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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과 정의, 둘 중 하나만 선택하라고?





연말 함께 읽을만한 책 두 권

사랑과 정의/니콜라스 월터스토프 지음/홍종락 옮김/IVP
하나님의 아픔의 신학/기타모리 가조 지음/이원재 옮김/새물결플러스


때론 혼자 읽을 때보다 좋은 안내자가 있을 때 책 읽는 즐거움과 깨달음이 배가되곤 한다. 올 연말 혼자 읽기는 다소 어렵기에 함께 읽으면서 책의 매력을 집중 발굴하는 모임이 곳곳에서 눈에 띈다.

지난 11일 저녁 서울 마포구 IVF중앙회관 지하 1층 강의실 ‘좋은 땅’에서 IVP 열린 특강이 열렸다. 세계적인 기독 철학자 니콜라스 월터스토프 예일대 명예교수의 책 사랑과 정의를 함께 읽는 자리다. 이 책의 번역 감수를 맡은 김동규 서강대 박사가 길잡이로 나섰다. 김 박사는 저자의 개인적인 삶에서부터 평생 ‘정의’를 추구해온 사유의 여정을 찬찬히 살펴봤다.

월터스토프 교수는 이 책에서 사랑과 정의가 긴장관계에 있어 결국 둘 중 하나를 택해야 한다는 기존 논리를 반박하면서 정의로운 사랑의 가능성을 모색한다. 김 박사는 “저자는 안데르스 니그렌의 ‘아가페주의’와 라인홀드 니버의 ‘현실주의’ 둘 다 반박하면서 정의를 포함하는 사랑에 대해 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박사는 이어 “저자는 그것을 각 사람이 누릴 권리를 그대로 보장해주기 위해 선을 추구하는 것으로 보고, 이를 구체화한 용어가 다름 아닌 ‘배려’”라고 덧붙였다. 매서운 한파 속에 50여명이 강연을 듣고 늦게까지 질문을 나누며 열기를 발산했다.

이에 앞선 7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새물결아카데미 카페 5층에서는 일본의 세계적인 신학자 기타모리 가조의 하나님의 아픔의 신학에 대한 논의가 한창이었다(사진). 모임을 주도한 새물결아카데미 최경환 연구원이 선택한 책의 몇 구절을 읽어 내려갔다.

그는 “여름 들판을 걷는 나그네 위로 천둥과 비, 벼락이 쏟아지지만 나그네 위의 불가사의한 손 하나가 모든 것을 대신 맞고, 그로 인해 나그네는 안전하다는 일화를 소개하는데, 이것이 저자의 메시지를 가장 잘 보여준다”고 말했다. 사랑할 수 없는 우리 같은 인간을 사랑하는 하나님의 마음, 그리고 그를 위해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 박혀 죽게 하는 하나님의 마음에 ‘아픔’이라는 내적 속성이 담겨 있다는 것이다.

최 연구원은 “고난이 하나님의 내적 속성이며, 인간도 이렇게 고통과 아픔을 끌어안자는 것이 저자의 설명”이라며 “일본인들이 2차 세계대전 이후 얼마나 아파했는지, 구체적인 전쟁 경험을 토대로 신학적 고찰을 하리라 예상했던 것과 달리 차분하고 논증적으로 설명하고 있어 놀랐다”고 부연했다. 발제 이후 논의는 자연스럽게 한국교회가 ‘아픔’의 문제를 어떻게 다뤄왔는지, 특히 세월호 사건 이후 신학적 논의가 어떻게 전개됐는지에 대한 이야기로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두 책 모두 쉽진 않지만, 2017년 한국사회에서 꼭 생각해볼 만한 주제를 깊숙이 다루고 있다. 기존 강의 자료나 서평 등을 참고하거나 이들처럼 모임을 갖고 함께 읽기에 도전해볼 만한 책들이다.

글·사진=김나래 기자 nara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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