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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부터 새로워지겠습니다] 섬기면서 하나 되고, 하나 되어 섬깁시다



지금부터 10년 전인 2007년 12월 7일 서해안에서 국내 최악의 기름 유출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충남 태안군 만리포 해수욕장 앞바다에서 유조선 ‘허베이 스피리트호’가 대형 크레인 운반선과 충돌하면서 선체에 구멍이 생겼습니다. 1만여t의 원유가 서해안 만리포 등 해안가를 뒤덮어 아름답던 서해가 죽음의 바다로 변했습니다. 양식장과 해수욕장은 기름범벅이 됐고, 바다 속 플랑크톤부터 육지의 새들까지 주변 생태계 전반이 파괴됐습니다. 더구나 바다를 삶의 터전으로 삼고 있었던 지역주민들의 피해는 이루 말 할 수 없었습니다.

사고가 나자 전국 각지에서 자원봉사자 120만명이 현장을 찾아 밀려온 기름을 닦아냈습니다. 한국교회 성도들도 섬김의 봉사물결을 이루어 태안으로 달려가 기름을 닦고 기름막을 제거했습니다. 한국교회 역사상 최대의 섬김 사역으로 기록될 정도로 연인원 80만 명의 성도들이 현장에서 봉사했습니다. 전체 자원봉사자 가운데 3명 중 2명이 한국교회 성도들이었습니다.

한국교회봉사단은 이런 한국교회 성도들을 섬기기 위해 조직됐습니다. 사고발생 직후 현장을 찾은 각 교단 및 교계 봉사단체들은 개별적으로 11개의 현장 상황실을 운영했습니다. 각각 따로 봉사활동을 펼치다 보니 상황실 간의 소통이 부족해 봉사 사역의 중복 및 쏠림 현상이 생겼습니다. 하지만 사고 발생 일주일 만에 주요 교계 지도자들이 뭉쳐 ‘섬기면서 하나 되고 하나 되어 섬기자’를 모토로 24개 교단 60여 국내외 단체가 참여하는 ‘한국교회봉사단’(대표회장 김삼환 목사, 단장 오정현 목사)을 조직해 연합 봉사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한국교회봉사단은 당시 개별적으로 활동하던 11개 교계 현장 상황실들을 하나로 묶고 자원봉사자 모집과 홍보, 피해지역 주민 위로 활동을 진행하였습니다. “백성의 위로자(사 40:1)가 되어 모든 슬픈 자를 위로하고(사 61:2), 서해안의 아픈 주민과 함께 울고(롬 12:15), 피조물의 탄식 소리에 응답하며(롬 8:22), 마지막까지 남아 하늘의 구원을 도모하라고(롬 9:27) 명령하시는 하나님의 엄위하신 요청에 순응하고자 오늘 우리는 이 자리에 함께 모였습니다.” 당시 발표된 ‘서해안 살리기 한국교회 선언문’의 일부입니다. 이후 한국교회봉사단은 국내외 재해와 아픔이 있는 곳을 찾아 섬기면서 하나 되는 한국교회의 봉사사역을 위해 힘써왔습니다.

올해는 종교개혁 500주년입니다. 그리고 한국교회봉사단도 창립 10주년을 맞았습니다. 그 때를 기억하며 한국교회의 분열과 대립을 넘어 섬기면서 하나 되고 하나 되어 섬기는 일에 앞장서겠습니다.

천영철 목사 (한국교회봉사단 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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