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동성커플 위한 웨딩케익 거부는 표현의 자유"

유사 사건 연방대법 판결 앞두고
주 법원, 제과점 주인 손 들어줘

 
웨딩케익 사건의 동성커플 지지 시위자들.

종교적 신념을 이유로 동성 커플을 위한 웨딩케익을 만들지 못하겠다고 한 제과점 주인의 결정은 표현의 자유에 해당한다는 주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연방 대법원에 계류 중인 이른바 '동성 커플 웨딩케익' 사건의 전초전 격으로 법원의 판단이 나온 것이어서 관심을 끈다.

7일 언론에 따르면 캘리포니아 주 컨카운티 법원의 데이비드 램프 판사는 전날 판결에서 “동성 커플을 위해 웨딩케익을 만들라고 강요하는 것은 제과점 주인의 표현의 자유를 침해할 수 있다”고 판시했다. 램프 판사는 “웨딩케익은 단순한 케익이 아니다. 그것은 전통적으로 결혼 축하의 중심 매개물로 사용되는 일종의 예술적 표현”이라고 강조했다. 제과점 주인이 캘리포니아 주의 반차별법을 위반했다는 원고 측 주장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 사건은 에일린 로드리게스와 미리야 로드리게스라는 동성 커플이 지난해 10월 결혼식을 앞두고 테이스트리즈 베이커리에 웨딩케이크를 주문했다가 제과점 주인이 이를 거절하자 캘리포니아 평등고용주택청에 민원을 제기한 뒤 소송을 낸 것이다.

제과점 주인은 “깊은 신앙을 지닌 사람으로서 성경의 명령에 위배되는 일을 위해 재능을 쓸 수 없다”며 에일린·미리야 커플의 웨딩케익 주문을 반송했다. 이 사건은 현재 대법원에서 심리가 진행 중인 '잭 필립스 사건'과 유사하다. 잭 필립스 사건은 2012년 동성 결혼을 인정하는 매사추세츠 주에서 결혼식을 올린 찰리 크레이그와 데이비드 멀린스 커플이 콜로라도 주에서 축하파티를 하려고 제과점 주인 잭 필립스에게 웨딩케익을 주문했다가 거부당하자 소송을 낸 사건이다.

복음주의 기독교 신자인 필립스는 종교적 신념에 반하는 웨딩케익 제작을 거부했고, 크레이그 커플은 그가 콜로라도 주의 차별금지법을 위반했다며 소송을 건 것이 사건의 시작이다. 이 소송은 2015년 동성 결혼을 합법화한 법원 결정과 맞물려 세간의 이목을 끌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종교적 신념을 고수하려는 제과점 주인 편에 서 있다. 연방 대법원 내에서는 진보 성향 대법관과 보수 성향 대법관 사이에서 견해가 팽팽하게 갈리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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