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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르샤 참패 다음날 IS 차량테러… 충격의 바르셀로나

바르셀로나 경찰이 차량 돌진 테러에 동원된 흰색 밴 차량 주변을 통제하고 있다. AP 뉴시스

세계 최강 축구팀 FC 바르셀로나가 숙적 레알 마드리드에 연패를 당한 16일(현지시간) 바르셀로나 시민들은 당황했다. 팀을 떠난 네이마르의 공백에 바르샤의 암흑기가 시작됐음을 뜻하는 결과였다. 충격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17일 최소 13명이 목숨을 잃고 100여명이 부상한 차량 테러가 발생하자 이 화려한 도시는 암흑과도 같은 공포에 휩싸였다. 

시민들이 자부심을 가졌던 축구팀의 몰락, 관광도시의 생명줄인 안전의 붕괴. 두 악재가 겹친 바르셀로나는 최악의 여름을 보내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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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럽 7번째 ‘차량 돌진 테러’에 시민들 “안전했던 도시가…” 충격

바르셀로나 시 당국과 경찰은 이날 오후 5시쯤 흰색 밴 차량이 갑자기 인도로 돌진해 최소 13명이 사망하고 100명 이상 부상했다고 밝혔다. 사건은 도심의 유명 관광지인 라스 람블라스 구역에서 벌어졌다. 경찰은 트위터를 통해 경찰은 이를 테러로 간주하며 ‘대대적인 충돌'이 벌어졌다고 현장 상황을 전했다. 용의자 2명을 잇따라 체포해 조사 중이다. 

테러 차량은 바르셀로나 구시가지 람블라스 거리와 카탈루냐 광장을 잇는 지점에서 갑자기 보도에 있던 군중을 향해 돌진했다. 휴가철을 맞아 관광객이 가득했던 이곳은 일순간에 생지옥이 됐다. 밴 운전자는 군중을 차로 친 직후 현장을 빠져나가 도주했다. 

경찰은 얼마 지나지 않아 용의자 두 명을 체포했다. 이들은 각각 모로코와 스페인 국적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둘 모두 테러 차량 운전자는 아닌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달아난 운전자를 쫓고 있다. 체포된 용의자들은 전날 밤 바르셀로나 남쪽으로 200㎞ 지역의 주택에서 일어난 폭발사고와 관련이 있다고 경찰은 밝혔다. 경찰은 두 사건의 연관성을 조사 중이다.

바르셀로나는 유럽에서 잇따르고 있는 ‘차량 돌진 테러’의 7번째 타깃이 됐다. 지난해 7월에는 프랑스 남부 휴양지인 니스에서 트럭 돌진 테러가 발생해 최소 86명이 사망하는 참사가 벌어졌다. 지난해 12월에는 베를린 크리스마스 시장으로 트럭이 돌진했다. 12명이 사망하고 50여명이 부상했다. 지난 3월 22일 영국 런던 웨스트민스터 국회의사당 인근에서 니스·베를린 트럭 테러와 유사한 차량 돌진·흉기테러가 발생했다. 스웨덴 스톡홀름과 프랑스 파리, 런던에서 한 차례 더 발생한 차량 돌진 테러를 포함하면 바르셀로나 테러는 7번째가 된다. 

유럽과 중동에서 ‘소프트 타깃’을 겨냥해 잇따라 테러를 자행해온 이슬람국가(IS)는 이번에도 선전매체 아마크통신을 통해 이번 테러가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밝혔다. 스페인은 상대적으로 IS 테러로부터 안전한 나라로 꼽혀 온 터라 시민들이 받은 충격은 더 크다.
 
스페인 바르셀로나 람블라스 거리에서 인도에 쓰러진 부상자를 한 시민이 돌보고 있다. ESP 뉴시스

◇ “축제가 벌어져야 할 때 암흑이 찾아왔다” 최악의 여름 

바르셀로나의 최대 자랑거리인 축구팀 FC 바르셀로나는 네이마르의 파리 생제르맹(프랑스) 이적 공백을 좀처럼 메우지 못하며 평범한 팀으로 전락하고 있다. 최대 라이벌 레알 마드리드와의 더비 매치인 엘 클라시코에서도 3년 만에 연패를 당하며 자존심을 구겼다. 특단의 대책을 속히 세우지 않을 경우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세비야 등 프리메라리가 상위 팀들에게 올 시즌 고전할 가능성이 크다.

바르셀로나는 16일 마드리드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열린 2017 수페르코파 데 에스파냐(스페인 슈퍼컵) 2차전에서 레알 마드리드에 0대 2로 완패했다. 1차전(1대 3 패배)에 이어 힘없이 무너지며 우승컵을 내줬다. 

경기에 임하는 자세는 상반됐다. 1차전 패배로 수세에 몰린 바르셀로나는 리오넬 메시와 루이스 수아레스 등 최정예 멤버를 선발로 내보냈다. 반면 레알 마드리드는 여유와 자신감이 넘쳤다. 지난 1차전 징계로 주포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결장했지만 레알은 가레스 베일과 이스코, 카세미루 등 주축 선수들까지 선발 명단에서 제외했다. 

바르셀로나는 전반에만 2골을 허용했고 끝내 승부를 뒤집지 못했다. 바르셀로나가 엘 클라시코에서 2연패를 당한 것은 2014년 10월 이후 처음이다. 선수들의 플레이도 무력했다. 6명이나 평점 ‘0점’을 받았다. 

영국 골닷컴은 “현재의 바르셀로나는 펩 과르디올라가 어린 메시를 활용해 혁명을 시작하기 직전인 2007-2008 시즌 이후 최악의 팀인 것처럼 보인다”며 “바르셀로나와 ‘평범한 팀’의 차이를 만들어내는 것은 오직 메시뿐”이라고 꼬집었다. 

태원준 기자 wjta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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