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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천지,대선 때마다 유력후보 연루설 왜?


경기도 과천에 있는 신천지예수교증거 장막성전 본부 전경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가 2012년 12월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 시절 신천지 신문인 ‘천지일보’에 게재한 광고


박근혜 전 대통령이 한나라당 의원이던 2006년 12월 이만희(왼쪽) 교주와 함께 앉아있다


신천지 이만희 교주의 최측근이었던 김남희씨가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과 포즈를 취하고 있다
 

다음 달 9일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유력 대선 후보와 신천지예수교증거장막성전(신천지) 간 연루의혹이 잇달아 제기되고 있다. 아직은 근거가 확실치 않은 것들이 대부분이지만 이단사역자들은 신천지가 특정 후보 측과 뒷거래를 시도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교계의 철저한 감시를 당부했다.
 
신천지-대선후보 연루 의혹
 
신천지 관련 의혹이 먼저 불거져 나온 곳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다. 한 교계언론은 지난 7일 국민의당 원주지역 1300명의 당원 중 수백명이 신천지 신도라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후 부산시당에도 신천지 신도들이 대거 입당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국민의당은 즉각 부대변인 논평을 내놓고 “근거 없는 흑색선전으로 비난하면 역풍이 불 뿐”이라고 일축했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도 2012년 12월 민주통합당 대선후보 시절 신천지 신문인 ‘천지일보’에 광고를 게재했던 게 뒤늦게 밝혀져 논란이 됐다. 문 후보 측 대변인은 “선거 때 광고를 하면 통상적으로 국회에 등록된 온라인·오프라인 매체에 한다”면서 “소액 광고는 일괄적으로 당 총무국에서 집행했을 텐데, 신천지 연루설은 워낙 말이 안 되기 때문에 논평할 가치조차 없다”고 말했다.
 
신천지는 이 같은 논란이 계속되자 8일 성명서를 내고 “이미 사회의 일원인 신천지를 반사회적 집단으로 몰아가는 것은 신천지에 교인을 빼앗긴다고 생각하는 기성교회 목사들과 그 이익을 대변하는 기독교 언론의 술수”라며 화살을 한국교회에 돌렸다.
 
정치권에 꾸준히 ‘러브콜’
 
신천지의 정치권 접근은 어제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2004년 박근혜 전 대통령의 대선후보 캠프의 이경재 기독교대책본부장은 신천지 행사에 참석해 축사했으며, 박 전 대통령은 2006년 국회의원시절 이만희(86) 교주와 한자리에 앉은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됐다. 2009년엔 강기갑 전 민주노동당 대표가 신천지 체전에 참석해 축사했다.
 
2012년 한나라당 당명을 새누리당으로 변경할 때도 신천지 관련 의혹이 제기됐다. 지난해 11월엔 이정현 전 새누리당 대표 의원실 비서로 신천지 신도가 잠입한 것으로 밝혀졌으며, 12월엔 반기문 전 UN 사무총장과 이만희 교주의 최측근이었던 김남희씨가 함께 촬영한 영상이 공개돼 논란이 일었다.
 
‘천지일보’ 고위직을 지낸 신천지 본부 관계자는 “2007년 대선을 앞두고 전국 신천지 교회에 공문을 보내 한나라당 당원으로 가입시킨 적은 있다”면서 “그러나 이만희 총회장이 ‘정치와 종교가 엄격히 분리돼야 한다’는 입장을 갖고 있어 지금은 정치적 물밑 작업 같은 일은 절대 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교계, 철저히 감시해야
 

이단 전문가들은 이번 대선에서 신천지가 당선 가능성이 높은 후보에 접근해 표를 몰아주는 대신 조직보호와 신도들의 정·관계 진출을 약속받을 가능성이 높은 만큼 감시를 늦춰선 안 된다고 조언했다.
 
신현욱 신천지대책전국연합 대표는 “선거 때마다 신천지 연루설이 흘러나오는 것은 신천지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조직력과 표를 갖고 있기 때문”이라며 “박빙의 선거전에서 한 표가 아쉬운 대선 후보들에게 신천지는 매력적인 조직일지 모르지만 이단사이비의 유혹에 넘어간다면 파국을 맞을 것”이라고 충고했다.
 
진용식 한국기독교이단상담소협회장도 “과거의 예에서 드러났듯 신천지는 특정 후보에 표를 몰아주고 법적·정치적 보호를 약속받은 뒤 사람을 보내 꾸준히 영향력을 행사하고 싶어 한다”면서 “신천지가 당선 가능성 높은 유력 후보에 ‘줄’을 대지 않도록 눈을 부릅뜨고 감시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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