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오피니언  >  칼럼  >  기타

[기고-최성규] 孝로 저출산·고령화 해결을



저출산·고령화는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가장 큰 문제이자 나라의 앞날이 걸린 중대한 문제이다. 어찌 보면 북핵보다 더 심각하게 고려해야 할 문제이고, 긴 안목에서 반드시 풀어야 할 과제다.

다행히도 한국 사회에는 오래전부터 가족주의와 효사상이 내려오고 있다. 가족주의와 효사상이 중요한 정신적 가치로 작용하며 이 나라를 지탱하는 원동력으로 작용했다. 그때는 오히려 다산(多産)이 걱정돼 아이 덜 낳기 운동을 하던 시절이니 격세지감이 아닐 수 없다. 그래도 탄탄한 가족주의와 효가 뒷받침 되면서 효도하는 자녀가 화목한 가정을 만들고, 화목한 가정이 평화로운 사회와 나라를 이루는 기반이 된다는 사실을 자연스레 구현하던 때다. “자효쌍친락(子孝雙親樂) 가화만사성(家和萬事成)”이란 말을 줄줄 외우며 사랑과 공경으로 사회를 이끌었던 것이다. 그때 부모에 대한 효는 부모의 따뜻한 사랑과 보살핌이 우선하였기 때문에 사랑과 효는 쌍무적 관계였지 일방적인 것은 아니었다.

이런 효와 화목이 가정과 사회의 소중한 가치로 내려왔고, 지금도 가장 중요한 정신적 가치로 남아 있다. 또 그 정신은 기독교, 불교, 유교 어느 종교에서도 존중하며 공유하고 있기 때문에 효에 관한 한 종파, 이념, 세대를 뛰어넘는 가치로 인정됐다. 이로써 우리 사회의 소통과 화해의 중심에 효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마침 한글 효를 소리대로 알파벳 표기하면 HYO가 되고 여기에 의미를 굳이 갖다 붙이면 H는 Harmony(화합), Y는 Young(청년층), O는 Old(노년층), 묶어서 Harmony of Young & Old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효의 핵심은 ‘하모니’다. 이렇게 우리 전통 문화로 내려온 ‘효’의 가치를 ‘하모니’의 뜻으로 새롭게 정의하고 승화한다면 현대인들에게 매우 설득력 있게 다가갈 것이다.

그렇다면 저출산·고령화를 어떻게 ‘효’ 곧 ‘하모니’ 정신으로 풀어갈 것인가. 저출산의 큰 요인 중 하나가 양육문제이고, 이것은 가족, 직장, 국가 누가 됐든 반드시 책임지고 해결해야 할 사안이다. 부모가 양육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지만, 부모 못지않은 사랑과 정성을 갖고 있는 조부모의 양육도 한 방법일 것이다. 또 이것을 단지 각자 가정에서 알아서 하기보다는 국가에서 노인일자리 창출 차원에서 접근한다면 효과적인 해결방법이 아닐까 생각한다.

양육에 부담을 느끼며 애 낳기를 꺼려하는 젊은 층의 부담을 덜어주고, 아직 일할 수 있는 나이임에도 쉬고 있는 노인 분들에게 아이 돌봄이란 새로운 일자리를 제공한다면 이는 일석이조의 효과가 있을 것이다. 요양보호사가 본인 부모 돌볼 때에도 국가에서 지원하듯, 자신의 손자녀 돌봄도 국가가 지원해준다면 노인 일자리창출 차원에서 매우 의미 있는 일이고, 또 가정에서 조부모가 아이 사랑하며 양육하는 가운데 자연스레 부모 어른공경의 효정신을 일깨워줄 수 있다면 이는 아이의 바른 인성함양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나아가 아이 양육에 일가견이 있는 어르신들에게 동네 아이들을 돌볼 수 있는 기회를 준다면 자라나는 아이들 인성함양은 물론 고령화에 따른 여러 문제도 풀어 갈 수 있는 매우 긍정적 효과가 있을 것이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일부 국회의원들이 ‘인성교육진흥법’에서 효개념을 배제해야 한다는 내용으로 개정안을 제출했다. 효운동을 하는 사람으로서 거기에는 뭔가 사유가 있고 나름 반성해야 할 부분이 없지 않다고 생각하지만, 한국의 중요한 정신적 가치인 효를 인성교육에서 삭제하겠다는 것은 좀 심하다는 생각이 든다. 지적된 문제점을 서로 토론하며 보완할 것은 보완하면서, 오히려 이번 기회에 적극적으로 효문화 확산에 나서는 계기를 삼았으면 한다. 저출산·고령화는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는 국가적 대사이고, 이를 하모니 효운동을 통해서 해소할 수 있다는 확신에서 하는 말이다.

최성규 한국효운동단체 총연합회 대표회장


 
트위터 페이스북 구글플러스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