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스트 인 더 쉘 - 액션영화 보며 존재가치 되물어


고스트 인 더 쉘은 기계도 영혼이 있는가를 물으면 서 철학적이고 종교적인 답을 구하고 있다.     파라마운트 제공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 많은 공상과학 소설을 비롯해 할리우드조차 미래에 대한 시선은 그리 곱지만은 않다. 지난 3월 31일 미국 전역에서 동시에 개봉된 스칼렛 요한슨 주연의 고스트 인 더 쉘(Ghost in the Shell) 또한 그렇다. 사이보그 인공신체가 상용화되는 미래 사회를 그렸다. 그러면서 기계와 인간 그리고 그 혼종이 절대 권력집단의 실체를 파헤친다는 이야기다.

고스트 인 더 쉘은 원작인 일본만화 ‘공각기동대’의 영어 표현이다. 말을 그대로 직역한 것 이라기보다는 작품의 의미를 살려 영어로 표현했다. 원작의 전체적인 내용과 작가가 전하고 싶은 메시지를 함축한 말이기도 하다. 영어를 그대로를 의역하면 ‘갑각 안에 있는 영혼’이다. 작품 전체에서 타고 흐르는 메시지는 기계 속에 영혼이 존재할 수 있을까하는 다소 철학적이다. 미래에서의 전쟁의 모습이 나오고 현란한 액션이 지배적인 내용이면서도 배우들의 대화는 진지하다. 어쩌면 미래가 아닌 출생의 근원을 묻는 질문일지도 모른다.

철학에서 영감 받은 만화

고스트 인 더 쉘의 원작 공각기동대는 시로 마사무네의 작품이다. 시로 마사무네는 아서 케스틀러가 쓴 심리철학 교양서적인 더 고스 트 인 더 머신(The Ghost in the Machine)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한다. 영국의 철학자 길버트 라일이 존재의 실존을 정신과 물질로 양분시킨 데카르트의 심신 이원론에 반대하면서 쓴 말이 고스트 인 더 머 신이다. 기계 안에 귀신(고스트)이 들어가 있어 기계를 움직이게 하고 있다는 말이다. 일부 문화평론가들은 공각기동대의 중요 소재인 고스트라는 개념은 결국 ‘기계도 영혼을 가질 수 있는가?’라는 화두를 위해 사용되고 있다고 주장한다. 이 질문을 역으로 생각하면 ‘우리의 몸과 기억도 가짜일수도 있다’ 말이다. 기계의 칩 하나가 사람의 머리속에 들어가 그 사람의 생각과 추억을 바꿔버리고 조작된 존재인식을 스스로가 하게 된다면 그것 나일 수 있는가 하는 질문이다. 거기서 문제는 ‘우리는 무엇인가’다. 작가 시로 마사무네는 만화의 한 장면에서 주인공 메이저(원작이름 쿠사나기)의 입으로 자신의 질문을 던진다. 질문은 껍질 속에 담긴 유령에 대한 이야기다. 이 장면에서 메이저는 한 여성 사이보그에게 “사실 내 진짜 몸은 옛날에 죽었고 지금의 나는 ‘나는 메이저다’라고 생각하는 껍질(사이보그 바디)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할 때도 있어”라는 말을 통해서다. 공각기동대의 원작 영어판은 1991년에 나온 공각기동대 1 GHOST IN THE SHELL, 2001년에 나온 공각기동대 2 MANMACHINE INTERFACE, 2003년에 나 온 공각기동대 1.5 HUMAN-ERROR PROCESSER 등이다. 공각기동대 1.5는 설정자료를 추가해 2008년에 재발매 됐다. 공각기동대 작품속에서 설정한 기계와 인간의 관계, 또 현실과 상상 속에서의 이원론적인 모습 등은 매트릭스 시리즈를 제작한 워쇼 스키 형제 감독들에게 상당한 영향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작품 속 이야기

극중 공각기동대의 정식명칭은 ‘섹션(공안) 9’이다. 절대 권력을 쥐고 있는 수상 직속의 특수부대다. ‘공격형 장갑 외골각’이라 슈트를 입은 특수부대원이라는 말에서 공각기동대라는 말이 나왔다. 기본적으로 인간이 옷처럼 입는 슈트 개념 이다. 인공지능 시스템 AI를 탑재해서 로봇화 된 것이 특징이다. 하지만 그 실체는 로봇인지 인간인지도 불분명하다. 작품의 배경은 인간과 로봇의 경계가 무너진 미래다. 인간과 인공지능이 결합해 탄생한 특수요원이자 섹션9을 이끄는 메이저(스칼렛 요한슨 분)는 세계를 위협하는 음모를 지닌 범죄 테러 조직을 저지하라는 임무를 받는다. 첨단 사이버 기술을 보유한 ‘한카 로보틱스’ 를 파괴하려는 범죄 테러 조직을 막기 위해 엘리트 특수부대 섹션9이 나서기 시작하고 사건을 깊이 파고들수록 메이저는 자신의 과거와 존재에 대해 의문을 갖게 된다. 그러면서 범죄를 뛰어넘는 거대한 음모가 존재하는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 하고 그것을 쫓아가게 된다. 겉으로는 범죄조직을 수사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스스로의 존재를 찾기 위한 발버둥으로 영화의 스토리가 그려진다.

영화가 만들어지기까지

1989년 처음으로 일본에서 출판된 만화 공상과학 만화 공각기동대는 이후 영어로 번역 되어 소개되기도 하고 소설과 TV만화, 극장 판 만화, 게임 등으로 다시 만들어지면서 큰 반향을 일으켰다. 할리우드의 영화감독들 중 SF의 대가들이 라고 할 수 있는 스티븐 스필버그와 제임스 카메론, 워쇼스키 형제 감독들이 큰 영향을 받았다. 그러던 중 미국 만화영화 역사에 큰 획을 긋고 있는 마벨 스튜디오의 창립자이자 대표 인 아비 아레드에 손에 원작이 쥐어졌다. 아비 아레드는 “작품이 가지고 있는 철학과 미래에 대한 통찰이 마치 우리의 가까운 미래를 보는 듯하다”며 “상상과 액션을 기초로 한 영화를 만들어 온 우리에게 적합한 작품이다” 고 말했다. 그 후 지난 2008년 아비 아레드는 스티븐 스필버그와 함께 고스트 인 더 쉘의 제작을 위한 제작자들을 모으기 시작했다. 그리고 영국 출신의 젊은 감독인 루퍼트 샌더스에게 메가폰을 잡아달라고 권했다. 2014년 1월 루퍼트 샌더스가 공식적으로 감독을 맡게 되면서 작품제작은 급속도로 진행됐다. 그는 소설을 기본으로 110페이지에 달하 는 프레젠테이션 자료를 준비해와 영화의 스토리텔링을 제작자들에게 설명했다. 루퍼스 샌더슨은 “일본의 원작보다는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진 번역본이나 비디오 만화 등을 기초 스토리텔링을 구성했다”며 “결국 이 작업이 이 영화의 모퉁이 돌로 작용하게 됐다”고 말했다. 영화 제작을 처음 제안하고 제작책임을 맡은 아비 아레드는 “첨단기술이 의학 분야에 활용됨으로 인간의 삶은 보다 윤택해지고 장수를 누릴 수 있게 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 기술이 다르게 사용됐을 때 상상할 수 없는 고통이 뒤 따르게 될 것이다. 영화 고스트 인 더 쉘을 통해 한 번쯤 되짚었으면 하는 부분이 다”고 말했다.
 
미니 인터뷰 

등장인물 중 가장 인간적인 삶 살아



배우 친 한이 고스트 인 더 쉘 포스터 옆에서 작품에 대해
설명한 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영화 고스트 인 더 쉘에서 토구사 역으로 출연한 배우 친 한(Chin Han)은 싱가포르계 중국 배우다. 한인들에게도 잘 알려져 있는 인디펜던스 데이 리서전스 (Independence Day: Resurgence)와 배트맨 다크 나이트, 캡틴 아메리카 등에 출연해 익숙한 주연급 조연이다. 이번 영화에서도 형사과에 근무하던 형사가 주인공 메이저의 눈의 뜨여 섹터 9으 로 스카웃된 인물로 출연한다. 섹터 9 멤 버 중 유일하게 아내와 딸 등 가정이 있다. 가장 인간적인 모습을 유지하고 있다. 친한은 “영화는 기본적으로 오락영화다. 그러면서도 기계와 인간과의 관계, 조화와 불일치에 대해 이야기 한다”며 “영화 흐름이 겉으로 나와 있는 문제와 또 숨겨진 진실을 찾아 가는 구조로 이뤄져 흥미를 더하게 된다”고 말했다.

친한은 함께 작업한 스텝과 동료 배우들에 대해서 아낌없는 칭찬을 했다. “주연 스칼렛 요한슨은 모든 연기에 자신감이 넘쳤다. 액션연기도 다른 배우들 보다 앞서서 솔선수범하고 이끌어 주는 리더십을 보였다” 루퍼트 샌더스 감독에 대해선 “칸에서 상을 수상한 감독이라서 그런지 영상을 잡아내는 것에 천재적인 재능을 가진 사람이다. 촬영에서 시각효과를 중시했고 주변 배경에 현실감이 더해져 배우들이 연기에 집중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배우 친 한은 지난 2010년 CNN에서 선정한 25명의 아시안 배우들 중 한 명으로 선정됐다. 2013년 3월 올해의 버라이어티 아시안 스타로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신정호 기자 jhshin@kukminus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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