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예배 365-9월 7일] 은혜의 순간



찬송 : ‘천부여 의지 없어서’ 280장(통 338)

신앙고백 : 사도신경

본문 : 누가복음 15장 18~24절

말씀 : 언제부터인가 ‘별의 순간’이라는 말이 유행처럼 퍼졌지요. 원로 정치인 한 분이 이 말을 사용해 널리 퍼진 것인데 ‘별의 순간’이란 ‘운명적 시간, 결정적 순간’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별의 순간이 다가온다’ 혹은 ‘별의 순간을 잡아라’는 말은 유명인이나 젊은이, 정치가 등에게나 어울릴 법한 말입니다.

그리스도인들은 별의 순간이 아니라 은혜의 순간을 경험해야 합니다. 은혜의 순간이란 어떤 때를 말하는지 오늘 말씀의 비유를 통해 알 수 있습니다. 이 비유는 역사상 가장 위대한 단편소설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 이야기를 통해 우리는 별의 순간을 잡으려는 욕망과 은혜의 순간을 체험한 감동을 동시에 발견할 수 있습니다.

먼저, 집을 나간 아들은 유산으로 받을 몫을 미리 챙겼습니다. 젊은 나이에 적지 않은 재산을 손에 쥐게 된 것이지요. 아마도 본인도, 그리고 주변의 친구들도 이 아들을 보고 ‘별을 잡았다’며 좋아했을 겁니다. 돈 걱정 없이 ‘먹고 마시고 즐기는’ 삶을 살 수 있다면 누군들 그 순간을 마다할까요? 그런데 이 아들은 별의 순간을 잡는다는 것이 얼마나 허무한 것인지를 우리에게 보여줍니다.

재산을 다 탕진하고 흉년마저 찾아와 이 아들은 인생의 바닥으로 처박히고 맙니다. 굶주려 죽을 상황이 돼서야 그는 아버지와 아버지의 집을 떠올립니다. 그리고 목숨만이라도 부지하고픈 생각에 아버지께 돌아갈 마음을 먹습니다. 당시 이스라엘 사람들은 가출 후 돌아온 사람에게 항아리를 깨뜨리는 ‘케자짜’(단절)의식을 행했다고 합니다. 회복할 수 없는 관계를 공식화하는 것이지요.

하지만 비유 속 아버지는 어떻게 했나요? 아버지는 당시 율법 규정을 아랑곳하지 않고 달려갔고, 안아주고, 좋은 옷을 입히고, 가락지를 끼우고 신을 신긴 후 잔치를 벌입니다. 아들이 당할 창피를 아버지가 대신 당할 심산으로 은혜를 베풀었던 것입니다. 이런 아버지가 베푸는 은혜를 만난 순간 아들의 마음은 무너졌던 것입니다.

이후 이어지는 이야기는 없지만 우리는 분명히 알 수 있습니다. 은혜의 순간을 체험한 이 아들은 분명 새사람이 돼 아버지께 효도하며 즐겁게 온 가족을 섬기며 살았을 것입니다.

은혜로운 찬송가 305장 ‘나 같은 죄인 살리신’의 작사자 존 뉴턴 목사님은 노예상을 하던 한밤중 풍랑 속에서 죽을 고비를 만났을 때, ‘주여 우리에게 자비를 베푸소서’라고 외치며 펼친 말씀 누가복음 11장 13절에서 은혜의 순간을 체험했고 변화된 새 삶을 살게 됐습니다.

세상은 별의 순간을 잡기 위해 달려가라고 합니다. 하지만 그 마지막이 항상 아름답고 행복한 것은 아닙니다. 오늘 말씀엔 별의 순간 이전에 은혜의 순간을 체험하라고 적혀 있습니다. 그럴 때 우리는 참 성도로 변화된 삶을 살아가게 될 것입니다.

기도 : 주님의 은혜를 체험하는 은혜의 순간을 오늘도 기다립니다. 언제 어디서나 베푸시는 하나님의 놀라운 은혜를 맛보는 복된 하루가 되게 하소서. 아멘

주기도문

최효석 목사(서울 무지개언약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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