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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과함께→1987’ 하정우 “쌍천만? 꿈같은 일이죠” [인터뷰]

영화 ‘신과함께-죄와 벌’과 ‘1987’로 연말연시 극장가를 화려하게 장식한 배우 하정우. 쌍천만(두 작품 연달아 1000만 관객 돌파)도 가능하지 않겠느냐는 물음에 그는 “그러면 친구들이 저한테 여권 사본을 보내겠다고 하더라. 여행 보내달라고. 꿈같은 일 아니겠나”라고 웃었다.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영화 ‘신과함께-죄와 벌’(위 사진)과 ‘1987’의 극 중 장면. 롯데엔터테인먼트, CJ엔터테인먼트 제공




판타지물 ‘신과함께’

개봉 7일 만에 500만 돌파
“안내자처럼 설명하는 역할”


역사물 ‘1987’

“딱딱함 덜려고 물렁한 연기
정권 바뀌기 전에 출연 제의
고민 없이 합류하기로 결심”

하정우표 ‘쌍끌이 흥행’ 예고


이 배우를 빼놓고 올겨울 극장가를 논할 수 없다. 연말 화제작 두 편의 중심에 서있는 하정우(본명 김성훈·39) 얘기다. 주연급 배우의 ‘겹치기 개봉’이 이뤄진 건 극히 이례적이다. 이른바 ‘하정우 대 하정우’의 대결. 현 한국영화계에서 그의 지위를 실감케 하는 대목이다.

“빅시즌에 영화 두 편을 개봉하는 것만으로도 배우로서 너무 감사한 일이란 생각이 들어요. 이제 저의 손을 떠나 관객들이 판단해주실 일만 남았죠. 어쨌든 따뜻한 연말이 됐으면 좋겠어요(웃음).”

최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하정우는 “전혀 다른 장르의 두 작품을 한꺼번에 선보이게 됐다. 팬들은 굉장히 좋아하시더라. 일반 관객들도 지겨워하지 않으셨으면 좋겠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하정우의 시대가 열렸다’는 말에는 “옛날에 열리긴 했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한 주차를 두고 극장에 걸린 영화 ‘신과함께-죄와 벌’(감독 김용화)과 ‘1987’(장준환)이 모두 그가 주연한 작품들이다. 지난 20일 개봉한 ‘신과함께’는 이미 폭발적인 흥행세를 과시하고 있다. 성탄절 연휴를 포함한 7일 동안 무려 500만명을 돌파했다. 27일 관객을 만나는 ‘1987’ 또한 높은 예매율을 기록하며 쌍끌이 흥행을 예고했다.

저승세계를 배경으로 한 판타지물 ‘신과함께’에서 하정우는 인간미 있는 차사 강림을 연기했다. 그는 “생소한 장르인데다 우리가 경험해보지 못한 이야기를 풀어내야 했기에 편안하게 전달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다”며 “연기를 한다기보다 안내자 같은 느낌으로 (내용을) 쉽게 설명하려 노력했다”고 소개했다.

“원작 웹툰 팬들이 열광하고 좋아하셨던 지점들이 (영화에도) 잘 보존됐으면 하는 마음이었어요. 일부 캐릭터 설정이 바뀐 데 대해 비판적 의견이 있다는 걸 알고 있어요. 당연한 반응이죠. 하지만 영화는 그 자체로 봐주시면 어떨까 싶어요. 영상과 음성이 결합된 풍성한 즐길 거리가 있거든요.”

대부분의 장면이 시각효과(VFX) 기술로 완성됐다. 촬영 당시 배우들은 그린매트 세트장에서 상상력에만 의존해 연기해야 했다. “생각보다 진짜 민망해요. 스태프 150명 앞에서 혼자 허공에 칼을 휘두르는 식이죠(웃음). 우리나라 배우들도 앞으로 이런 패턴의 연기에 익숙해져야 하는 시대가 오지 않을까 싶어요.”

‘1987’은 우리의 뼈아픈 현대사를 다룬 역사물. 극 중 하정우는 대공수사처 박 처장(김윤석)의 압박에 굴하지 않고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의 진실을 밝힌 최 검사 역을 맡았다. 시종 묵직한 흐름을 유지하는 영화에서 그는 관객의 숨통을 틔워주는 역할을 했다.

남영동이라는 공간이 주는 딱딱함에 대항하기 위해 그가 택한 건 ‘물렁한’ 연기였다. “감독님도 최대한 가볍게 연기해달라고 주문하셨어요. (김)윤석이 형과의 낙차를 크게 갔으면 좋겠다고 하셨죠. 둘의 앙상블을 만들어내기 위해 신경을 많이 썼어요.”

출연 제안을 받은 건 정권이 바뀌기 전이었다. ‘블랙리스트’라는 위험을 안고도 고민 없이 합류하기로 결심했다. 작품이 지닌 확고한 뜻에 공감했기 때문. 그는 “30년 전 그분들이 나서주셨기에 지금의 우리가 자유롭게 권리를 지키며 살 수 있는 게 아닌가”라며 “젊은 친구들에게도 과거에 이런 일이 있었다는 걸 알려주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고 했다.

‘1987’ 촬영과 함께 촛불정국을 거친 감회가 남다를 수밖에 없었다. “잘 성장하고 있고, 제자리를 찾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이 영화에 담긴 마음들과 비슷하지 않을까요. 30년 전 사건을 돌아보며 오늘이 감사하게 느껴지듯, 촛불집회 이후 일련의 일들이 30년 뒤에는 감사함으로 기억됐으면 좋겠어요.”

내년 여름 성수기에도 또 한 차례 ‘하정우 대 하정우’ 대결이 성사될 전망이다. 1편과 함께 촬영을 마친 ‘신과함께2’, 직접 설립한 제작사 퍼펙트스톰필름을 통해 처음 선보이는 ‘PMC’가 나란히 개봉을 앞두고 있다. 하정우는 “두 작품 모두 내가 1번 주연이라 (이번보다 더) 쉽지 않을 것 같다”고 짐짓 난감해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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