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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가운 단막극 러시…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건, 참신함

8년째 단막극의 명맥을 이어온 2017 KBS 드라마스페셜 ‘우리가 계절이라면’의 한 장면. 같은 반 친구 동경(진영·왼쪽)과 해림(채수빈)은 서로에게 끌림을 느낀다. KBS 제공




가까스로 명맥을 이어온 단막극 시장에 오랜만에 활기가 감돌고 있다. 지상파 중 유일하게 매년 단막극을 제작해온 KBS는 올해도 10편의 ‘드라마스페셜’을 준비했고, 신흥 드라마 강국으로 떠오른 tvN과 JTBC 또한 단막극 제작에 뛰어들었다.

KBS 드라마스페셜은 지난 3일 방송된 ‘우리가 계절이라면’을 시작으로 10주간 매주 일요일 오후 10시40분 단막극 한 편씩을 선보인다. 10편의 작품을 관통하는 하나의 주제는 ‘멜로’. 이 가운데 8편은 신인작가들이 집필했고, 나머지 2편은 지난해 단막 극본 공모 당선작이다.

출발부터 조짐이 좋다. 채수빈 장동윤 진영(B1A4) 등 신예들이 이끈 ‘우리가 계절이라면’은 지난해 방영된 드라마스페셜 10편과 비교해 가장 높은 시청률(4.1%·닐슨코리아·전국 기준)을 기록했다. 풋풋하고 아린 첫사랑의 추억을 그린 이 작품은 부산 통영 거제를 배경으로 감각적인 영상미를 완성해냈다.

오는 10일부터는 ‘만나게 해, 주오’ ‘정마담의 마지막 일주일’ ‘당신은 생각보다 가까이에 있다’ ‘우리가 못자는 이유’ ‘혼자 추는 왈츠’ ‘그날 이후 비스듬히’ 등이 이어진다. 정성효 KBS 드라마센터장은 “작품 수는 늘었지만 소재가 궁핍해진 현 상황에 단막극이 드라마의 원천을 찾아가는 나침반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tvN은 오는 12월부터 내년 2월까지 단막극 10편을 순차적으로 공개한다. 모기업인 CJ E&M이 오는 2020년까지 약 130억원을 투자해 진행 중인 신인작가 지원 사업 ‘오펜(O’PEN)’의 일환으로 제작된 작품들이다.

걸그룹 구구단 멤버 강미나가 주연하는 ‘직립 보행의 역사’가 스타트를 끊는다. 이외에도 ‘B주임과 러브레터’ ‘가해자들’ ‘낫 플레이드’ ‘마지막 식사를 만드는 여자’ 등이 촬영을 준비 중이다. 김지일 오펜 센터장은 “미니시리즈가 작가·연출에게 많은 부담을 주고 있는 상황이라 작품 위주의 단막극이 새롭게 부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JTBC는 올초 진행한 단편 드라마와 웹 드라마 공모전 우수작을 토대로 여러 편의 단막극을 선보인다. 온라인과의 연계로 차별화를 꾀했다. 일부 내용을 온라인에 선공개하고 결말은 본방송을 통해 보여주는 방식이다. ‘힙한선생’에는 걸스데이 유라, ‘알 수도 있는 사람’에는 소녀시대 수영이 합류해 주목도를 높였다.

신인 작가·연출·배우의 등용문인 동시에 실험적인 시도의 장(場)인 단막극은 탄탄한 드라마 산업을 위해 필수적인 요소다. 하지만 상업적인 이유로 외면 받아온 게 사실이다. 신주진 대중문화평론가는 “드라마의 발전과 다양성 확보 차원에서 단막극 시장이 다시 활기를 띠는 건 매우 긍정적인 현상”이라고 말했다.

단막극이 보다 단단하게 자리를 잡기 위해선 모바일·웹 드라마와의 연계 개발도 중요하다. 김교석 대중문화평론가는 “기존 TV 콘텐츠와 웹 드라마가 접목될 수 있는 지점이 바로 단막극의 형태”라며 “그런 점에서 단막극을 더 가치 있게 생각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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