가 화를 낼까 봐 걱정하셨던 걸까. 다른 문제라도 있는 것인가. 의아했지만 답을 알 수가 없었다. 그날의 표정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어렴풋이나마 이해하게 된 것은 내가 다리를 다쳐 여러 번의 수술과 재활을 시작하게 되면서였다. 태어나 ...
입력:2019-11-22 04:10:01
[한마당-태원준] 톨레랑스의 새로운 적용
프랑스어 톨레랑스(tolerance)는 주로 ‘관용’이라 번역된다. 나와 다른 생각과 행동을 용인하는 것, 틀렸다 하지 않고 다를 뿐이라고 받아들이는 것을 뜻한다. 여러 민족이 어우러져야 하기에 다양성을 중시하는 유럽에서 확립된 개념이다. 내가 볼 때 분명히 틀린 짓인데 “그냥 다른 거야” 하면서 넘기려면 참아야 한다. 톨레랑스는 참는 것이다. 어원인 라틴어 tolerantia도 인내라는 뜻을 가졌다. 시작은 종교적 인내였다. 종교개혁 이후 신·구교도의 살육을 정리하며 신앙도 다를 수 있다고 인정한 프랑스 앙리 4세의 낭트칙령은 톨레랑스...
입력:2019-11-22 04:10:01
[한마당-라동철] 사랑의 매는 없다
‘꽃으로도 아이를 때리지 말라’ 박홍규 영남대 명예교수가 2002년 펴낸 프란시스코 페레(1859~1909) 평전의 제목이다. 스페인 출신인 페레는 아이들의 자율성과 창의성을 존중하는 자유교육의 선구자다. 1901년 9월 바르셀로나에 학교를 세워 자유롭게 질문하고 토론하는 방식으로 학생들을 교육했다. 그는 체벌을 절대 허용하지 않았는데 책 제목은 이런 교육철학을 잘 보여준다. 체벌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오랫동안 자녀 훈육의 수단으로 용인돼 왔다. 구약성서 잠언에 “매를 아끼는 자는 그의 자식을 미워함이라. 자식을 사랑하는 자는 근실히 징계...
입력:2019-11-21 04:10:01
[한마당-배병우] 미국 외교의 붕괴
미국 하원의 ‘우크라이나 스캔들’ 관련 대통령 탄핵 조사 청문회가 2주째로 접어들었다. 외국에 대한 원조까지 자신의 정치적 이득을 위해 악용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후안무치와 그의 개인 변호사 루돌프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 등 ‘비선’들의 국정 전횡이 적나라하게 드러나고 있다. 어쩌면 이보다 더 충격적인 것은 전현직 외교관들의 직설적인 토로를 통해 드러난 미국 외교의 추락이다. 마리 요바노비치 전 우크라이나 주재 미국대사와 그의 후임인 윌리엄 테일러 대사 대행, 조지 켄트 국무부 유럽·유라시아 담당 부차관보 등은 ...
입력:2019-11-20 04:10:01
[살며 사랑하며-문화라] 다섯 사람의 법칙
얼마 전 후배로부터 요즘 친구를 사귀는 게 쉽지 않다는 하소연을 들은 적이 있다. 아이와 연결되어 만나게 된 관계는 조심스러워서 친구를 맺기가 쉽지 않다고 한다. 동네에서 자주 만나는 분들과 친해지는 것도 한계가 있다. 예전 친구들은 외국에 나가거나 지방으로 가서 일 년에 한 번도 얼굴을 보기가 쉽지 않다고 했다. 이야기를 나누면서 우리들에게 친구는 어떤 존재일까 고민해보았다. 문득 나이가 들수록 친구의 의미도 변화해간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생에서 친구가 가장 중요한 시기는 언제일까. 아마도 10대나 20대가 아닐까 싶다. 20대에는 친구라면 모든 일을 ...
입력:2019-11-20 04:05:01
[너섬情談-장은수] ‘핫’은 우리 시대의 정신병이다
우리는 이 공간에서 저 공간으로, 이 물건에서 저 물건으로, 이 사람에서 저 사람으로 ‘핫’한 것을 찾아서 이동한다. 오래된 것들을 소중히 하고 간직하고 음미하기보다 싫증을 이유로 바꾸고 버리고 폐기하면서 새로운 것들을 한없이 열망한다. 오늘의 화제를 좇으려 ‘실시간 검색어’를 클릭하고, ‘해마다 트렌드’를 확인하는 강박을 표현한다. 그러나 실시간은 대부분 한나절 넘기기 어렵고, 한 해를 넘기지 못하고 바뀌는 것은 트렌드일 수 없다. 실시간은 사실상 조작에 가깝고, 트렌드는 대개가 말놀음일 뿐이다. 잠깐의 이슈에 ...
입력:2019-11-20 04:05:01
[길 위에서] 내어주는 계절이 왔다
본격 추위가 시작된 요즘 동네 버스정류장이 변하고 있다. 2~3년 전부터 선을 보였던 보온텐트가 다시 설치됐다. 보온텐트는 칼바람을 맞으며 버스를 기다리는 승객을 위해 지자체가 마련한 바람막이 장치다. 대중교통으로 출퇴근하는 기자 입장에서 보온텐트는 반갑다. 19일 아침 출근길, 영하로 떨어진 날씨 탓인지 사람들이 옹기종기 텐트 안에 모여들었다. 날씨도 맑아 햇살이 하나 가득 들어왔다. 따뜻한 온실이었다. 보온텐트는 지자체별로 모양이나 소재가 다양하다. 두꺼운 투명 비닐과 천막 재질로 만든 소형 텐트를 비롯해 철제 틀에 투명 아크릴, 유리를 끼워 ...
입력:2019-11-20 00:05: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