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경의 열매] 서정희 (36) 대상포진 3번이나 걸려… 통증 올 때마다 눈물로 기도

방송인 서정희씨가 2015년 겨울 MBC 교양 프로그램 ‘사람이 좋다’를 촬영하고 있다. 서씨가 방송에서 대상포진으로 아파 울고 있다. 이혼 후 의사와 트라우마 상담하는 모습. 서씨가 현관문 배터리를 교체하고 있다. 딸 동주와 침대에 누워 대화하는 서씨(사진 위 왼쪽부터 시계 방향으로).


“우리의 연수가 칠십이요 강건하면 팔십이라도….”(시 90:10)

성경에 강건하면 팔십, 세상에서도 ‘골골 80’이란 말이 있다. 어릴 때부터 약골이었다. 매번 작고 큰 병으로 낫기를 기도하는 내게, 가족들은 ‘골골 100세’라고 놀린다. 오래 살 것이라는 좋은 의미라고 생각한다.

병원을 내 집처럼 다니면서도 건강검진을 이 핑계 저 핑계 대며 미뤘다. 결혼생활이 파경에 이를 즈음 밀린 이자와 경제적 문제 등으로 그나마 가입했던 건강 관련 보험도 해지했다. 이후 여러 병에 걸리고 나니 보험가입이 쉽지 않다.

“그래, 거부해도 좋다. 나는 하나님 보험만 있으면 된다.” 크리스천이기에 큰소리쳐 본다.

아픈 것이 유난스럽다. 남들은 평생 한번 걸릴까 말까한 대상포진을 세 번이나 앓았다. 예방주사도 맞았건만 소용없었다. 머리 쪽으로 대상포진이 반복됐다. 보이지 않는 머리 속에 수두가 올라와 터질 듯한 물집이 생겼다.

대상포진은 심한 통증이 수반된다. 머리카락이 움직일 때마다 소리를 지를 정도로 통증이 밀려온다. 온몸에 땀이 나고 잠을 이룰 수 없다. 통증에 시달리면서도 살림을 했고 새벽기도를 멈추지 않았다. 건강을 회복하게 해 달라고 기도했다.

“주는 나를 용서하사 내가 떠나 없어지기 전에 나의 건강을 회복시키소서.”(시 39:13)

눈물로 찬양했다.

“주여 나의 병든 몸을/지금 고쳐주소서/모든 병을 고쳐주마/주 약속하셨네♪♬.”

진통제를 잔뜩 먹고 병원을 찾았을 때 이미 대상포진 바이러스가 귓속과 눈, 머릿속까지 퍼져 있었다. 급히 치료를 시작했지만 떨어진 면역력은 좀처럼 회복되지 않았다.

마지막 세번째 대상포진은 2015년 12월 MBC 교양 프로그램 ‘사람이 좋다’ 촬영 막바지에 일어났다. 심하게 머리가 아파 감기인 줄 알았다. 머리 속에 물집이 생겼다. 프로듀서 선생님과 함께 병원에 가서 피검사 등을 받았다. 대상포진이었다. 주사를 맞고 약을 지어 먹었다.

전처럼 기도할 수 없었다. 조금만 소리를 내 기도하면 머리가 울리고 통증이 시작됐다. 앉아 있는 것도 힘들었다. 엉덩이와 허벅지 등에 통증이 왔다. 허리를 굽히고 앉아 있거나 거의 침대에 누워 있었다. 눈물이 ‘핑’ 돌았다.

이후 수시로 “예수 이름으로 명하노니 서정희는 건강할 지어다”라고 선포한다. “…네 병에서 놓여 건강할 지어다.”(막 5:34)

“주님, 자만하지 않을게요. 바울처럼 육체의 가시를 주신 주님, 감사해요.” 기도 드린다.

아프고 나서야 비로소 보이는 것들이 있다. 몸과 마음이 아픈 자를 긍휼히 여기고 기도할 수 있게 됐다.

“내 육체에 가시 곧 사탄의 사자를 주셨으니 이는 나를 쳐서 너무 자만하지 않게 하려 하심이라.”(고후 12:7)

정리=유영대 종교기획위원 ydyo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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