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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당] 월드컵과 경제



세계적인 신용평가사 S&P는 올해 카타르의 경제성장률을 4.8%로 예측했다. 전년도 성장률(1.5%)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사우디아라비아 등 걸프만 주변국들과의 외교 정상화 등 다른 요인들도 있지만 월드컵 개최에 따른 특수가 성장률 전망치를 밀어올린 가장 큰 이유다. 카타르는 역대 월드컵 개최국 중 가장 작은 나라지만 산유부국답게 가장 많은 돈을 월드컵 준비에 쏟아부었다. 경기도 크기만한 면적에 인구 300만명이 안되는 소국이지만 경기장과 호텔, 고속도로, 지하철 건설 등 인프라 구축을 위해 2200억 달러(약 291조원)를 썼다. 이는 브라질이 2014년 대회를 위해 치른 비용(170억 달러)의 13배다.

월드컵의 경제적 효과가 늘 긍정적으로 나타나지는 않았다. 브라질은 월드컵을 치른 그해 경제성장률이 0.5%에 불과했다. 2018년 월드컵 우승국 프랑스는 그해 경제성장률이 1.87%로 전년도(2.29%)보다 낮았다.

반면 한국은 월드컵의 경제적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월드컵 4강에 오른 2002년 한국의 경제성장률은 7.2%로 전년도 성장률(4.5%)을 크게 뛰어넘었다. 그해 월드컵 성적과 경제성장률은 이후 20년간 각각 최고 성적이었다. 16강에 올랐던 2010년 경제성장률은 6.1%였다. 월드컵 성적과 경제성장률 모두 2002년 이후 2위였다.

한국이 카타르월드컵에서 남미의 강호 우루과이를 상대로 선전을 펼친 24일 한국은행은 우울한 경제 전망을 내놓았다. 한은은 이날 6연속 기준 금리 인상을 단행하면서 한국 경제가 2023~24년 저성장 늪에 빠질 것으로 예측했다.

월드컵이 우크라이나 전쟁과 미국 금리 인상 등 한국 경제를 짓누르는 글로벌 악재 요인을 모두 잠재울 수는 없다. 그러나 한국 경제는 월드컵에서 대표팀이 좋은 성적을 거둘 때마다 힘차게 일어섰던 즐거운 추억이 있다. 한국 경제의 위기 극복을 위한 기운을 얻기 위해서라도 대표팀의 16강 진출을 기원한다. 대~한민국.

전석운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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