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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 진실·신뢰성 수호하는 일곱 개의 ‘변호’





“모든 성경은 하나님의 감동으로 된 것으로 교훈과 책망과 바르게 함과 의로 교육하기에 유익하니”(딤후 3:16).

사도 바울이 쓴 ‘하나님의 감동’이란 표현은 하나님께서 숨을 불어넣었다는 뜻의 헬라어 ‘데오프뉴스토스(theopneustos)’를 번역한 것이다. 하나님이 숨을 불어넣어 만든 성경에는 당연히 오류가 있을 수 없다. 이는 성경에 오류가 없다는 ‘성경무오설’의 신학적 핵심 근거다.

성경무오설은 “성경의 저자들이 오류에서 완전히 자유로웠을 것”이라고 말한 교부 아우구스티누스, 종교개혁자 장 칼뱅에 이어 1978년 “성경은 하나님이 주신 것으로서 모든 가르침에 오류와 틀림이 없다”고 밝힌 시카고 선언으로 전수돼 왔다. 하지만 포스트모더니즘과 해체주의 영향으로 성경에 오류가 없다는 주장은 신학자들 사이에서 점차 설 자리를 잃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도 데이비드 가너 미국 웨스트민스터신학대학원 교수는 여전히 성경의 무오성을 변호한다. 그가 엮은 ‘성경 정말 하나님의 말씀인가’(세움북스)에는 고집스레 성경무오설을 주장하는 일곱 학자의 글이 실렸다.

마이클 크루거 리폼드신학대학원 교수가 신약의 권위에 대한 도전을 다룬 3장이 눈길을 끈다. 성경의 권위를 흔드는 가장 쉬운 방법은 저자들이 하나님의 영감과 무관하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비판자들은 신약의 저자들이 저술 당시엔 성경을 쓰고 있음을 자각하지 못했고, 한참 뒤에 정경으로 인정받았다고 지적한다.

하지만 이런 주장과 달리 신약에는 저자들이 성경을 쓰고 있다고 인지했음을 알려주는 대목이 등장한다. 바울은 고린도전서 14장에서 “내가 너희에게 편지하는 이 글이 주의 명령인 줄 알라”고 분명히 말한다. 누가 역시 “처음부터 목격자와 말씀의 일꾼 된 자들이 전하여 준 그대로 내력을 저술하려고”(눅 1:2)라고 적었다.

정경의 권위가 교회를 구성하는 사람들로부터 인위적으로 형성됐다는 오래된 비판은 강력하다. 크루거 교수는 성경의 권위는 성경 스스로 증명한다는 전통적 반박을 꺼내든다. 이런 전통의 뿌리에는 “오히려 교회가 성경에 근거했다”고 지적한 칼뱅의 견해가 자리 잡고 있다. 칼뱅은 저서 기독교 강요에서 “성경은 예수 그리스도로부터 선지자와 사도들에게 전해진 가르침”(엡 2:20)이며 “그 터전 위에 교회가 세워졌다”고 설명한다.

영국의 신학자 톰 라이트가 성경이 하나님의 영감으로 지어졌냐는 질문에 명백히 답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담긴 6장도 흥미롭다. 라이트는 저서 ‘톰 라이트와 함께하는 기독교 여행’(IVP)에서 “사람들이 (성경에 대해) ‘무오’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의도는 이해하면서도 나 자신은 그런 것들을 사용하지 않는다”며 “이런 논쟁은 종종 사람들을 성경에서 멀어지게 만든다”고 주장했다. 이 논의 자체에 집착하기보다 성경이 실제로 말하는 바가 무엇인지 집중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이 장을 쓴 존 프레임 리폼드신학대학원 교수는 성경이 참되지 않다면 왜 그 내용을 진지하게 대해야 하느냐고 반문한다. 성경의 무오성 문제는 끊임없이 제기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진실 여부를 따질 가치가 충분히 있다는 것이다.

성경무오설을 논할 때 빠지지 않는 신학자 벤자민 워필드는 “성경이 다른 책들보다 덜 비평받아야 할 대상은 아니다”고 말했다. 성경 무오성을 주장한다고 대화의 가능성을 배제해선 안 된다는 뜻이 담겼다. 열린 자세로 성경무오설에 대한 도전의 역사와 날카로운 비판의 실체를 접하는 가운데 성경이 정말 하나님의 말씀인지 정리하는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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