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예배 365-5월 7일] 기독교인의 축복



찬송 : ‘주님의 뜻을 이루소서’ 425장(통 217)

신앙고백 : 사도신경

본문 : 히브리서 13장 20~21절


말씀 : 히브리서는 저자가 누구인지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고 수신인도 교회인지 특정 개인인지 분명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그 내용은 예수 그리스도에 관한 것이며 복음입니다. 특히 오늘 본문은 기독교적인 축복이 무엇인지를 매우 잘 보여 주는데, 엄숙한 축복을 기원하는 대목입니다.

한국 사람들은 새해 인사를 ‘복 많이 받으세요’로 할 만큼 다른 사람에게 자주 복을 빌어줍니다. 복을 비는 인사를 건네는 좋은 성품을 가진 민족입니다. 그런데 복의 내용에 대해서는 기독교인으로서 한 번쯤은 고찰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1997년 IMF 외환위기로 경제뿐 아니라 마음마저 얼어붙었습니다. 2000년대 초반에는 어느 정도 극복했는데 그 무렵 한 카드 회사가 만든 광고가 화제가 됐습니다. 기독교를 연상하게 하는 크리스마스 복장을 입은 여배우가 “여러분 부자 되세요”라고 하는 광고였죠.

경제난을 딛고 일어난 우리 사회에서 복 받는 건 곧 부자가 되는 걸 의미했습니다. 부자가 되기 위해 안간힘을 쓴 우리 사회는 20년이 지난 지금 세계에서 열 번째로 잘 사는 나라가 됐습니다.

과연 우리는 복 받은 것일까요? 성경이 이야기하는 복을 누리고 있는 것일까요? 히브리서는 독자들에게 복을 빌면서 ‘선한 일에 온전해질 것’ ‘하나님의 뜻을 행할 것’ ‘예수 안에서 즐거운 것들을 이룰 것’을 기원하고 있습니다. ‘건강의 복’과 ‘물질의 복’ ‘관계의 복’과 같은 내 삶을 윤택하게 하는 것들을 목록에 넣지 않았습니다.

잘 생각해보면 선한 일을 위해 이익을 포기해야 할 때도 있을 것입니다. 하나님의 뜻을 행하기 위해 내 뜻을 접어야 할 수도 있습니다. 예수 안에서 즐거운 것들이 꼭 내게도 즐거운 일이라 할 수도 없습니다. 그러나 히브리서 저자는 이러한 것들로 축복을 선언하고 있습니다. 그것이 예수 그리스도와 아버지 하나님께 영광이 되기 때문입니다.

시인 윤동주는 신앙과 관련된 여러 작품을 남겼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십자가’인데 일부를 살펴봅니다.

“괴로웠던 사나이/행복한 예수 그리스도에게처럼/십자가가 허락된다면//모가지를 드리우고/꽃처럼 피어나는 피를/어두워져가는 하늘 밑에/조용히 흘리겠습니다”.

십자가는 괴로운 것이었지만 그 길이 예수님을 행복하게 했다는 생각, 자신도 기회가 있다면 기꺼이 그 십자가를 지겠다는 시인의 은유를 통해 기독교인의 복을 새롭게 생각해 봅니다. 하늘 뜻을 받드는 것이 복이라고, 예수님의 길을 따르는 것이 복이라고 말입니다.

신앙의 가정에서 자녀들에게 물려주어야 할 가장 큰 유산, 그들에게 빌어주어야 할 가장 큰 복이 이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예수님의 길을 따르기를, 선한 일에 온전해지기를, 하나님의 뜻을 행하기를 간절히 바라는 축복을 가정과 교회에서 선포하며 기독교인의 축복을 온당하게 세워가기를 소망합니다.

기도 : 하나님, 세속적인 복과 하나님이 주시는 복을 혼동하며 살지 않도록 우리 정신과 영혼을 깨워 주시옵소서. 하나님의 뜻을 받드는 것이 복임을, 예수 그리스도의 길을 따르는 것이 복임을 가슴에 품고 살아가게 하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주기도문

민대홍 파주 서로교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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