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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여자축구 대표팀, ‘남녀 동일 임금’ 6년 전쟁 승리

미국 여자축구 대표팀의 메건 러피노가 2019년 국제축구연맹(FIFA) 여자 프랑스 월드컵에서 우승한 뒤 미국에 돌아와 퍼레이드 중 트로피에 입 맞추고 있다. AFP연합뉴스


미국 여자축구 대표팀이 6년 싸움 끝에 ‘남녀 동일 임금’을 쟁취했다. 수차례 월드컵 우승을 하며 세계 최강으로 군림하고도 남자 대표팀보다 낮은 수당을 받아야 했던 여자 대표팀은 “기념비적 진전”이라며 자축했다.

미국 여자축구 대표 선수들과 미국축구협회(USSF)가 22일(현지시간) 2400만달러(약 286억원) 규모의 합의를 이뤘다고 AP통신과 CNN 등이 보도했다. USSF는 여자 대표팀에 2200만 달러를 지급하고 200만 달러는 여자 선수들의 은퇴 후 생활을 지원하고 여자축구 발전 사업을 위한 기금으로 조성하기로 했다. USSF는 앞으로 남녀 대표팀에 동등한 수준의 경기 수당을 지급하기로 했다.

미국 여자 대표팀과 USSF의 갈등은 2016년 시작됐다. 앨릭스 모건, 메건 러피노, 호프 솔로 등은 남자 선수보다 적은 임금을 받는 게 불합리하다며 여자 선수를 대표해 연방정부에 진정을 넣었다. 2019년 3월에는 28명의 선수가 USSF를 상대로 동일임금법을 위반했다며 6600만달러(약 808억원) 규모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이들 주장의 주요한 근거는 성적이었다. 미국 여자 대표팀은 월드컵 4회 우승, 올림픽 금메달 5회 등 자타공인 세계 최강을 자랑한다. 남자 대표팀은 1930년 월드컵 4강이 최고 성적이다.

하지만 USSF는 “남자 대표팀이 다른 나라와 경쟁하는 것은 여자 대표팀보다 훨씬 높은 수준의 경기력을 요구한다”며 “법적으로 논쟁할 수 없는 과학에 관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법원도 1심에서 소송을 기각했다.

여자 대표팀은 즉각 항소했고, 남자선수노조는 성명을 내고 “여자 대표팀은 동등한 급여를 받을 자격이 있는 게 아니라 최소 3배 이상 더 많은 보상을 받아야 한다”며 지지했다.

USSF가 대내외적인 압박을 받고 여자 대표팀이 한발 물러서면서 양측은 합의에 도달했다. 러피노는 “여성 스포츠와 여자 축구에 기념비적인 진전”이라고 자평했다. 모건은 “이번 승리는 경기에 나서 골을 넣고 승리하는 것보다 값지다”고 말했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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