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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부터 새로워지겠습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섬김대로 섬기겠습니다



제가 총무로 활동하고 있는 영등포산업선교회는 1958년 공장 전도를 위해 출범했습니다. 이후 도림교회와 양평동교회, 시흥교회 산업전도부 등과 손잡고 평신도연합회를 결성해 노동자들에게 복음을 전했습니다. 이어 재생타이어 공장을 설립해 생산자 협동운동을 비롯해 신용협동조합과 구매조합을 시작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처음 시도된 일들입니다.

노동자 인권을 개선하고 노동현장에 정의와 평화를 실현하기 위해 설립된 영등포산업선교회는 우리 사회에서 가장 소외됐던 ‘1970년대 노동자’를 섬긴 단체입니다. 한국 사회에 기독교의 신뢰를 높이는 역할도 했다고 자부합니다.

20년 전인 1997년, IMF(국제통화기금) 외환 위기 이후엔 실직한 노숙인의 친구가 되어 줬습니다. 지금까지 노숙인 재활지원 단체인 ‘햇살보금자리’를 운영하면서 노숙인 자활 상담과 일자리 주선 등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비정규직 노동자를 위한 상담센터 ‘쉼 힐링센터’도 운영하기 시작했습니다.

60년 가까운 역사 속에서 낮은 이들의 울부짖음에 귀 기울여 오면서 ‘민주화운동의 요람’ ‘노동선교의 발상지’라는 칭호를 얻기도 했습니다. 2010년에는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와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총회가 이 같은 공로를 인정해 기념비를 세운 일도 있습니다.

이제는 새로운 섬김을 해야 할 때가 되었습니다. 영등포산업선교회가 지향하는 섬김의 방향은 ‘생명 살림’입니다. 노동현장과 도시 빈민, 아시아 각국의 생명을 살리기 위해 신학생과 기독청년, 목회자들을 훈련하는 일을 본격적으로 진행할 것입니다.

그러나 새로운 도전의 순간, 예수 그리스도를 생각합니다. 이미 나보다 먼저 고통받는 노동자와 노숙인, 가난한 사람과 함께 아파하고 눈물 흘리신 분, 마음과 정성을 다해 그들을 섬겨왔던 예수 그리스도를 생각해 봅니다. 그분이 보여주신 ‘낮아짐의 정신’을 기억합니다.

한국의 민주화와 함께했던 지난 시간 위에 선 영등포산업선교회는 상처받은 이웃과 늘 동행하셨던 예수 그리스도의 섬김 정신을 실현하는 미래를 꿈꿉니다. 영등포산업선교회에서 늘 주님의 흔적을 찾아봅니다.

섬김의 본을 보여주셨던 예수 그리스도의 흔적을 따라가는 길, 그것이 바로 영등포산업선교회가 아픈 이웃과 상처받은 이웃을 섬기는 여정이 될 것입니다. “인자가 온 것은 섬김을 받으려 함이 아니라 도리어 섬기려 하고 자기 목숨을 많은 사람의 대속물로 주려 함이니라.”(마 20:28)

진방주 목사(영등포산업선교회 총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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