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경의 열매] 최성권 (18) 코로나19로 전 세계가 동시에 멈추며 수출에도 차질

최성권(오른쪽) 이엔포스 대표가 지난해 5월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 빌딩에서 변재운 국민일보 사장과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있다.


2년여 동안 미국을 왕래하며 내린 결론은 캘리포니아였다. 로스앤젤레스 오렌지카운티 부에노파크에서 미국 현지 회사의 간판을 붙이게 된 것이다. 하나님의 크신 은혜였다. 2020년에 투자 이민 비자를 발급받아 미국에서의 활동이 한층 자유로워졌다. 신나게 스타트를 했는데 아니 이게 웬일인가. 코로나19의 역습이 시작되면서 미국은 물론 전 세계가 동시에 멈춰선 상태가 되고 말았다. 이동이 끊기면서 수출에 차질이 생겼다. 점차 위기의식이 고조되면서 사람 간의 만남도 중단됐다. 고국 방문뿐 아니라 다른 나라를 방문할 때도 10일간의 격리를 참아내기 힘들었다. 처음 한 번은 견딜만 해서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그런데 두 번째 방문부터는 외출이 금지된 열흘 동안 방안에 갇혀 있는 자체가 지옥처럼 여겨졌다.

한번은 국내에서 업무를 마치고 인천공항으로 나갔다가 낭패를 당했다. 코로나 판정을 받은 것이다. 당장 이틀 후 멕시코에서의 중요한 일정에 차질을 빚게 됐다. 아무리 사정을 해도 소용이 없었다. ‘격리’라는 말만 들어도 신경이 곤두섰다. 베트남에도 가야만 했는데 거긴 우리나라보다 더 심했다. 비행기 안에서 코로나가 발생하면 모든 책임을 진다는 각서 때문에 도저히 갈 수 없었다. 그런데 어려움이 가중되는 이런 상황에서 희망적인 소식이 들려왔다. 하나님께서는 이런 위기를 통해 전기절감장치의 필요성에 대한 인식을 한층 더 높여주셨다. 그래서 나는 코로나가 사라지는 순간 급속도로 성장할 수 있겠다는 확신으로 모든 어려움을 대처해 나갔다.

지난해 5월 국민일보 미션어워드 수여식에 참석해 달라는 연락을 받고 방문했을 때의 일이다. 수상식을 마치고 모든 수상자와 함께 주최 측에서 준비한 식사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그런 다음 나는 국민일보와 우리 회사 간의 업무협약 체결 행사를 하기로 계획돼 있었다. 세계 여러 나라를 다니면서 고위직 인사를 수차례 만났고 큰 행사도 치러본 터라 그저 담담한 기분이었다. 그런데 일어나지 말아야 할 일이 터지고 말았다. 감사의 인사를 하는 자리에서 말을 잇지 못하고 울음을 터뜨리고 만 것이다. 오늘의 일들이 믿기지 않은 듯, 지난날 역경의 순간들을 회상하며 감격이 북받쳐 올랐던 모양이다. 누구보다 나를 잘 아시는 담임 목사님과 이에스더 목사님께서 대변해 주시느라 애를 많이 쓰셨다. 엎질러진 물을 어찌 다시 담을 수 있으랴. 나의 의도와는 전혀 다른 상황으로 전개됐지만 아무도 그 모습을 질책하지 않았다.

국민일보사와 맺은 업무협약의 특징은 영리보다 선교에 목적을 두고 있다는 점이다. 일정 금액 이상의 전기료를 지불하는 교회가 희망하면 테스트를 거친 다음 초기 설치비용 없이 전기절감장치를 설치해 준다. 절감되는 비용의 40%는 절감한 교회의 몫으로 사용하고, 50%는 이엔포스의 몫이다. 그리고 나머지 10%는 선교지 또는 미자립 교회 지원 및 장비 유지 관리비용으로 사용될 예정이다. 티끌 모아 태산이라고 작은 불이 모이면 충분히 큰불을 밝힐 수 있다.

정리=최경식 기자 kscho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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