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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부터 새로워지겠습니다] 수감자 자녀들의 절실한 기다림



죄인들을 위해서 가장 낮은 곳 말구유로 오신 아기 예수를 기다리는 강림절입니다. 우리 사회에는 가장 작기에 가장 절실한 그리움으로 기다리는 0.5%의 아이들이 있습니다. 바로 본인들의 죄가 아니라 부모의 잘못으로 부모가 수감되면서 부모와 헤어져 있는 아이들입니다.

아동복지실천회 세움은 우리 사회에 숨겨져 있고 감춰진 제2의 피해자, 아무 잘못 없음에도 부모의 죄와 수감으로 인해 손가락질 받고 있는 수감자 자녀들의 비밀 친구입니다. 그 아이와 가족은 누구에게도 당당히 자신의 가족 이야기를 할 수 없습니다. 아이들 역시 그리운 부모를 당당하게 만날 수 없습니다.

우리나라 전체 아동 가운데 그런 아이들이 약 5만 명이나 됩니다. 그중 부모의 수감 사실을 알고 있는 아이들은 10명 중 4명밖에 되지 않습니다. 그리고 그 가운데 부모 면회를 가는 아동은 3명 중 한 명꼴(30% 정도)에 불과합니다. 그러나 아이들은 부모를 그리워하고 만나고 싶어합니다. 두 시간 넘게 버스를 타고 아버지를 찾아가 2년 만에 30분간 짧은 만남을 갖고 돌아온 아이도 있습니다.

실제로 유엔아동권리협약 제9조는 부모와 분리된 아동들은 정기적으로 부모를 만날 권리가 있음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이들은 면회 비용이 없어서, 교도소와의 거리가 너무 멀어서, 면회 시간 제한으로, 동행자가 없어서, 몸이 아파서 등의 이유로 부모를 만날 수 없습니다.

어느 날 갑작스럽게 부모가 수감되면 수감자 자녀들은 매우 급격하게 어려움을 겪습니다. 아이들은 경제적으로 우리 사회 빈곤 아동보다 5배나 더 어려워집니다. 밥을 먹고 옷을 입고 학교에 다니는 일상생활에서도 큰 불편함을 갖게 됩니다. 더욱이 아이들은 부모와 헤어지게 되면서 마음의 병을 갖게 되는, 이중적 어려움을 안고 지내고 있습니다.

아기 예수의 탄생은 죄인일 수밖에 없는 우리 모두에게 복된 소식이며 화해의 소식입니다.

마태복음 25장 36절에서 예수님은 ‘헐벗었을 때에 옷을 입혔고 병들었을 때에 돌보았고 옥에 갇혔을 때에 와서 보았느니라’라고 말씀하고 계십니다. 그 말씀대로 옥에 갇혀있는 사람들의 아이들, 수감자 자녀에게도 아기 예수의 탄생이라는 복된 소식이 나눠져야 합니다.

기다림 속에 강림절을 보내면서 수감자 자녀의 비밀 친구, 기댈 어깨를 내어주는 사랑 나눔이 일어나길 바랍니다. 나부터 먼저 우리 사회의 가장 낮은 곳에 눈길을 보내고 손길이 머무는 시간이 되길 바랍니다. 밤새 양떼를 지키던 목자들에게 나타난 그 밝은 빛이 우리 사회에 숨겨져 있고, 외로운 수감자 자녀들에게도 밝게 비치는 복된 성탄이 되길 소망합니다.

이경림 상임이사(아동복지실천회 세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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