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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태근 목사의 묵상 일침] 다시 시작하게 하시는 하나님



구약 성경 에스라서에는 바벨론 포로 생활을 마치고 귀환한 유다 백성들이 무너진 성전을 재건하는 이야기가 나온다. 처참히 무너졌던 예루살렘 성전이 재건되는 일은 말 그대로 꿈같이 시작됐다. 바벨론을 정복한 바사 제국의 황제 고레스는 포로 되었던 유다인들에게 고향 땅으로 돌아가 성전을 재건하라는, 생각지도 못한 명령을 내렸던 것이다.

그러나 무너진 성전을 다시 세우는 일은 결코 녹록지 않았다. 공사를 시작하자마자 주변 민족의 방해가 있었다. 그 방해는 매우 조직적이면서도 끈질겼기에 어렵게 시작된 성전 재건은 결국 중단되고 만다. 유다인들은 깊이 낙심해 성전 공사를 멈춘 채 20년 가까운 시간을 흘려보냈다.

그때, 하나님은 선지자 학개와 스가랴를 세우셔서 그들을 통해 유다 백성에게 말씀을 주신다. 하나님의 말씀이 임하자 공동체의 지도자들과 백성은 성전 공사를 위해 일어서게 됐다. 도무지 재개될 가망이 보이지 않던 공사를 다시 시작할 수 있도록 일으키는 힘은 하나님의 말씀으로부터 나왔다.

실패하고 오랜 침체에 빠지면 다시 시작하고픈 마음조차 일어나지 않을 때가 많다. 그때 새로운 마음을 주시고, 일어날 힘을 주시는 분은 하나님이시다. 참된 부흥과 새로운 시작은 하나님만이 주도하신다. 다시 시작할 힘은 인간적인 위로나 격려가 아니라 하나님의 말씀으로부터 나온다.

다시 공사를 시작하도록 이끈 하나님 말씀의 단서는 학개서에서 얻을 수 있다. 그 말씀은 격려와 위로의 말씀이 아니라 유다 백성들의 속내를 들춰내는 것이었다. 주위 대적들의 방해로 공사가 중단되는 것을 보면서 유다 백성들은 ‘아직 성전 재건을 위한 하나님의 때가 아니다’라고 생각했다. 그들은 침체와 실패를 합리화했던 것이다. 이 합리화의 이면에는 욕망이 자리 잡고 있었다.

중단이 계속된 이유는 따로 있었다. 하나님은 학개 선지자를 통해 하나님의 집을 재건해야 할 백성들이 정작 자신들의 집을 꾸미는 데만 열을 올리고 있었다는 사실을 들추어내신다. 성전이 황폐한 상태로 방치되든 말든, 그들은 자신들의 안위만을 생각했던 것이다.

하나님께서 포로 된 백성들을 예루살렘으로 돌아오게 한 것은 그들로 하여금 하나님의 집을 다시 세우게 하시기 위함이었다. 그러나 유다 백성들은 주변의 방해를 핑계 삼아 아예 하나님의 성전을 재건할 생각 자체를 놓아버렸다. 그들은 하나님께서 주신 사명을 잊은 채 자기 생활에만 몰두하고 있었다.

하나님은 백성들이 그 사명과 무관하게 자기 삶에만 빠져 있는 것을 방관하지 않으셨다. 살아있는 하나님의 말씀을 주셔서 그들의 폐부를 찌르시고, 돌이켜 사명의 자리로 돌아오게 하신다. 그들에게 임한 하나님의 말씀은 쓰디쓴 약과 같았다.

우리 역시 오랜 영적 침체를 합리화하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봐야 한다. 침체가 오래되면 그것을 방관하기 쉽다. 그러므로 여러 상황으로부터 만들어진 핑계들이 사실 우리 욕망을 감추기 위한 수단은 아니었는지 하나님의 말씀에 비추어 살펴야 한다. 영적으로 느슨해진 삶, 하나님이 주신 사명을 잃어버리고 자기만족만을 추구하는 삶에서 벗어나야 한다.

오랜 침체에서 벗어나 다시 시작할 수 있는 힘은 다른 곳에서 나오지 않는다. 교회 갱신과 부흥은 오직 하나님의 말씀으로부터만 시작된다. 때론 아프더라도 하나님의 말씀을 듣는 것만이 살길이다. 살아 있고 활력 있는 하나님의 말씀은 우리의 속내를 드러내어 죄를 자복하게 하시고, 하나님이 주신 사명의 자리로 돌아가게 한다. 지금은 그 어떤 소리와 소식보다 하나님의 말씀에 귀 기울여야 할 때다. 그 말씀만이 우리와 교회의 삶에 새로운 생명과 활기를 불어넣으실 것이다.

송태근 삼일교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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