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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공부는 온라인, 기도훈련은 만나서… ‘하이브리드 목회’ 시동

연동교회 30~40대 교인과 자녀들이 지난해 6월 충남 휴무스팜 농장에서 야외 활동을 하고 있다. 이날 모임으로 ‘씽씽연동’이 만들어졌다. 연동교회 제공


조주희 성암교회 목사가 최근 줌으로 교인들과 성경공부를 하는 모습. 성암교회 제공


‘모이기에 힘쓰던 교회’가 코로나19로 사역 전반이 위축된 게 햇수로 3년째다. 우리나라 130년 개신교 역사상 처음 겪는 대혼란은 코로나 이후 목회 전략 수립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코로나 이후 목회 전략 수립에는 여러 변수가 있지만 전문가들은 ‘하이브리드 목회’가 대세가 되리라 전망한다. 온·오프라인을 융합한 새로운 목회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조언이다. 현시점에서 코로나 이후 온라인 사역을 중단하고 오프라인 사역으로 돌아가겠다는 단방향 전략은 한계가 크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교회 현장에서도 온라인 목회에 적응한 교인을 위한 맞춤 교육과정을 만들고 젊은 세대를 위한 새로운 형태의 구역을 운영하는 등 다양한 목회적 시도를 하고 있다.

조성실 장로회신학대 객원교수는 지난해 열린 한국실천신학회 정기 학술대회에서 논문 ‘디지털 전환 시대의 하이브리드 목회 전략’을 발표하고 “코로나19로 가속화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 사회 전반에 걸쳐 문명사적 전환을 초래하고 있다”며 “비대면 근무와 교육, 의료가 일반화되는 상황에서 비대면 종교 활동도 예외일 수 없다”고 전망했다.

조 교수는 “미국 바나그룹 사바나 킴벌린 연구 책임자는 코로나 이후 교회 사역은 대면과 비대면 예배가 공존하는 하이브리드 사역이어야 한다고 제안했다”면서 “트렌드에 민감한 MZ세대의 40%가 이 같은 예배 형태를 선호한다는 조사 결과에도 주목해야 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코로나 이후 하이브리드 교회는 모든 디지털 기술을 사용해 성도들에게 성령의 임재를 경험케 하고 하나님을 향한 예배에 직접 참여시켜 그리스도의 지체로 기능하게 만들 수 있다”고 제안했다.

코로나로 다양한 종류의 온라인 사역을 경험한 교회들이 시도하는 온·오프라인 융합 목회 전략도 눈길을 끈다. 서울 종로구 연동교회(김주용 목사)는 코로나 팬데믹 기간 중 교회 활동에 소홀해진 젊은 세대 교인들을 위한 새로운 형식의 구역인 ‘씽씽연동’을 조직했다. 구역이란 교인들을 지역별로 구분해 조직한 소그룹을 말한다.

지난해 12월 시작한 씽씽연동은 현재 12개까지 늘었고 400여명의 30~40대 교인이 참여하고 있다. 씽씽연동에는 자녀들도 함께 편성돼 젊은 세대 가족들이 함께 온·오프라인에서 교제를 하고 있다. 교회가 젊은 세대를 위한 구역을 별도로 만든 건 이들끼리 모였을 때 모임이 활성화되는 걸 확인했기 때문이다.

박요한 씽씽연동 담당 목사는 11일 국민일보와 통화에서 “지난해 6월 충남의 한 농장으로 30~40대 교인 몇 가족이 체험 활동을 갔었는데 반응이 너무 좋아 별도 구역을 구상하게 됐다”며 “거리두기가 완화되면 교회 마당에서 바비큐 파티 같은 프로그램도 시도할 예정이며 앞으로도 온·오프라인 교제를 이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서울 은평구 성암교회(조주희 목사)는 담임목사와 부목사 등 교회 소속 목회자 4명이 각각 줌(zoom)을 활용한 성경 공부반을 개설했다. 각 공부반은 목사의 선택에 따라 성경 강해나 독서 클럽 등으로 운영된다. 공부반은 6주 동안 토요일마다 진행된다. 45분 남짓 줌에서 만나 성경을 배우고 함께 책을 읽는다. 대학 수강 신청처럼 교인들이 개설된 과목 중 원하는 공부반에 등록하는 방법으로 운영된다. 수강생은 반마다 20명에서 60명까지 차이가 있다고 한다.

조주희 목사는 “코로나 직후 온라인 성경공부반을 시작했는데 반응이 좋아 코로나 이후에도 이어갈 예정”이라며 “코로나 이후에는 교회학교 교회교육까지 온라인으로 전환하는 걸 검토하고 있다. 집중도나 참여율을 높이기 위해 온라인을 활용하는 게 효과적이라는 걸 경험했다”고 말했다. 조 목사는 “온라인을 활용한 성경공부와 모여서 하는 공동체·기도 훈련, 예배를 통해 그동안 만나지 못하면서 생겼던 신앙의 간극을 좁히려고 한다”고 밝혔다.

서울 중랑구 한주교회(김태훈 목사)는 ‘코로나 종식=온라인 예배 종식’이란 공식을 깨뜨리고 하이브리드 목회에 나섰다. 교회는 ‘메타버스 참여형 설교’를 진행하고 있다. 대면 예배에 참석한 교인들도 예배당 내에서 스마트폰을 통해 메타버스 공간에 입장한 뒤 설교에 실시간으로 피드백을 제공하는 게 특징이다.

김 목사는 “메타버스 공간에서 설교 중 교인에게 질문하면 실시간으로 댓글을 남기며 참여하고 이를 실시간으로 설교에 반영해 예배를 진행하는 양방향 설교”라고 설명했다. 이어 “설교가 끝나면 교인들이 앉은 자리에서 카카오톡 영상통화를 통해 교회에 나오지 못한 교인들과도 교제한다”고 덧붙였다. 가상과 현실을 융합한 방식이다.

스마트 기기에 익숙지 않은 어르신이나 장애인 교인을 위해서는 별도의 미디어 교육을 통해 소외되는 교인이 없도록 배려하고 있다. 김 목사는 “교육을 통해서도 습득이 어려운 교인을 위해서는 미디어 담당자가 직접 찾아가 교육하고 있다”고 했다.

장창일 신지호 기자 jangc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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