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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온의 소리] 신앙의 언어가 공허해질 때
토요일 저녁, 주보는 이미 인쇄됐다. 성경 본문은 정해졌고 거기에 맞춰 설교문도 작성했다. 찬양대는 예배 때 부를 곡을 연습했다. 505년 전 마르틴 루터가 비텐베르크에서 일으킨 개혁을 기념하려다 보니 모두가 준비에 더 공을 들였다. 약 3년 만에 포스트코로나 시대로 진입한 만큼 세상을 향해 교회의 본질과 사명을 새롭게 보여줄 때였다. 예기치 못하게 밤 10시쯤 이태원에서 대형 사고가 일어났다. 축제를 즐기러 수많은 인파가 모였다가 골목길에서 사람들이 뒤엉키면서 우르르 넘어졌다. 150여명이 목숨을 잃고 그만큼이나 많은 사람이 다쳤다. 사상자 수가 전...
입력:2022-11-03 03:05:01
[시온의 소리] 우리에게 희망이 있을까
1981년 2월, 이른바 ‘서울의 봄’이 신군부에 무자비하게 짓밟히고, 무겁고 암울한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을 때였다. 일 년 내내 최루탄 가스 자욱한 뒤숭숭한 캠퍼스에서 수업도 제대로 받지 못했다. 80년 세계복음화대성회의 들뜬 분위기가 가시지 않았지만 진지한 청년 그리스도인들의 영혼은 허전하고 불안정했다. 개인적으로 아버지의 사업 실패로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르는 불안과 두려움 때문에 매일 빈 강의실에서 눈물지었다. 나는 대학 2학년 개강을 앞두고 사흘간의 청년부 겨울 수련회에 참석했다. 세검정에서 북쪽으로 2~3㎞ 떨어진 모 대학 수련...
입력:2022-11-01 03:05: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