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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주자 검증 리포트] 1999년 BW 통해 안랩 지분 급증… 안철수 매년 수억대 배당



안철수 전 국민의당 공동대표의 재산은 1195억5322만원(2016년 말 기준)이다. ‘안랩’ 주식 186만주 가격만 1075억800만원에 달하는 주식부자다. 최근 안랩 주가(28일 종가기준 12만3500원) 상승분을 감안하면 2297억1000만원으로 재산 공개시점보다 1000억원 이상 증가했다.
 
안랩의 성공은 지금의 안 전 대표를 있게 한 주춧돌이다. 그는 18대 대선 출마선언 전 주식 86만주를 판 돈 722억원과 주식 100만주를 출연해 재단을 설립하기도 했다. 국민일보는 안 전 대표의 재산 형성과정을 살펴봤다.
 
매년 수억원대 배당금 수령
 
안 전 대표는 안랩 주식을 제외한 자산이 120억4522만원인데, 이 중 예금이 115억7213만원(본인 85억1036만원, 부인 30억6176만원)이다.
 
예금의 상당수는 안랩으로부터 받은 배당금 수익으로 추정된다. 안랩은 2001년 상장 첫해 주당 288원을 배당했다. 2004년부터 지난해까지도 매년 꾸준히 주당 300∼500원씩을 배당했다. 안 전 대표가 안랩 상장 이후 2016년까지 받은 배당금은 140억원 가까이 된다. 금융소득종합과세 최고세율을 적용하더라도 실제로 받은 배당금은 수십억원대로 보인다.
 
안 전 대표가 국회의원이 된 뒤 받은 배당금은 10억원 이상이다. 올해 받은 배당금은 아직 재산신고에 포함되지 않았다. 부인 김미경 서울대 교수의 연봉과 부부의 예금 이자 등을 포함하면 ‘수입’은 한해 6∼7억원(국회의원 세비, 정치자금 제외)대에 달한 것으로 추산된다. 안 전 대표 부부는 2013년 한국은행이 발행한 통화안정채권에 5억원, 2015년 송도 국제업무단지 개발사업을 위한 자산유동화단기사채에 11억원을 투자해 수익을 올리기도 했다. 그런데도 주식을 제외한 안 전 대표의 재산은 2012년 말 120억원대 그대로다.
 
코스닥 상장 대박 이후 대주주잔치
 
안 전 대표의 재산은 2001년 9월 안랩 상장으로 급증했다. 안랩은 공모가 2만3000원으로 코스닥 시장에 입성해 6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하며 장중 최고가가 8만2700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안 전 대표는 당시 주식 286만5538주를 보유해 재산이 순식간에 2369억원까지 불어났다. 이후 주식가격은 1만∼2만원 선으로 안정됐다.
 
안랩의 배당성향은 평균 28%로 국내 상장사 상위권이다. 꾸준히 배당을 해왔다는 건 그만큼 회사가 안정적으로 수익을 냈다는 뜻이기도 하다. 2002년 한 차례 적자가 났을 뿐 매년 100억원 안팎의 순익을 올렸다.
 
그러나 당기순이익 중 금융수익이 차지하는 비중이 평균 28%에 달해 높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100억원의 순이익을 냈을 때 예금 등 금융상품 투자로 벌어들인 수익이 28억원에 달한다는 뜻이다. 2009년의 경우 당기순이익 142억원 중 이자수익이 57억원(40%)에 달했다. 안랩의 배당금 총액은 평균 32억원에 달했고, 상당수는 대주주였던 안 전 대표에게 돌아갔다.
 
BW 발행으로 지분 대거 확보
 
안 전 대표의 지분이 급증한 건 안랩 상장 전 얻은 신주인수권부사채(BW)가 결정적이었다. 안랩은 99년 10월 안 전 대표에게 신주 5만주를 인수할 수 있는 BW(행사가격 5만원)를 발행했다. 안랩은 BW 발행 이후 무상증자와 액면분할을 진행해 5만주 신주 인수권은 146만주로 증가했고 행사가격은 1710원까지 떨어졌다. 안 전 대표는 BW 행사로 기존에 보유하던 주식까지 합해 지분 51%를 확보하게 됐다. 재산 증식의 단초가 된 셈이다.
 
새누리당(자유한국당 전신)은 2012년 국정감사에서 “안랩의 BW가 시장가격보다 과도하게 낮았다”며 헐값 발행 의혹을 제기했다. BW 발행 4개월 뒤 당시 2대 주주였던 나래이동통신이 안랩 주식을 주당 20만원에 취득했다는 이유다. 당시 안랩의 BW 발행 이유도 자금 융통이 아닌 대주주 경영권 방어였다. 이 사안은 검찰에 고발됐지만 ‘공소시효 만료’로 불기소 처분됐다.
 
새누리당은 안랩 상장 전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매출액을 과다 계상하고, 매입액은 축소했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안랩은 당시 거래업체였던 ‘다우데이타’와 ‘휴먼컴’에 대한 매출채권(받을 돈) 잔액을 각각 2억원, 1억3000만원으로 보고했다. 그러나 같은 기간 해당 업체의 사업보고서에는 안랩에 대한 매입채무(외상) 잔액이 7800만원, 67만원에 불과했다. 거꾸로 안랩의 ‘파이널데이터’에 대한 매입채무로 242만원을 신고했지만 이 업체는 매출채권을 1억1000만원으로 신고했다. 안 전 대표 측은 이에 “2012년 대선 때 이미 제기됐던 사안”이라고 말했다.
 
특별취재팀=전웅빈 문동성(정치부) 김판(사회부) 기자, 그래픽=전진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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