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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록 멋있는 생얼


댄서들이 무대 위에서 노래를 부르는 여가수의 찰랑거리는 단발머리를 잡아당겼다. 가발 속 정돈되지 않은 곱슬머리가 부슬거렸다. 붉은 드레스도 벗겨냈다. 여가수는 검은색 민소매와 바지 차림이 됐다. 마지막으로 댄서가 건넨 클렌징 티슈로 붉은색 입술을 닦아냈다. 거리에서 매일 볼법한 여자가 무대 위에 서 있다는 착각을 들게 했다. 

있는 그대로의 아름다움을 찬양하는 '내 몸 긍정주의'를 표현한 한 여가수의 퍼포먼스에 큰 찬사가 이어지고 있다. 캐나다 출신 싱어송라이터 알레시아 카라는 최근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MTV VMAs(Video Music Awards)에서 일명 '생얼' 퍼포먼스를 펼쳤다. 소셜 미디어에서 생얼 사진을 올리고, 튼 살을 공개하는 것보다 그 메시지는 강력했다. 

알레시아 카라의 무대는 지난해 선보인 곡 'Scars To Your Beautiful'에 딱 어울렸다. 본연의 아름다움에 상처를 내지 말자는 내용의 노래였다. 댄서들은 "아름다움은 겉모습보다 안에서 빛난다" "뭔가를 바꾸려고 하지 말고, 세상의 시선을 바꿔야 한다"는 식의 가사에 맞춰 알레시아 카라가 착용한 가발과 드레스, 귀걸이를 다 없앴다. 알레시아 카라가 붉은색으로 칠해진 입술을 지우면서 무대는 극에 달했다. 
 

인터넷에는 무대 위 가수가 얼마나 더 잘 꾸몄는지가 아닌, 노래 그 자체에 집중할 수 있었다는 반응이 줄을 이었다. 알레시아 카라가 유튜브 채널에 공개한 무대 영상에는 "자연스러운 아름다움을 보여준 강력한 무대" "이런 롤 모델이 있다는 사실에 너무 행복하다" 등의 댓글이 2500개가 넘게 달렸다. 



미국의 톱가수 브리트니 스피어스는 최근 인스타그램에 진짜 생얼 사진을 공개해 비슷한 반응을 얻었다. 부스스한 머리칼, 거무튀튀한 피부 등 정돈되지 않은 모습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치장하지 않은 진짜 내 모습"이라는 설명이 달린 세 장의 사진에는 세계 팬들로부터 받은 27만 하트가 반짝였다. 
 

신은정 기자 se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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