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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졸 66세가 1년 만에 대학에… “장로 장립 앞두고 열공했죠”

이병섭 장로가 지난 23일 인천 백송교회에서 인터뷰를 마치고 교회 앞에서 포즈를 취했다.


이 장로가 지난 26일 백송교회 새성전 입당 기념 감사예배에서 공로패를 받는 모습. 우측은 이순희 목사.


초등학교만 졸업한 66세 남성이 지난해 1년 동안 중졸, 고졸 검정고시를 통과하고 대학에 합격, 1학년에 재학 중이다. 그가 만학도가 된 것은 교회에서 장로로 장립하려 하자 “무식한 사람이 장로가 되면 안 된다”는 생각 때문이다. 그는 지난해 11월 인천 백송교회 장로로 임직했다. 60대가 어떻게 공부하면 1년 만에 3개의 과정을 통과할 수 있었을까. 지난 23일 인천 백송교회에서 만난 이병섭 장로(케이스타 대표)는 “기적이자 하나님의 은혜”라고 간증했다.

그가 다시 공부하겠다고 마음먹었을 때만 해도 열정밖엔 없었다. 아무리 읽고 써도 머리에 남는 게 없었다. 그는 기도했다. “하나님, 저 빈 깡통인 것 아시잖아요. 지혜를 주세요.” 그러면서 밤낮으로 공부했다. 중등과정은 그래도 할 만했다. 그는 지난해 6월 중등 검정고시에 합격했다. 이어 고졸 검정고시를 준비했다.

긴장과 스트레스 때문인지 건강에 문제가 생겼다. 머리 곳곳이 짓무르기 시작하더니 점점 심해졌다. 공부는 고사하고 일상생활도 힘들었다. 시험은 다가오고 기도밖에 없었다. 어떻게 좀 해달라고 간절히 구했다.

시험 당일 시험지를 받아든 그는 깜짝 놀랐다. 몸이 아픈 와중에 전날 공부한 곳에서 대부분 문제가 출제됐다. 시험 준비를 시작할 때만 해도 알파벳을 겨우 알았는데 영어 점수가 80점을 넘었다. 그는 지난해 10월 고졸 검정고시를 통과했고 내친김에 대학 입시 수시에 응시, 구미대학교 스마트경영학과에 합격했다.

이 장로는 “나 같은 사람이 1년 만에 중·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까지 간 것은 하나님이 하지 않으시면 일어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고졸 검정고시를 통과할 때까지 임직식을 미루면서 응원해준 이순희 백송교회 목사와 성도들에게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 장로는 특별히 백송교회를 만나게 하신 하나님께 감사했다. 백송교회를 통해 공부도 공부지만 심한 공황장애를 고쳤고 지금은 하나님 일에 쓰임 받고 있다고 말했다. 경북 영천에서 태어난 그는 가난해서 초등학교도 겨우 졸업했고 어려서부터 공사장을 전전했다. 그러다 정식으로 취직한 곳이 한 회사의 경비실이었다. 그는 배운 게 없어서 일 못한다는 이야기는 듣지 않으려고 열심히 일했고 주변에서 인정을 받았다. 회사 임원들과도 잘 알게 됐다.

외환위기 때였다. 당시는 공장들이 매물로 쏟아졌다. 그때 한 회사 임원이 매물로 나온 공장에서 중고 기계만 팔아도 돈이 된다고 알려줬다. 그래서 대출을 받고 지인들과 동업, 공장을 매입했다. 이것이 잘됐고 나중엔 8만2644여㎡(2만5000평)의 공장을 매입해 임대사업을 했다. 막대한 돈을 벌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폭력 등 험난한 일을 많이 겪었다. 이로 인해 분노와 두려움에 휩싸였다. 급기야 심한 공황장애를 앓았다. 갑자기 숨쉬기가 어려워 한 달에 서너 번씩 응급실에 실려 갔다.

딸도 우울증과 정서적 불안을 겪었다. 집안이 편한 날이 없었다.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할 때 한 지인이 백송교회를 소개했다. 자신도 우울증을 앓았는데 교회에서 고침을 받았다고 했다. 그는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교회를 찾았다. 7년 전 일이다. 처음에는 백송교회 이 목사의 메시지가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그래도 대안이 없다는 생각으로 버텼다. 그러던 며칠 후 그는 신비한 체험을 했다.

예배시간에 크고 선명한 빛이 보였다. 그 빛이 몸속으로 들어오는 것 같았고 공황장애 증상이 사라졌다. 고혈압과 심장질환, 간경화 등 지병도 모두 고쳤다는 확신이 들었다. 딸의 우울증도 사라졌다고 했다.

이후 모든 세속적인 일을 끊었다고 했다. 사무실엔 별도 예배실을 만들어 예배로 하루를 시작하고 있다. 하루에도 몇 시간씩 기도하고 성경을 읽고 있다. 구미에 사는 그는 대구, 보령, 인천 등 먼 길을 마다하지 않고 예배에 참석한다. 요즘은 너무 기쁘다고 했다. 너무 기뻐서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모른다고 했다. 머릿속엔 무엇을 하나님께 드릴까 하는 생각뿐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이 목사와 백송교회의 비전인 전 세계에 700개 교회를 설립하고 기드온 용사 같은 제자 700명을 세우는 데 어떻게 헌신할까 깊이 고민하고 기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천=글·사진전병선 기자 junb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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