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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부터 새로워지겠습니다] 기독교의 기본 가치, 배려와 포용



영화 ‘인턴’에는 영화배우 로버트 드니로가 시니어 인턴으로 등장해 ‘배려와 포용’의 리더십을 보여줍니다. 드니로가 여주인공에게 손수건을 건네며 “손수건은 상대방에게 빌려주기 위한 것입니다”라고 말했던 대사가 가슴에 오랫동안 남아있습니다.

손수건에는 미성숙한 젊은이의 눈물을 닦아준다는 의미가 있습니다. 이와 함께 무조건 젊은이를 지적하기보다 묵묵히 지원하고, 필요할 때 챙겨주는 인생의 경륜과 지혜가 요구된다는 뜻도 담고 있습니다. 배려의 출발은 상대방의 입장에 서는 것입니다. 상대방의 자리에 서 봐야 그 사람의 내면이 보이는 법입니다.

지난 10월 발표된 뉴질랜드 통계청 자료가 눈길을 끕니다. 뉴질랜드의 인구를 구성하는 대표적인 그룹을 ‘유럽인’과 원주민인 ‘마오리’, ‘남태평양 이주민’, 그리고 ‘아시아인’으로 구분했습니다. 2013년 인구조사 당시 아시아 이주민들은 34만8000명이었는데 2038년까지 78만8000명으로 증가하고, 2018년부터는 마오리 원주민을 제치고 유럽인 다음으로 많은 인종그룹이 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다문화사회에서 배려는 개인의 윤리를 넘어 사회적 가치가 돼야 합니다. 정부와 시민단체가 이주민에 대한 정확한 정보와 통계를 정기적으로 발표해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구성원에 대한 이해를 도와야 합니다. 웹사이트 ‘뉴질랜드나우’(Newzealandnow)는 이민자의 입장에서 필요한 건강과 교육, 고용, 언어, 법률정보를 체계적으로 제공하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뉴질랜드 사회가 이민자를 환대하고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구성원으로 배려하며 포용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뉴질랜드는 매년 750명의 국제난민을 수용, 정착을 지원합니다. 2년 전 시리아 난민사태 발생 당시 뉴질랜드 교회 교단장들이 총리를 면담하고 난민 수를 250명 증원해 매년 1000명씩 받아들이자고 건의했습니다. 정부는 이를 받아들여 내년부터 시행키로 했습니다.

“나그네와 고아와 과부를 위해 포도원의 포도를 남겨 두라”(신 24:21), “밭 모퉁이에 떨어진 이삭을 줍지 말라”(레 19:9)는 성경말씀은 ‘낯선 이’와 더불어 살아가는 한국교회에 이웃사랑을 위한 성경적 지침을 줍니다. 다문화사회에서는 ‘배제와 포용’, ‘두려움과 배려’ 사이에서 선교적 선택을 해야 합니다. 무엇보다 교회가 앞장서야 합니다. 사회를 향해 ‘포용과 배려’를 강요하기만 한다면 이는 복음이 지닌 가치를 스스로 축소시키는 것입니다. 배려와 포용은 기독교가 지향해야 할 기본 가치입니다.

많은 이민자들이 유입되는 뉴질랜드에서 사역하며 배운 교훈은 상이한 문화권에서 온 이들의 안정과 정착을 돕기 위해 ‘먼저 배려하는 지혜’를 발휘해야한다는 것입니다. 한국교회에도 이 같은 배려가 필요합니다.

타자를 향한 배려가 불러올 영적인 풍요를 기대해봅시다.

한경균 목사 (뉴질랜드장로교 아시안사역총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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