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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자씨] 빗속 해바라기처럼



주일 새벽, 많은 비가 내립니다. 코로나19로 다 함께 모여 예배하지 못하는 아쉬움과 아픔을 안은 채 예배당을 찾습니다. 교직원만 모여 예배하고 교우들은 영상으로 참여하지만, 그럴수록 정성에는 차이가 없어야 한다고 다짐합니다.

예배당 마당에 서 있는 해바라기들이 비를 맞고 있습니다. 맘껏 자라 올라 노란 꽃을 피우기 시작한 해바라기들이 비가 간지러운 듯 고개를 숙이고 있습니다. 해바라기들이 서로 ‘올해는 비가 유난스럽네’ 이야기 나누는 것 같습니다.

필시 해바라기들이 바라는 것은 계속되는 비가 아니라 환한 햇빛,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바라기들은 빗속에서도 한결같은 모습을 지켜갑니다. 잠시 고개를 숙였을 뿐, 여전히 밝게 웃고 있습니다.

비를 맞는 해바라기가 뭔가 말을 건네는 것 같았습니다. ‘지금 보내는 시간이 원하는 시간과 다르다고 낙심하지 마세요. 지킬 것을 지키면 마침내 눈부신 시간이 찾아온답니다.’

쪽빛 가을 하늘 아래 더욱 환하게 웃고 있을 해바라기가 벌써 기대됩니다.

한희철 목사(정릉감리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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