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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환 바로알기-하지동맥 폐색증] 빨리 걷기·자전거 타기 착실히 하면 거뜬 예방





등산이 취미인 K(50·남)씨는 최근 다리 근육통이 심해 봄꽃 산행을 포기했다. 통증이 있어도 산에서 내려와 좀 쉬면 괜찮아졌는데 이제는 아무리 휴식을 취해도 통증이 사라지지 않았다. 병원을 찾은 K씨는 다리혈류·CT검사를 받았다. 진단명은 ‘하지동맥 폐색증’. K씨는 다행히 막힌 혈관을 넓히는 시술 후 통증도 많이 사라지고, 동네 뒷산 등산도 할 수 있게 됐다. K씨가 앓았던 하지동맥 폐색증은 동맥경화로 인해 다리 혈관이 막혀 충분한 혈액이 공급되지 않으면서 통증이 유발되는 질환이다. 대부분 동맥경화의 원인이 되는 당뇨, 고혈압, 고지혈증과 오랫동안 흡연을 한 사람들에게서 이 질환이 많이 발생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발표한 2016년 자료에 따르면 하지동맥 폐색증 환자는 남성 1366명으로 여성 656명보다 2배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남성 환자의 연령 분포는 30대가 3%, 40대 6%, 50대 17%, 60대 26%, 70대 33%로 60∼70대가 가장 많았고 50대부터 급증하는 경향을 보였다.
 
조진현(사진) 강동경희대병원 혈관외과 교수는 “서구화된 식습관으로 당뇨, 고혈압 등 만성질환을 앓는 30∼40대가 늘면서 자연히 50대부터 하지동맥 폐색 환자 빈도가 높아진다”며 “당뇨, 고혈압 등을 앓거나 오랫동안 흡연을 해 온 50대라면 가벼운 다리 통증도 가볍게 보지 말고 즉시 전문의와 상담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동맥 폐색증 초기에는 걷거나 달릴 때 다리에 통증이나 경련이 발생하지만 쉬면 증상이 금방 가라 앉는다. 질환이 진행된 상태에서는 피부가 차갑고 발가락 색깔이 검으며 발에서 맥박이 약하게 잡히는 데다 발의 상처가 잘 낫지 않는다. 초기에 발견하면 항혈소판제나 혈관확장제 등 약물치료로 호전을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증상이 심해 병원을 찾을 정도면 동맥 폐색이 50% 이상 진행된 경우가 많다. 대부분 심각한 상태로 진단받는데 보통 디스크로 다리가 저리다고 생각하거나 조금 쉬면 다리 통증이 없어지기 때문에 내버려두기 쉽기 때문이다.
 
만약 괴사가 온 상태에서 치료받지 않고 방치하게 되면 1년 안에 50%의 환자가 다리를 절단하기 때문에 하지동맥 폐색 증상에 대해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조 교수는 “진단은 발목과 팔에서 측정한 혈압을 비교해 쉽게 알 수 있다. 발목 혈압을 팔 혈압으로 나눈 값인 ‘발목-팔 혈압지수’를 계산해 0.9 이하인 경우에 하지동맥 폐색증으로 본다. 이후 초음파와 CT검사를 통해 막힌 정도를 파악해 치료 계획을 수립한다”고 설명했다. 막힌 부위가 길고, 수술에 따른 위험성이 낮은 경우에는 환자 본인의 정맥이나 인조혈관을 이용해 우회 수술을 하게 된다. 하지만 환자의 대부분이 만성질환을 동반하기에 수술로 인한 합병증이 우려된다. 국소 마취 후 풍선확장술(풍선을 부풀려 혈관을 넓혀줌)이나 스텐트삽입술(그물망을 넣어 좁아지지 않게 함)을 시행하는데 최근에는 죽종절제술(혈관 내벽을 드릴처럼 깎아 넓힘) 시행 빈도가 높아지고 있다.
 
조진현 교수는 “시술은 대퇴부를 통해 관을 넣어 시행하는데 대퇴부가 힘을 많이 주는 부위라 관 삽입 시 주의력과 정교한 기술이 요구돼 경험 많은 전문의를 통해 시술을 받는 것이 안전하다”고 당부했다.
 

송병기 기자 songbk@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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