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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르게 기술한 복음서 네 권 문학 작품으로 읽어라



신약성경의 사복음서는 비슷한 사건을 조금씩 다르게 기술하고 있다. 가령 광야에서 마귀에게 시험받는 예수님의 모습은 마태복음 4장 1∼11절, 누가복음 4장 1∼13절에 자세하게 기록돼 있다. 하지만 마가복음은 1장 12∼13절, 단 두 절에서 짤막하게 언급할 뿐이고, 요한복음에선 아예 찾아볼 수 없다. 또 세 가지 시험의 나열 순서도 마태와 누가는 서로 다르게 기술했다. 도대체 그 이유가 무엇일까. 특별한 이유가 있는 것일까.

그렇다면 우리는 과연 네 권의 복음서를 어떻게 읽어야 할까. 중부대 영어과 장인식 교수가 ‘복음서, 그 차이를 읽다’(예영)에서 이 질문의 답을 찾아 나간다. 그는 서사비평적 성경 해석 방식과 역사비평적 성경 해석을 통해 수직적 읽기와 수평적 읽기를 제안한다.

수직적 읽기는 “각 복음서를 하나의 문학 작품으로 보고, 저자가 어떻게 내러티브를 구성하고 모티프들을 전개 혹은 발전시키는가에 초점을 두고 읽는 것”이다.

수평적으로 읽기란 “본문과 동일한 내용을 담고 있는 다른 복음서의 구절, 즉 병행 본문을 의식하며 읽는 것”이라고 장 교수는 설명한다. 그는 국내외에서 신학 공부를 한 뒤 영어 성경 연구와 함께 복음서 비교 연구를 해왔다. 이 책에선 예수님이 시험당하는 이야기와 ‘개’ 취급당한 수로보니게 여인 이야기, 선한 사마리아인의 비유와 마르다 마리아 이야기까지 4개의 에피소드를 비교하며, 어떻게 새로운 복음서 읽기가 가능한지 모색한다.

그는 복음서가 저자의 신학이며, 대상을 염두에 두고 읽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그는 “마태복음은 이방인 선교에 관심이 있는 유대인 그리스도인, 마가복음은 고대 로마 인근에 있던 기독교 공동체, 누가복음은 헬라 문화권에 있던 이방인 그리스도인, 요한복음은 소아시아를 중심으로 한 기독교 공동체를 위해 쓰였다”며 이러한 대전제 위에서 본문을 해석해 나간다. 영어 성경에 대한 풍부한 연구까지 동원해 성경 읽기와 해석의 새로운 문을 열고 있다.

김나래 기자 nara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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