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기호 중 ‘메노 모소(meno mosso)’가 있습니다. 이탈리아어인데 연주에서 빠르기를 지시하는 용어입니다. 사전적으로는 ‘보다 느리게’라는 뜻입니다. 메노는 ‘보다 작게’, 모소는 ‘약동하여’라는 말입니다. 상대적인 기호라고 할 수 있죠. 앞부분의 연주 빠르기에 비해 조금 느리게 연주하라는 뜻이고 덜 역동적으로 연주하라는 지시어입니다.

생각해보면 메노 모소는 앞부분이 더 역동적으로 느껴지도록 하기 위해 꼭 필요한 기호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역동적인 부분은 덜 역동적인 부분이 있어야 상대적으로 그렇게 느낄 수 있고, 이와는 반대로 역동적인 부분이 있어서 평안함과 부드러움, 그리고 여유를 느낄 수 있습니다.

우리가 사는 세상의 빠르기는 음악 기호에서 알레그로(빠르게)나 알레그리시모(매우 빠르게)인 것 같습니다. 인생의 음악이 이런 기호로 가득한 것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이런 세상에 필요한 기호가 있다면 메노 모소가 아닐까요. 하나님께서 안식일을 주신 이유가 그것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어쩌면 ‘쉼’은 우리에게 있어서 빠른 세상을 이기게 하는 힘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조주희 목사(성암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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