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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교는 전하는 사람의 인격을 통해 전달된다

박조준 목사가 1980년대 말 서울 여의도광장에서 열린 부활절연합예배에서 설교하고 있다. 웨이크사이버신학원 제공




미국 샌디에이고에 갔을 때 일이다. 어느 목사가 “교회 사역에서 교제가 중요합니다”라고 말하는 걸 들었다. 목사가 성도와 교제하는 게 얼마나 대단할까 생각했다. 이 목사가 말한 교제는 그저 친하게 지내는 것이었다. 결국, 그분은 얼마 지나지 않아 교회에서 물러났다.

바울은 갈라디아서 1장 10절에서 “이제 내가 사람들에게 좋게 하랴 하나님께 좋게 하랴 사람들에게 기쁨을 구하랴 내가 지금까지 사람들의 기쁨을 구하였다면 그리스도의 종이 아니니라”고 했다. 목사는 사람 대신 하나님을 기쁘게 하는 존재다.

하나님의 뜻을 늘 생각해야 한다. 또한, 말씀에 붙잡혀 살아야 한다. 그리고 양떼에 전념해야 한다. 이것이 목양의 출발점이다. 교인과 친하게 지내는 것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목사의 참 사명이다.

잠언 27장 23절에는 “네 양떼의 형편을 부지런히 살피며 네 소떼에게 마음을 두라”고 기록돼 있다. 목회자는 항상 교인을 심방하고 교인에게 마음을 둬야 한다. 주일에 한 번 만나고 끝나는 것이 아니다.

세상 사람들은 허구적인 이야기를 듣고도 웃고 감동하는데, 목회자는 왜 생명의 말씀을 전하면서도 사람들을 졸게 할까.

설교에는 정답이 없다. 설교를 누가 하느냐가 중요하다. 설교는 주어진 것만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전하는 사람의 인격을 통해 하는 것이다. 청산유수처럼 말을 잘하는 건 중요하지 않다. 성실한 인격을 가진 설교자라야 한다. 말씀을 듣고 내가 먼저 변해야 한다. 슬퍼하던 사람이 기뻐해야 한다. 낙심하던 사람이 다시 일어서야 한다. 절망에 빠진 사람도 소망을 가져야 한다. 약해진 사람이 새 힘을 얻어야 한다. 하나님의 말씀을 듣고 예배당에서 나갈 때 기쁨과 의욕이 넘치고 감사가 가득한 상태가 돼야 한다. 설교를 통해 성도가 은혜받고 새 힘을 얻어 예배당을 나서도록 하는 게 목사의 책임이다.

시편 1편 1절을 보면 “복 있는 사람은 악인들의 꾀를 따르지 아니하며 죄인들의 길에 서지 아니하며 오만한 자들의 자리에 앉지 아니하고”라고 했다. 악한 사람과 상종하지 않겠다는 다짐이다. 2절을 보면 “오직 여호와의 율법을 즐거워하여 그의 율법을 주야로 묵상하는도다”라고 했다. 설교자는 언제나 하나님의 말씀을 기뻐하고 좋아해야 한다.

하나님을 사랑하면 하나님의 말씀을 주야로 묵상하게 된다. 하나님의 말씀을 읽는 게 기뻐진다. 잠언 23장 7절에 “대저 그 마음의 생각이 어떠하면 그 위인도 그러한즉”이라고 했다. 목사는 언제나 하나님의 말씀을 생각해야 한다. 하나님의 말씀을 묵상하면 우리 마음이 불붙는 것과 같아진다. 말씀을 읽을 때 우리 마음이 뜨거워져야 한다. 목회도, 설교도 마찬가지다.

교인을 볼 때는 외모 대신 심령을 봐야 한다. 야고보서 2장 2~3절에 “만일 너희 회당에 금가락지를 끼고 아름다운 옷을 입은 사람이 들어오고 또 남루한 옷을 입은 가난한 사람이 들어올 때 너희가 아름다운 옷을 입은 자를 눈여겨보고 말하되 여기 좋은 자리에 앉으소서 하고 또 가난한 자에게 말하되 너는 거기 서 있든지 내 발등상 아래에 앉으라 하면”이라고 했다.

교회는 세상과 달라야 한다. 교회는 영혼을 다루는 곳이다. 병원에 가면 환자가 가득하다. 세상은 영적으로 병든 공간이다. 부자도 영적으로 환자다. 권세가도 그렇다. 공부를 많이 한 사람도 마찬가지다.

이사야서에서 ‘내 백성을 위로하라’고 했다. 목사가 할 일은 힘없고 병든 사람에게 용기와 확신을 주는 일이다. 이것이 목양의 핵심이다. 말씀은 목사가 전하지만, 하나님께서 그 심령을 건지신다. 목사는 말씀을 통해 교인을 예수 그리스도께 인도해야 한다. 목사만 바라보게 해서는 안 된다.

우리나라에는 큰 교회가 많다. 새벽에도 여전히 많은 사람이 교회에 모인다. 목사가 “예수 믿으면 시험에도 합격하고 사업에도 성공한다”고 하면 큰 소리로 “아멘”이 나온다. 하지만 “회개하고 하나님께로 돌아가야 한다”고 하면 조용해진다.

디모데후서 4장 3절을 보면 “때가 이르리니 사람이 바른 교훈을 받지 아니하며 귀가 가려워서 자기의 사욕을 따를 스승을 많이 두고”라고 했다. 마지막 때가 다가올수록 자기 마음에 들면 “아멘”하고 그렇지 않으면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요한 웨슬리가 어느 날 돈에 대해 설교했다. “여러분, 열심히 돈을 버세요. 열심히 저축도 하십시오”라고 하자 “아멘”이 터져 나왔다. 하지만 “그 돈을 좋은 일에 사용하십시오”라고 하자 모두 꿀 먹은 벙어리가 됐다.

사람들은 내 마음에 드는 말만 골라 듣고 하나님의 마음에는 관심이 없다. 설교의 중심은 예수 그리스도다. 예수 그리스도의 뜻을 전하는 게 목사의 사명이다. 그것이 목양의 출발점이다.

박조준 목사

약력=서울대, 장로회신학대, 미국 프린스턴신학대 졸업, 미국 아주사퍼시픽대 신학박사. 영락교회 담임목사 역임. 갈보리교회 원로목사, 국제독립교회연합회(WAIC) 설립, 웨이크사이버신학원 명예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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