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딸은 천사와 날고 있다" 애끊는 사연들 텍사스 초등학교 희생자 가족의 눈물

 
텍사스 초등학교 총격 희생자인 에이머리 조 가자(오른쪽)와 아빠 에인절 가자 <사진=연합>
 




텍사스주 시골 마을 유밸디의 한 초등학교에서 지난 25일 벌어진 총격 참사 희생자들의 신원이 알려지면서 눈물겨운 사연들이 전해지고 있다. 

전국이 슬픔과 충격에 빠진 가운데 “도대체 왜 이런 일이 일어나냐 하느냐”는 공분이 일고 있다. 

이번 총격 사건으로 이 학교에서는 어린이 19명과 교사 2명 등 최소 21명이 숨졌다.

CNN 방송과 워싱턴포스트(WP)는 26일 유가족과 친척들이 전해준 안타까운 사연을 보도했다.

이번 총격으로 숨진 에이머리 조 가자(10)의 아빠 에인절 가자는 CNN에 출연해 응급요원으로서 현장에 출동해 온몸이 피로 덮인 한 소녀를 돌보다가 딸이 숨졌다는 소식을 들었다며 오열했다.

이 소녀가 '내 제일 친한 친구가 총에 맞아 죽었어요. 숨을 안 쉬어요. 경찰에 전화를 하려고 했어요'라고 말했고, 그 친구의 이름이 뭐냐고 묻자 딸의 이름이 대답으로 나왔다고 에인절 가자는 전했다.

에인절 가자는 지난 10일이 에이머리의 열 번째 생일이었고 그때 갖고 싶어했던 휴대전화를 선물로 사줬다면서 "내 딸이 (전화로 경찰에 신고해) 같은 반 친구들을 살리려 하다가 죽었다는 걸 사람들이 알았으면 좋겠다. 그녀는 모두를 구하고 싶어했다"며 울먹였다.

에인절 가자는 "대체 내 딸이 희생자가 될 만한 무엇을 했는지 알고 싶다"고 말했다.

에인절 가자는 "기도와 우리 아이를 찾으려는 도움에 대해 모든 이들에게 감사한다. 내 딸을 찾았다. 내 작은 사랑은 이제 저 위의 천사들과 함께 높이 날고 있다"는 글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그는 이어 "단 한 순간도 당연한 것으로 여기지 말라. 가족을 안아줘라. 그들에게 사랑한다고 말하라. 애머리 조야, 사랑해"라고 썼다.

제이비어 하비어 로페즈(10)는 24일 뛰어난 성적을 낸 학생들에게 주어지는 '아너 롤'(honor roll) 명단에 이름을 올려 친구들로부터 축하를 받은 지 몇 시간 만에 참변을 당했다.

엄마 펄리시아 마티네즈도 축하 행사에 참석해 사진을 찍어주면서 로페즈에게 자랑스럽고 사랑한다고 말했는데 그게 생전 마지막 인사가 됐다.

마티네즈는 "그게 아들과 보낸 마지막 순간이 되리라고는 상상하지 못했다"면서 "그는 재미있었고, 절대 심각하지 않았다. 그 아이의 미소는 결코 잊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희생자인 우지야 가시아(10)에 대해 삼촌은 비디오게임과 바퀴가 달린 모든 것을 좋아하는 아이였다고 전했다.

또 가시아의 할아버지는 "내가 알았던 가장 사랑스러운 어린 소년"이라며 "단지 내 손자여서 하는 얘기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할아버지는 지난 봄방학 때 마지막으로 봤는데 축구를 가르쳐줬다면서 "아주 재빨랐고 공을 아주 잘 다뤘다"고 말했다.

호제 플로레스 주니어(10)도 끝내 집으로 돌아오지 못했다. 아빠 호제 플로레스 시니어는 아들이 놀라운 아이였고 야구와 비디오게임을 좋아했다고 회고했다. 아빠는 "그는 항상 에너지로 가득 차 있었다. 밤중까지 놀 준비가 돼 있었다"고 말했다.

렉시 루비오(10)는 이날 학교에서 '올 A 학점' 대상자 명단인 아너 롤(honor roll)에 올라 가족과 친구들의 축하를 받은 뒤 참변을 당했다.

엄마인 킴벌리 루비오는 "사랑한다고 말했고 수업 후에 데리러 가겠다고 말했다. 그게 작별 인사가 될 줄은 몰랐다"고 페이스북에 올렸다.

루비오의 부모는 "그 애는 친절하고 상냥했으며 삶에 감사했다. 소프트볼에서 올스타로 뽑혔고 스포츠에서든, 공부에서든 밝은 미래를 맞을 예정이었다. 우리가 우리 아이를 그리워한다는 걸 온 세상이 알면 좋겠다"고 말했다.

루비오의 아빠이며 사건이 벌어진 유밸디카운티의 부보안관으로서 현장에도 출동했던 필릭스 루비오는 "내가 바랄 수 있는 것은 내 딸이 그저 숫자가 아니었으면 하는 것"이라며 총기 폭력 문제가 해결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테스 머리 마타(10)는 디즈니월드로 여행을 가기를 꿈꾸며 저축을 해오고 있었다. 언니인 페이스 마타는 테스가 틱톡 댄스와 가수 아리아나 그란데를 좋아했다고 전했다.

페이스 마타는 페이스북에 "내 눈에는 네가 희생자가 아니라 생존자로 보여. 항상 너를 사랑해. 네가 꿈꿀 수 있었던 것보다 너의 날개가 더 높이 솟아오르렴"이라고 썼다.

유정원 기자 news@kukminus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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