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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가] ‘블랙 팬서’에 맞서는 김명민vs강동원vs김주혁

영화 ‘블랙 팬서’ ‘골든슬럼버’의 극 중 장면(왼쪽 사진부터). 각 영화사 제공
 
영화 ‘조선명탐정: 흡혈괴마의 비밀’ ‘흥부’의 극 중 장면(위 사진부터). 각 영화사 제공
 
영화 ‘패딩턴2’ ‘명탐정 코난: 감벽의 관’ ‘지구: 놀라운 하루’의 극 중 장면(위 사진부터). 각 영화사 제공


스크린 물들인 기대작들

지난주 개봉 ‘조선명탐정’
1·2편 흥행 바통 이어받아
‘블랙 팬서’ ‘골든슬럼버’
‘흥부’ 화제작들도 개봉
어린이 위한 작품도 다수


길지 않은 올해 설 연휴, 눈 깜짝할 새 지나갈 게 뻔하지만 영화 한 편의 여유만큼은 놓칠 수 없다. 어느 때보다 다양한 장르의 작품들이 극장가를 채웠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부터 사극 추격극 애니메이션 다큐멘터리까지. 대부분 가볍게 즐길 만한 영화들이어서 어떤 선택을 하더라도, 누구와 함께 보더라도 부담이 없겠다.

설 시즌 대표 시리즈로 자리매김한 ‘조선명탐정: 흡혈괴마의 비밀’(감독 김석윤)이 포문을 열었다. 지난 8일 개봉한 영화는 50%에 육박하는 점유율로 박스오피스 1위를 지키고 있다. 앞서 인기를 끈 1편 ‘∼각시투구꽃의 비밀’(2011·누적 관객 수 478만명), 2편 ‘∼사라진 놉의 딸’(2015·387만명)의 흥행 바통을 이어받은 셈이다.

명탐정 김민(김명민)과 파트너 서필(오달수)의 콤비 코미디에 기댄 전편들과 달리 스토리를 한층 강화했다. 원인 모를 불에 사람들이 타 죽는 사고가 잇달아 발생하자 김민과 서필이 수사에 나서고, 가는 곳마다 마주치는 정체불명의 여인(김지원)을 둘러싼 비밀을 마주하게 된다. 무엇보다 ‘조선명탐정’ 시리즈에서만 볼 수 있는 김명민의 코믹연기가 반갑다.

연휴 시작 하루 전날인 14일 기대작 세 편이 몰려왔다. 마블 스튜디오의 신작 ‘블랙 팬서’(라이언 쿠글러), 강동원 주연의 ‘골든슬럼버’(노동석), 고(故) 김주혁의 유작 ‘흥부: 글로 세상을 바꾼 자’(조근현)가 3파전을 벌인다. 그 가운데서도 ‘블랙 팬서’의 기세가 무섭다. 일찌감치 압도적인 예매율(60∼70%)을 기록하며 스크린 우위를 점했다.

‘블랙 팬서’는 아프리카에 위치한 최첨단 기술 국가 와칸다의 국왕 티찰라(채드윅 보스만)가 희귀금속 비브라늄과 왕좌를 노리는 자들에 맞서 싸우는 액션 블록버스터.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 최초로 흑인 슈퍼 히어로가 단독 주인공으로 나섰다는 점만으로도 “혁신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 영화에 등장하는 백인들은 보조 역할 정도만 수행한다. 흑인들이 중심이 되어 탄탄한 세계를 구축해나간다. 전반적으로 배어 있는 아프리카 특유의 흥취도 여타 마블 작품들과 차별화되는 요소다. 한국 관객들에게는 부산 촬영 분량이 특히 흥미롭겠다. 자갈치시장 광안대교를 배경으로 한 대규모 액션신이 20여분간 시선을 사로잡는다.

일본 작가 이사카 고타로의 동명 소설이 원작인 ‘골든슬럼버’는 평범한 택배기사(강동원)가 서울 광화문 한복판에서 벌어진 대통령 후보 암살 사건의 범인으로 지목되면서 펼쳐지는 도주극이다. 강동원이 억울하게 누명을 쓴 택배기사 김건우 역을 맡아 시종 극의 전개를 이끌어간다. 사실상 ‘원톱’ 주연이다.

영화는 단순히 쫓고 쫓기는 액션물에 그치지 않고 장르를 확장시키는데, 후반부로 접어들수록 ‘우정’과 ‘믿음’이란 키워드가 진한 드라마를 통해 무르익는다. 윤계상 한효주 김성균 김대명이 극 중 강동원의 친구들로 등장한다. 조력자인 김의성 김유정 최우식 역시 제몫을 해낸다. 비틀스 신해철 등의 추억의 노래들을 감상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2년 전 ‘검사외전’으로 설 극장가를 접수한 강동원의 ‘티켓파워’가 이번에도 유효할지 주목된다.

김주혁과 정우가 주연한 ‘흥부’는 익숙한 고전소설 ‘흥부전’을 재해석한 작품. 조선 팔도에 이름난 천재작가 흥부(정우)가 남보다 못한 형제(정진영 김주혁)에게 영감을 얻어 새로운 소설 ‘흥부전’을 집필하는 이야기다. 드라마 ‘힘쎈여자 도봉순’ ‘품위있는 그녀’(이상 JTBC)의 백미경 작가가 극본을 썼다. 흥부 역의 정우가 처음 도전한 사극이기도 하다.

김주혁의 따뜻하고 인자한 미소가 작품에 자연스럽게 녹아있다. 극 중 그가 맡은 배역은 궁핍한 백성을 보살피는 선한 양반 조혁. 우리가 흔히 떠올리는 흥부 캐릭터가 바로 그이다. 조혁의 악독한 형 조항리 역의 정진영은 “영화 속 (김)주혁이가 여러 의미로 다가오실 테지만 (생전 그가) 멋지게 연기해낸 캐릭터 자체로 바라봐주시면 좋겠다”고 전했다.

어린이와 함께 볼만한 작품들도 여럿 된다. 말하는 꼬마곰이 주인공인 ‘패딩턴2’(폴 킹)와 애니메이션 ‘명탐정 코난: 감벽의 관’(야마모토 야스이치로), 자연 다큐멘터리 ‘지구: 놀라운 하루’(리처드 데일·리신 판·피터 웨버)가 눈여겨볼 만하다.

지난 8일 개봉해 입소문을 탄 ‘패딩턴2’는 2015년 소개된 1편의 후속작. 영국 런던 생활 3년차에 접어든 패딩턴(벤 위쇼)이 아르바이트를 하다 도둑 누명을 쓴 뒤 자신을 함정에 빠뜨린 악당을 잡기 위해 벌이는 모험기를 다룬다. 미국 영화비평사이트 로튼 토마토가 매긴 이 영화의 신선도는 100%. 밝고 유쾌한 기운이 명절 분위기에 썩 어울린다.

초등학생의 몸으로 변해버린 천재 명탐정 코난이 돌아왔다. 1994년 잡지 연재만화로 첫선을 보인 이후 TV 시리즈나 극장판으로 꾸준히 사랑받고 있는 스테디셀러 시리즈. 14일 개봉한 ‘명탐정 코난: 감벽의 관’은 여름 휴양지에서 발생한 의문의 살인사건과 300년 전 전설 속 해적들이 남긴 보물을 둘러싼 치열한 두뇌싸움을 그린다.

15일 관객을 찾는 ‘지구: 놀라운 하루’는 24시간 동안 지구 곳곳에 살아 숨 쉬는 38종의 생명체와 신비로운 자연의 모습들을 94분 안에 압축해놓은 프로젝트다. 배우 이제훈이 내레이션에 참여했다. 2007년 전편 ‘지구’를 선보인 영국 BBC 제작팀이 제작기간 3년에 걸쳐 세계 22개국을 돌며 완성해낸 또 한 편의 걸작. 화면을 꽉 채우는 자연의 경이로움에 압도된다. 학생들에게는 수십 권의 책보다 훌륭한 자연관찰 교재가 되겠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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