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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부터 새로워지겠습니다] 이웃사랑에 앞장서겠습니다



길거리에서 강도당해 목숨을 잃어가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그를 보고도 못 본 체하고 제 갈 길 가기 바쁜 이들이 있었습니다. 제사장과 레위인입니다. 당시 유대인 중에서도 지도자급에 속한 사람들이었으나 정작 타인의 위기 순간을 방관하기에 급급했습니다.

그러나 유일하게 사마리아인만은 그 사람을 지나치지 않았습니다. 정성껏 보살피며 이웃으로 섬겼습니다. 그 옛날 사마리아인은 종교적 이유 혹은 혼혈이라는 이유로 사람 취급을 받지 못하는 낮고 천한 사람이었습니다. 하지만 이웃을 섬기는 일에 주저하지 않고 발 벗고 나섰습니다. 누구도 관심과 동정을 베풀지 않았던 나약한 사람에게 조건 없는 사랑을 베풀었습니다.

우리는 이 일화를 통해 바로 지금 도움을 필요로 하는 이웃에게 도움의 손길을 건넬 수 있다면 그것이 바로 진정한 이웃이라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진정한 사랑은 인종 국경 종교를 초월한 것입니다.

자선냄비의 계절, 12월이 돌아왔습니다. 90년의 역사를 가진 자선냄비는 한국 나눔운동의 대표이자 온 국민이 참여하는 나눔의 축제로 자리 잡았습니다. 올해 역시 늘 그랬듯 구세군의 빨간색 자선냄비는 펄펄 끓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물론 도움이 가장 필요한, 앞선 사마리아인이 했던 것처럼 사회적 약자에게 가장 먼저 자선냄비의 온정을 전해드릴 것입니다. 구세군 창립자인 윌리엄 부스로부터 내려온 노숙인을 위한 사업. 그리고 이에 연계된 급식사업과 자활, 직업·취업 알선, 주택사업 등에 좀 더 비중을 두고자 합니다.

구세군은 올해에도 알코올·약물 중독자 재활사업을 지속할 계획입니다. 중독자들에게 정말 중요한 것은 일한 대가에 비용을 계산해 되돌려드리는 것입니다. 사회에 정상인으로 돌아갈 수 있게끔 선도하는 과정이 선행돼야 합니다. 중독자들의 재활을 위한 작업장과 교육장 등의 시스템을 갖춘 종합센터 건립 등 큰 과제가 아직 남아있습니다. 그렇다고 이를 외면하고 방치한다면 앞서 죽어가던 사람을 못 본 체하고 지나갔던 제사장, 레위인과 별반 다를 것이 없습니다.

변화의 시작은 나로부터 비롯됩니다. 항상 생각하는 데서 그친다면 앞서 나아갈 수 없습니다. 실천이란 전제가 동반돼야 비로소 변화의 첫걸음을 내디딜 수 있습니다. 구세군에는 중요한 슬로건이 있습니다. ‘마음은 하나님께, 손길은 이웃에게’, ‘한 손에 빵을, 한 손에 복음을’입니다. 1908년 시작한 이래 109년 동안 희망의 빛과 희망의 손으로서 그 사명을 감당해 온 구세군입니다. 구세군은 영혼 구원, 사회 구원을 목적으로 한국 사회의 소외된 이웃을 섬기고 가난한 사람을 돌보는 데 누구보다 앞장서 왔습니다.

오늘도 구세군의 핵심가치와 원리를 따라, 하나님이 맡겨주신 사명을 따라, 다른 누구도 아닌 나부터 이웃사랑에 앞장서겠습니다.

김필수 한국구세군 사령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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