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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당-김영석] 거대마젤란망원경



천체 관측용 망원경 하면 허블우주망원경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무게 12.2t, 반사경 지름 2.4m, 경통 길이 13m의 광학망원경이다. 대기권 밖에 존재하는 것 중 가장 크다. 미국 천문학자 에드윈 허블의 이름을 따서 명명됐다. 1990년 4월 우주왕복선 디스커버리호에 실려 지구 상공 610㎞ 궤도에 올려졌다. 약 97분에 한 번씩 지구 궤도를 돌며 천체 관측을 한다. 허블을 이을 지름 6m의 제임스 웹 망원경이 1∼2년 이내에 발사될 예정이다.

가장 큰 지상 광학망원경은 카나리아대형망원경이다. 스페인령 카나리아 제도 해발 2400m에 2007년 설치됐다. 36개 육각형 거울로 구성된 지름 10.4m의 반사경으로 빛을 모은다. 하나의 거울로 구성된 망원경으로는 남유럽연합이 칠레에 설치한 VLT다. 지름이 8.2m다. 국내에선 1996년 지름 1.8m의 보현산천문대 망원경이 가장 크다.

이 기록들은 10년 안에 모두 깨질 전망이다. 2026년 완성 목표인 거대마젤란망원경(GMT) 때문이다. 지름 8.4m의 거울 7장을 모아 25.4m의 반사경과 동일한 능력을 갖게 된다. 해상도는 허블보다 10배 이상 높다고 한다. 칠레 라스캄파나스 천문대에 설치된다. 최근 GMT의 다섯 번째 반사경 제작에 착수했다고 한다.

우리가 관심을 갖는 이유가 있다. 2003년 시작된 GMT계획에는 처음 미국 6개, 호주 2개 기관이 참여했다. 우리나라는 2009년 10% 지분인 1000억원을 투자하면서 합류했다. 우리는 1차 반사경이 모은 빛을 초점으로 모아주는 2차 거울을 만드는 역할을 맡고 있다. GMT가 완성되면 매년 1개월 독점 사용한다.

우리 민족은 과거 천문 선진국이었다. 서양보다 1000년 앞서 태양 흑점을 관찰했다는 기록도 있다. 지금은 상황이 많이 다르다. 선진국들은 2020년을 우주 시대 원년으로 삼고 다양한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우리는 초보 단계에 머물러 있다. 1609년 천체 관측용 망원경을 처음 만든 이가 ‘그래도 지구는 돈다’는 명언을 남긴 갈릴레오 갈릴레이다. 어디선가 묵묵히 연구에 몰두하고 있을 우리의 수많은 갈릴레이들이 마음 놓고 뜻을 펼칠 수 있도록 과학기술계에 대한 정부의 인식 전환과 전폭적인 지원이 시급하다.

김영석 논설위원, 그래픽=이영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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