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오피니언  >  칼럼  >  기타

[사설] 美 국무장관 교체 배경 예의주시해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3일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을 전격 경질함으로써 또 다시 ‘예측불가능한 지도자’라는 부정적 인식을 각인시켰다. 역사적인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주무장관을 교체한 점은 납득하기 어렵다. 트위터로 경질 소식을 알린 방식 또한 전례가 없다. 대화파인 틸러슨 장관의 이탈로 트럼프 대통령 주변에서 ‘아니오’라고 할 수 있는 사람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다. 대북 정책 등 외교안보 측면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돌발적인 강경 색채가 더욱 뚜렷해질 게 자명하다.

후임으로 마이크 폼페이오 중앙정보국(CIA) 국장을 지명한 데 담긴 메시지는 선명하다. 그는 대화보단 압박을 통한 북핵 폐기 입장을 견지해온 강경파다. 북한과 김정은 정권 분리를 역설하며 선제공격 카드를 계속 거론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이 “나와 항상 같은 주파수”라고 할 정도로 복심으로 통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우월적 힘을 기반으로 북한과 대화에 임하겠다는 기조를 분명히 한 셈이다. 북한의 요구에 끌려가지 않고, 비핵화 성과를 확실히 내겠다는 의지도 담겨 있다. 북한에 눈속임이나 시간끌기는 더 이상 용납하지 않겠다는 분명한 시그널을 보낸 것이다. 특히 협상이 결렬되면 군사적 옵션으로 무게를 옮길 가능성을 열어뒀다는 측면에서 우려스럽기까지 하다.

정부는 “한·미 공조에 큰 변수가 되지 않을 것”이라는 한가한 평가만 하고 있을 때가 아니다. 미국의 대북 정책 기조 변화 흐름을 예의주시해야 한다. 각급 차원의 외교 채널을 풀가동하면서 미국과의 공조 수위를 높여 나가야 할 때다. 미국이 실질적 비핵화에 방점을 찍고 나선 만큼 우리 또한 이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남북 정상회담 준비과정에서 북한이 진정한 의미의 비핵화 조치를 취하도록 적극 유도해야 한다. 북한은 단단하게 준비하고 나오지 않으면 북·미 정상회담 이후 김정은 정권의 안전이 위협받을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트위터 페이스북 구글플러스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