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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석, 타고난 배짱·승부욕… 이미 예고됐던 ‘성공시대’

13일 평창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1500m에서 ‘깜짝 동메달’을 따낸 김민석이 시상대에 오르며 환한 미소와 함께 두 팔을 번쩍 치켜들고 있다. AP뉴시스


아시아 최초 男 빙속 1500m 동메달 김민석

초등학교 1학년 때 시작
‘지독한 연습벌레’로 소문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
1500m·팀추월 모두 ‘金’

후회 없이 경기하자 다짐
자신만의 레이스 펼쳐
좌우명도‘No regrets’

“후회 없이.” 한국 남자 스피드스케이팅 중장거리 유망주 김민석(19·성남시청)은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금메달을 겨냥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것은 세계 어느 국가대표의 가슴속에나 있을 원대한 목표일 뿐이었다. 그가 출전한 두 종목 중 하나인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1500m는 앞선 2014 소치 동계올림픽까지 단 하나의 메달도 아시아 선수에게 허락하지 않았다.

김민석은 그저 트랙에 오를 때마다 후회를 남기지 않고 경기장을 떠나고 싶었다. 그의 덤덤한 결심은 평창올림픽 홈페이지 프로필에 좌우명으로 적은 문구에서도 나타난다. ‘No regrets.’ 후회를 남기지 않겠다는 의미다. 13일 강원도 강릉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열린 남자 1500m는 그의 올림픽 데뷔전이었다. 그는 지금까지 네덜란드에서 강세를 나타냈던 이 종목에서 아시아 사상 첫 메달로 데뷔전을 화려하게 빛냈다.

김민석의 성공시대는 빙상계에서 일찌감치 예고되고 있었다. 그는 초등학교 1학년 때 쇼트트랙으로 스케이트를 시작했다. 하지만 그의 적성은 곡선보다 직선 주로에 있었다. 이듬해 스피드스케이팅으로 전향했다. 중학생 때 고등부 수준의 성적을 내고 있었다. 16세였던 2014년 최연소 국가대표로 발탁돼 지난해 전국동계체전 4관왕에 오르며 최우수선수(MVP)로 뽑혔다. 지난해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 남자 스피드스케이팅 1500m와 팀추월에서 모두 금메달을 차지했다.

어린 시절부터 지독한 ‘연습벌레’였다. 짜릿한 속도감에 매료돼 매일 지칠 때까지 스케이트를 타기도 했다. 올림픽 개막을 앞두고는 체중을 3㎏가량 늘려 힘을 키웠다. 아무리 강한 상대와 나란히 달려도 위축되지 않는 배짱까지 타고났다. 15조에서 함께 달린 라트비아의 하랄드 실로우스 역시 이 종목의 강자이지만 김민석은 자신만의 레이스를 펼쳤다. 실로우스는 김민석보다 0.32초 차이로 밀렸다.

스피드스케이팅 국가대표 출신 제갈성렬 의정부시청 빙상단 감독은 “김민석이 평창의 마스코트 수호랑과 같은 승부욕을 가진 선수다. 엄청나게 노력하는 성실함까지 겸비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한국 스피드스케이팅은 1500m에서 오랫동안 메달권에 진입하지 못했다. 이 종목은 유럽계 선수들의 전유물 같았다”며 “무산소 상태로 지구력을 발휘하는 힘든 종목이다. 김민석의 아시아 최초 메달은 동메달 이상의 의미를 가졌다. 아시아에서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했다”고 감격스러워했다.

김철오 이경원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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