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예배 365-8월 11일] 센 기도



찬송 : ‘그 참혹한 십자가에’ 269장(통 211)

신앙고백 : 사도신경

본문 : 누가복음 11장 4절


말씀 : 예수님께서 직접 가르쳐 주신 주기도는 마태복음과 누가복음, 두 군데에 나와 있습니다. 마태복음은 6장 9~13절에 나와 있고, 누가복음은 11장 2~4절에 나와 있습니다. 우리는 두 가지 기도문 중에서 마태복음의 본문을 주로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이 본문에 익숙하지만, 누가복음의 본문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습니다. 가능하면 두 가지 주기도를 직접 찾아보고 비교하면 좋겠습니다.

누가복음의 기도는 마태복음의 기도보다 비교적 간략합니다. 예를 들면 하나님을 부르는 말도 마태는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라고 하지만 누가는 그냥 ‘아버지’라고 합니다. 성경학자들은 이런 점에서 누가복음의 주기도가 마태복음의 것보다 더 먼저 생긴 것이 아닌가 하고 조심스럽게 추측합니다. 누가의 기도문이 더 원초적이고 마태는 누가의 기도문을 좀 더 확대한 것이라고 설명합니다.

저는 두 가지 주기도를 비교해 읽다가 누가복음 주기도의 한 대목에서 딱 걸렸습니다. “우리가 우리에게 죄지은 모든 사람을 용서하오니”(4절)라는 대목에서 ‘모든’이라는 말입니다. 마태복음에는 어떻게 되어 있을까요. 마태복음에는 ‘모든’이라는 말이 빠져 있습니다. 성경을 소설책 읽듯이 쓱쓱 읽어나갈 때는 알아차리지 못했는데 찬찬히 묵상하며 읽다 보니까 이 말씀이 성큼 다가왔습니다.

내게 죄지은 모든 사람을 용서한다고요. 이 말씀을 어떻게 감당할 수 있을까요. 솔직히 털어놓고 말하면 한 사람의 잘못도 용서하지 못해서 낑낑대고 잠을 이루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어떻게 모든 사람을 용서하나요. ‘모든’이라는 말 때문에 저는 성경을 더 읽어나갈 수가 없었습니다.

성경을 덮고 그 자리에서 하나님께 기도를 드렸습니다. 그러면서 저 자신의 모습을 돌아보니 부끄럽기 짝이 없었습니다. 다른 사람의 조그만 허물조차 덮어주지 못하는 옹졸한 마음이 초라하게 보였습니다. 반면 예수님의 말씀은 제 앞에 태산같이 까마득하게 서 있었습니다. 이 산을 어떻게 넘을까요. 제힘으로는 도저히 불가능하게 생각되었습니다. 성경을 읽을 때는 성령의 도우심을 청해야 한다는 말을 실감했습니다.

얼마 전 친구가 제게 전화를 해서 기도를 부탁했습니다. 승진 시험을 앞두고 있는데 ‘세게’ 기도를 해 달라고 특별히 강조했습니다. 어떤 것이 센 기도일까요. 큰 소리로 부르짖는 기도, 아니면 밤새워 드리는 기도. ‘모든 사람을 용서하오니.’ 이 기도는 보통 기도가 아닙니다. 차원 높은 기도입니다. 신앙의 깊은 경지에 들어선 사람이라야 드릴 수 있는 기도입니다. 친구의 말처럼 ‘센 기도’입니다. 마태복음의 기도도 센 기도지만 누가복음의 기도는 그보다 훨씬 더 센 기도입니다.

저도 센 기도를 한 번 드려 보고 싶은데 잘 될는지 걱정부터 앞섭니다. 여러분도 가정에서 가족들과 함께 센 기도를 드려 보십시오.

기도 : 하나님, 저희가 단 한 사람이라도 진심으로 용서하고 싶습니다.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주기도문

오종윤 목사(군산 대은교회)
 
트위터 페이스북 구글플러스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