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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드라마에 한 번 빠지면 절대 못 구해줘!

케이블채널 OCN 드라마 ‘구해줘’에 출연하는 배우들 모습이 담겼다. 이들 배우는 저마다 출중한 연기력을 뽐내며 극의 재미를 배가시키고 있다. 지난달 5일 첫 방송된 ‘구해줘’는 총 16부작으로 현재 종영까지 2회만을 남겨 놓고 있다. CJ E&M 제공


사이비 종교의 폐해를 이토록 리얼하게 그려낸 드라마가 있었던가. 드라마만 봐도 황당무계한 교리를 앞세워 혹세무민하는 종교 집단이 얼마나 위험한지 실감할 수 있다. 바로 케이블채널 OCN에서 매주 토·일요일 밤 10시20분에 방영되는 ‘구해줘’ 얘기다. 지난달 5일 첫 방송된 이 작품은 비범한 스토리를 앞세워 요즘 안방극장을 들썩이게 만들고 있다.

20일 시청률 조사기관인 닐슨코리아가 내놓은 자료를 보면 지난 17일 방영된 구해줘 14회의 시청률은 전국 유료방송 플랫폼 기준 3.0%였다. 순간 최고 시청률은 4.1%까지 치솟았다. 케이블채널 프로그램인 점을 감안하면 나쁘지 않은 성적이다.

무엇보다 화제성이 상당하다. 구해줘는 CJ E&M이 지난 11일 내놓은 콘텐츠영향력지수(CPI) 순위에서 12위에 랭크됐다. SNS 버즈량(언급 횟수) 등을 토대로 매겨지는 CPI 랭킹에서 이 작품보다 높은 순위를 차지한 드라마는 KBS 2TV 주말극 ‘황금빛 내 인생’(7위)밖에 없었다. 작품에 출연하는 신예 서예지 우도환 등은 스타로 발돋움했다.

구해줘는 ‘사이비 스릴러’를 표방한다. 조금산 작가의 웹툰 ‘세상 밖으로’를 각색했다. 제작진은 원작이 그렇듯 끔찍한 폭력에 노출된 사람들의 이야기를 가감 없이 그려낸다.

배경은 ‘새하늘님’이라는 엉터리 신을 섬기는 ‘구선원’이라는 종교 집단이다. 이들은 교묘한 방식으로 사람들을 꼬드기고 돈을 뜯어낸다. 극악무도한 범죄도 서슴지 않는다. 태연한 얼굴로 살인까지 저지른다. 이 집단에 포섭당한 이들은 교주를 ‘영부(靈父)’로 떠받든다.

부모가 사이비 종교에 빠지면서 어쩔 수 없이 구선원에 들어간 임상미(서예지)가 주인공이다. 드라마는 고교 시절 상미를 좋아한 ‘촌놈’들이 상미를 이 집단에서 구하기 위해 벌이는 모험담을 뼈대로 삼는다. 여기에 바닥까지 추락한 상미 가족의 이야기가 더해지고, 구선원 수뇌부의 추악한 행각이 포개진다. 한 번 보면 다시 볼 수밖에 없는 중독성 강한 스토리다.

배우들의 연기도 훌륭하다. 상미를 구하려는 ‘촌놈’들로 등장하는 옥택연 우도환 이다윗 등은 개성 넘치는 캐릭터를 구현해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교주 백정기 역을 맡은 조성하를 비롯해 박지영 윤유선 손병호 정해균 김광규 등 베테랑 배우들의 열연도 인상적이다.

제작진은 이 작품을 만들기 위해 촬영에 들어가기 전, 국내 이단 문제 전문가를 찾아다니며 자문을 구했다고 한다. 수많은 사이비 종교 피해 사례도 수집했다.

연출을 맡은 김성수 PD는 본보와 통화에서 “특정 사이비 종교 집단을 염두에 두고 만들진 않았다”며 “사람들이 왜 사이비 종교에 빠지는지, 이런 집단에 포섭당한 이들은 어떤 사람들인지 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김 PD는 “사이비 종교를 중심으로 한국 사회의 다양한 병폐를 그리고 싶었다”며 “기대한 것보다 더 큰 사랑을 받고 있어 감사하다”고 했다.

이단 문제 전문가들도 구해줘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다. 탁지일 부산장신대 교수는 “피해자의 시각으로 사이비 종교 집단의 실상을 전하는 게 특징”이라며 “국내 사이비 종교 집단들의 공통점을 두루 망라해 보여주고 있는 점도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사이비 종교 문제는 가정을 파탄시킬 뿐만 아니라 지역 공동체까지 뒤흔들곤 한다”며 “구해줘는 사이비 종교의 심각성을 환기시키는 좋은 작품”이라고 호평했다.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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