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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내 경기 침체 확률 63%”… 닥터둠 “경험 못한 부채 위기 온다”

사진=AFP연합뉴스


미국 경제 전문가들이 1년 내 경기침체가 시작될 확률을 63%로 보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예측했던 ‘닥터 둠’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는 과거 경험하지 못한 스태그플레이션과 부채 위기를 앞으로 10년간 겪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6일(현지시간) “경제 전문가를 대상으로 향후 12개월 내 경기침체 가능성을 조사한 결과 확률(평균)이 지난 7월 49%에서 10월 63%로 증가했다”며 “경기침체 확률이 절반을 넘은 건 2020년 7월 이후 처음”이라고 보도했다. WSJ는 지난 7~11일 경제 전문가 66명에게 경기 전망을 묻는 설문조사를 했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국내총생산(GDP)이 내년 1분기 0.2%, 2분기 0.1%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 7월 조사에서는 1분기 0.8%, 2분기 1% 성장을 예상했다. 성장률을 대폭 하향 조정한 것이다. 또 기업들이 내년 2분기, 3분기 일자리를 줄여 성장 둔화와 이익 감소에 대응할 것으로 전망했다. 비농업부문 고용은 내년 2분기 월평균 3만4000명, 3분기 3만8000명 수준까지 감소할 것으로 추산됐다.

전문가들은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과도한 긴축 정책을 경기 둔화의 원인으로 지목했다. 58.9%가 “연준이 기준금리를 너무 많이 올려 불필요한 경기침체를 초래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답했다. 전문가들은 또 올해 말 미 기준금리 범위 중간값을 4.267%로 예상했다. 현재 기준금리는 3.00∼3.25%다. 올해 두 번 남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1% 이상 추가 금리 인상이 단행될 것으로 본 것이다.

다닐 마넌코프 미시간대 교수는 “연착륙은 결코 실제로 일어나지 않는 신화적인 결과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글로벌 투자은행 제프리의 아네타 마크와스카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높은 금리와 달러 강세로 인한 부담은 엄청나다. 내년 GDP 성장률을 약 2.5% 포인트 떨어뜨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경제 전문가들은 다만 경기침체가 상대적으로 단기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내년 경기침체 가능성을 50% 이상으로 보는 전문가들의 평균 경기침체 예상 기간은 8개월이었다.

루비니 교수는 최근 미 주간지 타임에 기고한 글에서 “높은 수준의 부채가 쌓인 상태로 1970년과 2008년을 섞어놓은 스태그플레이션을 맞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에 따르면 공공과 민간 영역의 채무비율은 1999년 200%에서 현재 350%로 높아졌다. 이런 상황에서 중앙은행의 금리 인상은 가계와 기업, 금융기관, 정부를 파산과 채무 불이행으로 몰고 갈 것이란 얘기다. 루비니 교수는 “연준의 지난 60년 동안 인플레이션을 최저 수준으로 낮추려는 시도는 경착륙을 일으켜 왔다”며 “미국과 대부분 선진국에서 연착륙보다 경착륙의 가능성이 훨씬 크다”고 우려했다.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한명오 기자 imu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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