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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온의 소리] 애도 퍼포먼스, 면죄부는 없다
“새벽녘 팔순 어머니가 흐느끼신다/ 새벽기도 중에 나직이 흐느끼신다/ 나는 한평생을 기도로 살아왔느니라/ 낯선 서울 땅에 올라와 노점상으로 쫓기고/ 여자 몸으로 공사판을 뛰어다니면서도/ 남보다 도와주는 사람이 많았음에/ 늘 감사하며 기도했느니라/ 내 나이 팔십이 넘으니 오늘에야/ 내 숨은 죄가 보이기 시작하는구나/ 내 처지를 아는 단속반들이 나를 많이 봐주고/ 공사판 십장들이 몸 약한 나를 많이 배려해주고/ 파출부 일자리도 나는 끊이지 않았느니라/ 나는 어리석게도 그것에 감사만 하면서/ 긴 세월을 다 보내고 말았구나/ 다른 사람들이 단속반에 끌...
입력:2022-11-08 03:05:01
[시온의 소리] 신앙의 언어가 공허해질 때
토요일 저녁, 주보는 이미 인쇄됐다. 성경 본문은 정해졌고 거기에 맞춰 설교문도 작성했다. 찬양대는 예배 때 부를 곡을 연습했다. 505년 전 마르틴 루터가 비텐베르크에서 일으킨 개혁을 기념하려다 보니 모두가 준비에 더 공을 들였다. 약 3년 만에 포스트코로나 시대로 진입한 만큼 세상을 향해 교회의 본질과 사명을 새롭게 보여줄 때였다. 예기치 못하게 밤 10시쯤 이태원에서 대형 사고가 일어났다. 축제를 즐기러 수많은 인파가 모였다가 골목길에서 사람들이 뒤엉키면서 우르르 넘어졌다. 150여명이 목숨을 잃고 그만큼이나 많은 사람이 다쳤다. 사상자 수가 전...
입력:2022-11-03 03:05: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