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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온의 소리] 답게 산다는 것
사무실에 있는데 택배 아저씨가 들어오신다. 택배 아저씨: “목사님 택배 왔습니다.” 나: “저 주세요.” 택배 아저씨가 날 힐끗 보신다. 그러고선 단호하게 말씀하신다. 택배 아저씨: “담임목사님 택뱁니다.” 나: “제가 담임목사인데요?” 날 위아래로 스캔하신다. 그러고선 하시는 말씀. “아…네~.” 목사 같지 않은가 보다. 아니 정확하게는 담임목사 같지 않은가 보다. 차림새가 티셔츠에 청바지, 운동화니 그럴 수 있지. 한두 번 그러는 것도 아니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오늘...
입력:2022-11-24 03:10:02
[송상철 목사의 ‘복음 백신’] 왜 오늘도 그렇게 열심히 달려가는가
그리스의 선박왕이요 억만장자였던 애리스토틀 오나시스는 세상에서 믿을 수 있는 것은 오직 돈밖에 없다고 생각하며 살았다. 그는 믿을 수 있는 사람도 돈이 많은 사람이라고 생각하며 살았단다. 그는 자가용 제트 비행기와 호화 저택들, 그리고 10개의 섬과 수많은 선박을 소유했다. 대리석으로 만든 욕실이 갖춰진 세계 최고의 유람선도 갖고 있었다. 그는 오페라의 역사를 뒤바꾼 불멸의 디바 마리아 칼라스에 반해 그녀와 살면 얼마나 행복할까를 생각하다가 마리아 칼라스가 자기 남편까지 버리고 자신에게 오도록 돈으로 유혹했다. 그러나 얼마 후 권태감을 느끼...
입력:2022-11-23 03:15:01
[이명희의 인사이트] 민주주의 위협하는 4류 정치
며칠 전 신문을 보다가 깜짝 놀랐다. 우리나라 국민이 느끼는 ‘정치적 갈등’ 수준이 민주주의 체제를 택하고 있는 주요 19개국 가운데 1위라는 뉴스 때문이었다. 경제적 지표나 사회·문화 통계의 긍정적 항목이 아닌 부정적 평가에서 1등이라니 부끄럽다. 싱크탱크인 퓨리서치센터가 민주주의를 실시하고 있는 19개국 국민을 대상으로 지난 2~6월 조사해 비교·분석한 결과다. 국가별로 18세 이상 성인 1000여명을 대상으로 이뤄진 이번 조사에서 ‘서로 다른 정당 지지자들 간에 갈등이 있느냐’는 물음에 ‘강하다(strong)’ 또는 &lsq...
입력:2022-11-22 04:05:01
[시온의 소리] 조조도 제갈량도 없다
삼국지 초반부 유비가 서주성에서 조조에게 대패해 유비의 삼 형제는 뿔뿔이 흩어져 생사를 모르는 지경에 이른다. 이때 관우는 조조에게 생포될 상황에 빠지게 되는데, 조조의 장수인 장료는 죽기까지 싸우려는 관우를 설득하여 조조에게 투항하게 만든다. 관우는 유비의 두 부인의 안전 때문에 잠시 조조에게 투항했으나 유비의 생사를 확인하는 즉시 조조를 떠나 유비에게로 갈 것을 천명한다. 조조는 관우에게 적토마를 선물하고 금은보화와 산해진미를 주며 작위를 하사하면서까지 마음을 얻으려고 하지만 관우의 마음은 변함없이 유비만을 생각한다. 반년의 시간이 ...
입력:2022-11-22 03:05:01
[한마당] 축구와 정치
축구는 지구촌에서 가장 인기 있는 스포츠다. 축구 경기는 올림픽에도 포함되는 종목이지만 월드컵이라는 이름으로 치러지는 단일 축구 대회는 올림픽보다 더 많은 관심을 끈다. 최근 월드컵(2018 러시아)의 시청자는 35억7200만명이었다. 이는 2020 도쿄올림픽 시청자(30억500만명)보다 훨씬 많은 숫자다. 월드컵 기간에는 전쟁이 중단된 적도 있었다. 3년째 내전 중이던 코트디부아르에서는 첫 월드컵 본선 진출이 확정된 2005년 10월 딱 1주일간 총성이 멎었다. 당시 프리미어리그 첼시에서 활약하던 대표팀 부동의 에이스 디디에 드록바(44)가 생중계되는 TV 카메라 앞...
입력:2022-11-21 04:15:01
[빛과 소금] 만추에 만난 사람들
초등학교 1학년 때쯤인 것 같다. 우리집에 들른 교회 집사님이 아버지와 얘기를 나누는 동안 집사님이 타고 온 자전거를 갖고 놀다가 양쪽 바퀴 바람을 다 빼고 말았다. 아버지는 노발대발 꾸중을 하시는데, 집사님은 크게 한번 웃으시고는 자전거를 손수 끌고 나갔다. 그때 그분 집이 가까운 곳은 아니었기에 많이 미안했던 기억이 선명하다. 이달 초, 그 집사님이 사는 전남 진도에 다녀왔다. 자전거 사건 이후 집사님의 삶엔 많은 변화가 있었다. 하던 일을 관두고 신학에 입문해 목사님이 됐다. 그는 지도 한 장 들고 아내와 어린 삼남매를 데리고 진도 땅을 밟았다. ...
입력:2022-11-19 04:10:01
[바이블시론] ‘이태원역 1번 출구’의 애도
다시 참사다. 온 나라가 충격과 슬픔에 잠긴 사회적 참사다. 그래서 사고냐 참사냐의 논쟁은 단순한 말꼬리 잡기가 아니다. 예기치 못한 불행이 일상화된 세상에서 ‘사고’라는 말로는 이 일의 무게를 감당할 수 없음을 직감한 대중 정서를 무시한 결과다. 관료들의 불순한 의도는 아닐지 몰라도, 언어가 전혀 다른 현실을 만든다는 걸 경험으로 체득한 대중을 채 따라잡지 못한 것이다. 158명의 안타까운 생명을 잃은 참사 앞에서 진정한 사회적 애도의 길을 묻는다. 사회적 참사를 겪으며 우리는 어떤 애도의 언어와 형식을 취해야 할까? 어떤 것이 유족과 함...
입력:2022-11-18 04:10:01
[시온의 소리] 감사 찬양의 향기
어느새 11월이 되었다. 교회력으로는 11월이 한 해의 끝이고 보니, 지금은 지내온 시간을 돌아보는 때다. 예기치 못했던 사건과 사고들로 인한 슬픔과 절망, 참담한 분노도 차분히 마무리해야 하고, 한 해 동안 지내온 화려한 순간들에 대한 기억도 마땅한 정리가 필요한 때이기도 하다. 어느 누구에나 돌아보면 아쉽고 부족한 시간이 있었겠지만, 또한 어느 누구의 시간도 안타까움만으로 채워지지는 않는다. 예기치 못한 은혜와 감사의 시간이 삶의 곳곳에는 들어있다. 우리의 능력 밖에서 일어난 무수히 많은 일은, ‘은혜’라는 말 외에는 달리 표현할 길이 없다. ...
입력:2022-11-17 03:1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