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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스턴, 허리케인 상처 딛고 첫 ‘챔피언 반지’

휴스턴 애스트로스 선수들이 2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LA 다저스와의 2017 미국프로야구(MLB) 월드리시즈 최종 7차전에서 우승을 확정한 뒤 마운드에 모여 기쁨을 만끽하고 있다. 1962년 창단한 휴스턴은 이날 다저스를 5대 1로 꺾고 55년 만에 월드시리즈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오른쪽 위 작은 사진은 휴스턴 선수들이 유니폼 왼쪽 가슴 부분에 붙인 ‘휴스턴 스트롱’ 패치. AP뉴시스


재난 이후 유니폼 왼쪽 가슴에
‘휴스턴 스트롱’ 새긴 패치 붙여
7차전까지 가는 혈전 속 축배

‘휴스턴 스트롱(휴스턴은 강하다)’

미국프로야구(MLB) 휴스턴 애스트로스 선수들이 허리케인 ‘하비’로 상처를 입은 지역민들에게 월드시리즈 우승컵을 바치겠다는 약속을 결국 지켜냈다. 이는 1962년 팀 창단 이후 55년 만에 품은 첫 월드시리즈 우승 트로피여서 더욱 값진 선물이 됐다.

2017 월드시리즈 최종 7차전이 열린 2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다저스타디움. 휴스턴은 LA 다저스를 5대 1로 꺾고 시리즈 전적 4승 3패를 기록해 MLB 최정상에 섰다. 우승이 확정되자 휴스턴 선수들은 다함께 마운드 곁으로 모여 들었다. 미리 준비한 우승 기념 모자와 티셔츠를 입고서 얼싸 안은 채 첫 우승의 기쁨을 만끽했다. 영광스런 장면을 지켜보던 일부 휴스턴 팬들은 감격의 눈물을 쏟아냈다.

지난 8월 미국 텍사스주의 휴스턴에는 최대 시속 210㎞의 초강력 허리케인이 불어 닥쳤다. 미국 역사상 최고 강수량(1.25m)을 기록한 물폭탄도 동반됐다. 80여명이 사망했고 피해규모는 1000억 달러(약 111조 4000억원)를 넘어섰다.

휴스턴 선수들은 슬픔에 빠진 지역민들에게 우승 만이 선물이라고 생각했다. 재난 이후 유니폼 왼쪽 가슴 부분에 ‘휴스턴 스트롱’이라고 새겨진 패치를 붙인 채 경기에 나섰다. 선수들은 위로의 의미로 ‘휴스턴 스트롱’ 문구가 써진 티셔츠도 입었고, 주 1회 지역센터에 가서 봉사활동까지 했다. 휴스턴은 올 정규시즌 101승 61패를 기록해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 정상에 올랐다. 그리고 약 한 달간의 포스트시즌 여정 끝에 월드시리즈 무대 접수까지 성공했다.

정상에 오른 휴스턴 A.J. 힌치 감독은 “휴스턴, 우리는 이제 챔피언 도시다”고 외치며 지역민들을 위로했다. 이어 “이 우승컵을 들고 휴스턴에 돌아가겠다. 이번 월드시리즈는 역사상 최고의 시리즈였다”고 우승 소감을 전했다.

휴스턴의 1번 타자 조지 스프링어는 월드시리즈 7경기 타율 0.379로 맹타를 휘둘러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다. 스프링어는 이날 팀이 3-0으로 앞선 2회초 2사 3루에서 다저스 선발 다르빗슈 유를 상대로 투런포를 쏘아 올리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이 홈런으로 스프링어는 월드시리즈 사상 최초로 4경기 연속포라는 기록을 써냈다. 또 이번 시리즈에서만 홈런 5방을 때려낸 그는 시리즈 최다홈런 타이기록도 함께 달성했다.

스프링어는 “가슴에 붙인 이 패치에는 많은 의미가 있다. 챔피언에 올라 너무 행복하다”며 “우리 팬들에게 오늘의 승리를 바친다. 휴스턴으로 돌아가 진짜 축제를 즐기겠다”고 말했다.

1988년 이후 29년 만에 시리즈 정상을 노렸던 다저스는 최종전 혈투 끝에 무릎을 꿇었다. 다저스 타선은 휴스턴 투수들의 커브볼에 속수무책으로 당하며 고개를 떨궜다. 다저스 선발 다르빗슈는 1⅔이닝 3피안타(1피홈런) 5실점(4자책점)으로 난조를 보이면서 패배의 빌미를 제공했다. 이날 부진으로 다르빗슈의 시리즈 평균자책점은 21.60까지 치솟았다. 이는 두 경기 이상 월드시리즈 선발을 소화한 투수 중 1921년 프레드 토니(23.62) 이후 96년만의 최악 수준이었다.

다저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한 팀만이 우승을 할 수 있는데 휴스턴은 좋은 팀이었다. 내년에 다시 이 자리에 서겠다”며 다음을 기약했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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