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오피니언  >  칼럼  >  삶의 향기

[삶의 향기-노희경] 2패1승에 격려의 박수를
2018 러시아월드컵은 역대 월드컵에 비해 국민적 관심이나 기대가 덜했다. 승리와 환호, 일치와 단합의 상징인 서울광장, 광화문의 열기도 예년만 못했다. 남북 정상회담에 이은 북·미 정상회담, 6·13 지방선거 등 굵직한 이슈에 가려진 것도 있겠지만 무엇보다 세계 랭킹 1위인 독일을 비롯해 스웨덴 멕시코 등 강팀과 한 조에 속한 우리나라 축구 국가대표팀의 16강 진출이 어렵다는 전망이 나온 게 가장 큰 이유일 것이다. 그래서인지 월드컵을 준비하는 과정에서부터 작은 일들에도 네티즌의 비판과 비난이 일었다. 급기야 두 경기를 치르는 동안 그 수...
입력:2018-06-30 04:05:01
[삶의 향기-이지현] 현실과 꿈이 다를 때
요즘 5060세대를 ‘리본(re-born) 세대’로 부른다. 잊고 산 ‘나’를 찾아 다시 태어나는 세대라는 의미이다. 위로는 연로하신 부모를 모시고 아래로는 취업난 속 자녀들을 챙기느라 부모와 자식 사이에 ‘낀 세대’로 여겨졌던 50, 60대들이 변하고 있다. 얼마 전 한 조사에서 우리나라 5060세대 1070명에게 자신에게 가장 소중한 존재를 물었다. 가족을 먼저 챙기던 부모 세대와 달리 절반이 넘는 응답자가 가장 소중한 존재로 ‘나 자신’을 꼽았다. 배우자, 자녀, 부모 형제가 뒤를 이었다. 5060세대의 삶의 중심이 가족보다...
입력:2018-06-23 04:10:01
[삶의 향기-전정희] 이야기가 필요해
제주 추자도 신양리 신양교회에서 동북쪽으로 2㎞ 지점에 ‘황경한의 묘’가 있다. 묘 앞쪽 갯바위에는 철제 십자가가 바다를 향해 서 있다. 묘비에는 ‘순교자 황사영, 신앙의 증인 정난주의 아들 황경한의 묘’라고 되어 있다. ‘황사영백서사건’의 황사영 부부의 아들 묘다. 황사영은 1801년 조선 정부의 천주교 박해가 극에 달하자 선교사 파송 국가인 프랑스에 함대를 파견해 조선 정부에 압력을 가해 달라는 서한이 발각되어 대역부도 죄인으로 처형됐다. 그때 황사영은 서울 서소문 밖에서 참수되고 정난주와 두 살배기 ...
입력:2018-06-16 04:10:01
[삶의 향기-신상목] 트럼프, 고레스가 될 수 있을까
영국 런던의 대영박물관 2층 52번 방은 고대 이란 전시관이다. 전시실 6호 진열장엔 유독 관람객들이 몰린다. 가로 23㎝, 세로 10㎝ 크기의 원통 모양의 진흙 토기 때문이다. ‘키루스의 서판’으로 소개되는 이 토기는 일명 ‘고레스의 실린더’로 불린다. 실린더에는 BC 539년 바벨론을 정복했던 페르시아 왕 고레스(키루스 2세)의 기록이 새겨져 있다. 쐐기문자로 기록된 토기에는 바벨론 마지막 왕 나보니두스의 사악함과 의롭지 못함에 대해 언급하고 있으며, 고레스 왕이 어떻게 피 한 방울 흘리지 않고 바벨론 제국을 멸망시킬 수 있었는지 ...
입력:2018-06-09 05:05:03
[삶의 향기-박재찬] 당신의 사명은 무엇입니까
사명은 소명(또는 부르심)이라는 단어와 함께 놓일 때 이해하기 쉽다. 소명은 왕이나 하나님으로부터 받은 어떤 사명으로의 부름을 뜻한다. 사명은 소명을 받은 자가 감당해야 할 의무나 책임, 즉 소명 받은 자의 과업이라고 할 수 있다. 기독교적 시각으로 보면 하나님 자녀로 부름 받은 이들은 누구나 소명을 받았다. 그들에겐 저마다 사명이 맡겨져 있다. “여러분은 특별한 존재입니다” “하나님은 당신을 이 땅에 보내신 목적을 갖고 있습니다” 같은 말은 소명과 사명의 또 다른 설명이다. ‘우리는 민족중흥의 역사적 사명을 띠고 이 땅에 태어...
입력:2018-06-02 05:10:02
[삶의 향기-김나래] 다시 한반도가 멈춰선 순간
“헉, 지금 난리 났다. 트럼프가 판을 엎었어.” 24일 밤 11시쯤 막 잠자리에 들려는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북·미 정상회담 취소 속보가 날아들었다. 그리고 25일 오전 7시 넘어 김계관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이 김정은 국무위원장 위임 신속 담화를 내놓기까지 지난밤은 길었다. 전 세계가 편지 속 트럼프 대통령의 속내를 분석하고 김 위원장의 대응을 예측하느라 분주하다. 한반도에 발 딛고 사는 인간으로서 오늘 아침은 예측할 수 없는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는 것처럼 아찔하고 어지럽다. 지금의 한반도 상황을 1962년 쿠바 미사일 문제...
입력:2018-05-26 05:10:02
[삶의 향기-이지현] 고통보다 깊은
인생의 위기와 고난은 뚜렷한 기준이 없이 모든 사람에게 무작위로 발생할 수 있어 부당해 보이기도 한다. 치명적인 질병과 소중한 사람의 죽음, 사업 실패와 재난 사고 등의 위기를 만날 때면 ‘왜 하필 나에게 이런 일이’라는 억울한 심정의 포로가 된다. ‘성장하기 위해 인생의 시련이 필요하다’라거나 ‘고난 뒤에 축복이 온다’는 말은 전혀 위로가 되지 않는다. 인생의 고난이 아무리 삶에 새로운 단계를 끌어낸다 해도 피할 수만 있다면 피하고, 미성숙한 상태로 사는 것이 더 낫지 않을까란 생각을 하기도 한다. 그런데 ‘...
입력:2018-05-19 05:05:04
[삶의 향기-전정희] 다시, 역사의 기로
1863년 미국 에이브러햄 링컨 대통령이 역사적인 노예 해방을 선언했다. 남북전쟁에서 북부가 승리하자 해방 선언을 통해 노예 노동력을 공업 노동력으로 전환한다는 계산도 깔려 있었다. 그해 조선. 철종이 죽자 권력을 장악한 흥선대원군은 아들 이재황을 왕으로 옹립한다. 그가 고종 임금이다. 그 무렵 조선은 부정부패가 만연해 나라꼴이 말이 아니었다. 1862년 초 진주 민란의 후유증이 가시기도 전에 익산 개령 제주 함흥 광주(廣州) 등에서도 또 다른 민란이 이어졌다. 다급한 정부가 삼정 문란을 시정할 목적으로 삼정이정청을 설치했으나 세도정치의 폐단을 막...
입력:2018-05-12 05:05:03
[삶의 향기-신창호] 레드콤플렉스와 양키콤플렉스
‘레드콤플렉스(Red Complex)’란 말이 있다. 공산주의에 대한 반감이 극대화돼 진보적 사상 전체에 대해 혐오감을 갖는 극단적 반공주의. 1950년대 미국의 매카시 선풍, 군사독재가 횡행했던 1987년 6월 이전까지의 한국 정치가 이에 해당된다. 박정희·전두환 정권은 진보적 가치를 추구하는 모든 이들에게 ‘빨갱이’ 가면을 씌웠다. 군사정권은 시민들의 기억 속에 각인된 6·25전쟁이라는 동족상잔의 비극을 이용해 반대세력을 제압했다. 레드콤플렉스는 정치영역만이 아니라 서민들의 안방에서 벌어지던 일상사이기도 했다. ...
입력:2018-05-05 05:05:02
[삶의 향기-신상목] 기도는 이루어진다
남북 정상회담을 하루 앞둔 26일 저녁 서울 서초구 사랑의교회에서는 작은 기도회가 열렸다. 이름은 ‘쥬빌리 통일구국기도회(쥬빌리 기도회)’. 예배실에 모인 200여명의 신자들은 “(남북한) 두 정상을 붙드소서. 막혔던 빗장을 풀어주소서”하며 기도했다. 참석자들은 교파를 초월해 자발적으로 모인 무명의 그리스도인들이었다. 이날 기도회는 690번째 모임이었다. 2004년 3월 5일부터 매주 목요일이면 어김없이 기도회를 열었으니 벌써 14년이 지났다. 남북한의 하나 됨을 위한 연합 기도회로는 국내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갖고 있다. 기도회에...
입력:2018-04-28 05:10:02
[삶의 향기-김나래] 통일, 어쩌면 마음의 문제
1992년 발매된 그룹 ‘공일오비(O15B)’ 앨범에 ‘적(敵) 녹색인생’이란 곡이 수록돼 있다. 아카펠라 곡인데 가사에 환경 문제에 대한 메시지를 담았다. ‘상쾌한 아침엔 샴푸로 머리 감고/거울 앞에선 무스로 단장을 하고/하얀 연기를 품는 자가용 타고/친숙해진 소음 속에 나서지/우리가 내던진 많은 무관심과 이기심 속에/이제는 더 이상 맑은 공기를 마실 수 없잖아.’ 그해부터였던가. ‘내일은 늦으리’라는 환경보전을 위한 콘서트도 열렸다. 서태지와 아이들, 신해철의 넥스트, 이승환, 신승훈 등 요샛말로 ‘이거 실화...
입력:2018-04-14 05:05:03
[삶의 향기-이지현] 추락, 회복 그리고 은총
사람들은 인생의 전반전을 잘 치르고 살면, 후반부 인생은 덤으로 주어질 것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후반부 인생의 더 먼 여정에 들어가려면 통과해야 할 과정이 있다. 넘어지고 추락하는 것이다. 중세의 기독교 영성가 레이디 줄리안은 “먼저 추락이 있다. 그 다음에 추락으로부터의 회복이 있다. 둘 다 하나님의 자비로운 은총이다”라고 말했다. 전반부 인생에서 실패와 추락을 경험한 사람들만이 후반부 인생에 온전히 들어갈 수 있다는 것이다. 실패와 추락이 하나님의 은총이다. 우리는 살아가는 동안 통제할 수도, 설명할 수도, 바꿀 수도, 심지어 이해...
입력:2018-04-07 05:05:03
[삶의 향기-전정희] 늙은 장로의 노래
경북 성주에서 평생 수박·참외 농사를 지으며 사신 김재덕 장로란 어른이 계십니다. 1933년생입니다. 성주 낙동강변 도흥교회를 세 살 때 누나 등에 업혀 나가기 시작한 분입니다. 지금은 기력이 쇠했습니다. 그가 고향 성주를 벗어난 건 1953년 군입대해 공비 토벌하러 다니던 때뿐입니다. 제주도에서 훈련받고 지리산과 내장산 일대 잔비 소탕에 투입됐습니다. 그 공로로 국가유공자가 됐습니다. 4년4개월의 군복무를 마친 그는 성주로 돌아와 수박농사를 시작했습니다. 6·25전쟁 발발 이태 전 어머니를 여의었고, 이듬해 결혼을 했었지요. 결혼 10년 만에 첫 ...
입력:2018-03-31 05:05:03
[삶의 향기-신상목] 그레이엄 이후 남겨진 숙제
1949년 미국 로스앤젤레스 도심 주차장엔 대형 천막이 들어섰다. 서커스 공연에서 볼 수 있는 천막이었다. 천막에선 서커스 대신 전도자의 외침이 터져 나왔다. 사람들은 구름처럼 모여들었다. 당시 언론은 이 참신한 천막 아이디어와 함께 열정에 사로잡힌 전도자를 조명했다. 만 30세의 빌리 그레이엄은 이렇게 ‘전국구’ 명사로 떠올랐다. 그레이엄은 이후 런던 집회에서 세계적 전도자로 이름을 알렸고 빌리그레이엄전도협회(BGEA)를 통해 전 세계 2억명을 직접 만났다. 또 방송과 위성 등을 활용해 22억명에게 복음을 전했다. 복음주의 ‘대부’는 우...
입력:2018-03-26 09:08:48
[삶의 향기-신창호] 누군가를 용서한다는 일
아주 오래된 서부극 영화가 하나 있다.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각본을 쓰고 감독을 맡고 주연까지 해낸 ‘용서받지 못한 자(The Unforgiven·1992년 개봉)’. 주인공 윌리엄 머니는 젊은 시절부터 잔혹하기로 유명했던 살인자였다. 사람을 죽일 때마다 술을 마셨고, 술에 취해 아내까지 살해하고 말았던 인물이다. 사고였지만, 그 사건 이후 윌리엄은 무법자 생활을 청산하고 농장에서 고된 노동을 하며 남겨진 아이들을 키운다. 스스로 ‘절대 용서받지 못할 자’라고 여기고, 밤마다 자신이 죽인 사람들의 얼굴을 악몽으로 꾸며 살아간다. 어디에...
입력:2018-03-17 05:10:01
[삶의 향기-박재찬] 미투, 100년 인생의 교훈
훤칠한 키에 잘생긴 외모, 자신감 넘치는 목소리와 하늘을 찌를 듯한 인기. 이쯤 되면 스캔들을 피하기 힘든 조건이다. 금전, 성적인 문제로 입방아에 오르는 이들 중엔 이런 환경 속에서 실족한 이들이 적지 않은 탓이다. 열정적인 언변과 넘치는 카리스마, 집회 때마다 구름떼 청중을 몰고 다니던 그의 일거수일투족에 세간의 시선은 집중됐다. 영화 벤허의 주인공 찰턴 헤스턴을 닮은 그를 붙잡으려고 영화와 방송계도 안달이었다. 그는 미국과 전 세계를 누비면서 많게는 백만명 넘는 청중 앞에서 마이크를 잡았다. 하지만 100년을 살다 간 그에게서 돈·여자 문제 같...
입력:2018-03-09 18:00:01
[삶의 향기-김나래] 선생님은 왜 괴물이 됐나
연일 터져 나오는 미투(#MeToo) 관련 소식에 오늘도 마음이 철렁 내려앉는다. 피해자들의 고백은 빙산의 일각 같다. 힘겹게 수면 위로 떠오른 고백 아래로 지금까지 그들이 달고 살았던 두려움과 거대한 아픔이 보인다. 그들의 영혼이 불안과 고통에 잠식당한 채 살아온 시간은 감히 상상하기 어렵다. 가해자들의 태도는 우리를 더 아연하게 만든다. 그 안이하고 빈약한 상황 인식에 가슴이 답답해진다. 가장 끔찍한 건, 차마 입에 올리기 어려운 추악한 일을 저지른 사람들이 ‘선생님’ 소리를 듣는 이들이란 점이다. 그들은 자기 분야에서 ‘학예가 뛰어난 사...
입력:2018-03-02 17:40:01
[삶의 향기-이지현] 인정 중독
많은 사람이 죽기 전에 후회하는 것 중 하나가 타인의 시선이나 기대에 맞추는 ‘가짜 삶’을 사느라, 정작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누리는 ‘진짜 삶’에 용기를 내지 못한 것이다. 좋은 평판을 듣기 위해 자신의 감정을 숨기고, 심지어 분노의 감정을 억눌러 마음의 병을 얻기도 한다. 누군가의 인정을 받길 원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감정이다. 그러나 삶의 전부가 될 때 문제가 된다. 심리학자들은 타인에게 ‘괜찮은 사람’ ‘유능한 사람’이란 말을 들어야 비로소 자신이 쓸모 있는 사람이 된 것 같아 안심한다면 문제라고 말한다. ...
입력:2018-02-23 18:00:01
[삶의 향기-전정희] “참 곱소”
평창 동계올림픽을 위해 내려온 평양 사람들은 일사불란하다. 서울의 풍경에 놀랄 만도 한데 표정 변화가 없다. 그것이 짠하기도 하다. ‘그놈의 우리 민족’만 아니라면 꽉 막힌 저 전근대성을 마음 편하게 배타적으로 대할 수 있을 것도 같다. 역사학자 박지향 교수의 한 저서에 이런 구절이 있다. ‘많은 민족은 세상에서 가장 슬프고 비참한 민족이라는 자기 이미지에서 일종의 위안을 얻고 있다. 자기 민족의 외형적 허약함을 보상하고자 내적, 정신적 순수함과 고결함으로 무장하고 가장 고통 받는 자가 결국 승리한다는 신화에 집착한다.’...
입력:2018-02-09 17:35:01
[삶의 향기-이동훈] 오병이어의 기적처럼
예수를 따르는 무리들은 정치·경제·종교적으로 억눌린 기층 민중이었다. 예수께서 갈릴리 바다 건너편에서 보리떡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로 배불리 먹이신 5000명의 무리도 그랬다. 영적 빈곤뿐 아니라 물질적인 절대빈곤 해소가 절실함을 아신 예수께서는 오병이어 기적이라는 상징적인 사건을 통해 해결책을 보여줬다. 예수님은 제자 빌립을 테스트하고자 “우리가 어디서 떡을 사서 이 사람들로 먹게 하겠느냐”고 묻는다. 빌립은 갹출해서 모아도 200데나리온의 떡이 부족하다고 답한다. 또 다른 제자 안드레는 어린아이가 싸 온 오병이어 도...
입력:2018-02-02 18:25:01
[삶의 향기-신창호] 교회가 예배당만이어선 안 돼
미국 도시에 가보면 으레 초등학교와 중학교, 고등학교가 한군데 모여 있는 ‘스쿨 존’이 있다. 동네 아이들이 유치원생에서 10대 청소년이 될 때까지 바로 옆 학교로 옮겨가며 학교를 다니는 셈이다. 그런데 초·중·고 사이에는 반드시 또 하나의 장소가 자리 잡고 있다. 학교보다 더 널찍한 운동장과 수영장, 체육관, 교실 등을 갖춘 ‘방과후학교 센터’다. 기독교청년회(YMCA)와 지역 개신교회가 공동으로 운영하는 곳이다. 오전 7시가 되기 전 부모의 자동차나 스쿨버스로 등교한 아이들은 오후 2∼3시쯤 정규수업이 다 끝나면, ...
입력:2018-01-26 18:05:01
[삶의 향기-박재찬] 소확행과 크리스천
가성비 좋은 물건 사기, 가족과 함께 시간 보내기, 친구로부터 안부전화 받기…. 지난 연말부터 카카오톡 같은 SNS 등에 돌고 있는 이른바 ‘소확행(小確幸)’ 목록 가운데 일부다. ‘작지만 확실한 행복’이란 뜻의 소확행은 지난달 서울대 소비트렌드연구소가 펴낸 ‘트렌드코리아 2018’에서 꼽은 키워드 중 하나다. 팍팍해진 살림살이에 상대적 박탈감이 더해지는 세태 속에서 소소한 기쁨이라도 맛보고 싶은 서민들의 욕구를 잘 포착한 것 같다. 소확행은 일본의 대표적인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가 1990년대 펴낸 수필집 &lsqu...
입력:2018-01-19 18:15:01
[삶의 향기-김나래] 완벽한 날들, 작은 습관 하나
여행을 가면 그 동네 서점에 들러 책을 몇 권씩 사 온다. 여행지에서 고른 책은 바쁜 일상 속에서 ‘필요’에 따라 사들이는 책과는 거리가 있다. 평소 안 읽던 장르의 책을 과감히 선택하거나, 책방 주인의 취향을 전적으로 수용할 때도 많다. 고정된 취향을 벗어나지 못하는 나의 책 고르기 패턴에 작은 균열을 가져온다는 점에서 소소한 일탈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 책들은 여행지에서 읽히지 않으면, 집에 와선 이내 방치되는 운명에 처한다. 지난해 강원도 속초의 작은 서점 ‘완벽한 날들’에서 데려온 책들도 그랬다. 그나마 이 책은 운이 좋았다....
입력:2018-01-12 18:00:01
[삶의 향기-이지현] 인생의 소중한 것들
행복엔 ‘절대 타이밍’이 있다. 조금만 더 빨랐거나 조금만 더 늦었어도 그토록 행복하지 못했을 순간들이 있다. 그래서 누구에게나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딱 한 번만이라도 돌아가고 싶은 순간이 있을 것이다. 반면 ‘그때 그 일이 일어나지 않았다면 내 인생이 이렇게 꼬이지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할 때도 있다. 그때로 돌아가면 그 상황을 피할 수 있을 것만 같다. 안타깝지만 지난날에 벌어진 일은 모두 되돌리거나 수정할 수 없다. 그러나 과거가 현재 나에게 미치는 영향은 바꿀 수 있다. 과거의 사건은 되돌릴 수 없지만, 삶을 바꿀 수...
입력:2018-01-05 18:50:02
[삶의 향기-전정희] 새해, 경계에 꽃이 핀다
집 안과 밖의 경계인 담장에 화분이 있다고 합니다. 함민복 시인은 ‘모든 경계에는 꽃이 핀다’라는 시에서 비무장지대(DMZ) 해안가 철책을 꽃철책이라고 말합니다. 그 꽃철책이 시들면 경계가 무너지리라는 소망을 담았습니다. 우리는 어느덧 신·구 해의 경계에 서 있습니다. ‘해는 뜨고 해는 지되 그 떴던 곳으로 빨리 돌아간다’더니 딱 그러합니다. “땅은 영원히 있고 말씀도 영원히 있지만 나약한 우리는 보아도 족함이 없고 들어도 가득차지 아니합니다.”(전 1:5∼8) 이 땅의 크리스천은 올 한 해 세상과의 경계에 서서 ...
입력:2017-12-29 17:40:01
1 2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