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하나님의 일터] 원어에 가까운 성경 만들기 50년… “바른 진리 증거되길 소원”

양복석 카이로스신학교 학장이 26일 서울 용산구 동자동에 위치한 학교 집무실에서 원어 성경 연구의 중요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양복석 학장이 최근 집대성한 ‘표준원어 신약성경’.


서울 용산구 동자동 카이로스신학교 학장인 양복석(81·서울 은평교회 원로) 목사는 원어 번역에 매진한 ‘원어 성경 연구가’다. 양 목사는 고려신학대학원, 미국 트리니티 신학대학원을 졸업한 뒤 50년간 원어에 가까운 성경을 만들기 위해 온 힘을 쏟았다.

최근 이를 집대성한 ‘표준 원어신약성경-헬라어 영어 한글 축자 대역판’(카이로스신학교 발행)을 출간했다. 이번에 펴낸 2849쪽 분량의 ‘표준 원어신약성경’은 헬라어 원어를 우리말로 옮겼고 원어의 어원을 분석해 일대일 직역 방식으로 번역했다.

그는 1990년 9월 카이로스신학교(전신 갈릴리신학연구원)를 설립했다. 그동안 이곳에서 공부한 신학생 수가 3000여명에 달한다. 매주 월요일 오후 ‘카이로스 원어 학교 세미나’를 열고 있다.

“30여년 신학교 학장으로 근무하면서 조직신학, 주경신학, 원어 강의를 많이 했습니다. 그런데 번역 성경의 오류를 보면서 표준 원어 성경을 선택해 신학생들에게 가르치기 시작했고, 표준 헬라어 신학 성경을 출간하게 됐습니다.”

표준 원어 성경 번역은 쉽지 않았다. 두 번이나 중단했다. 이후 세 번째에 중남미 고상운 선교사의 도움을 받아 작업했고 이번에 완성해 출간했다.

그는 “솔직히 말씀드리면 한국교회 목회자들은 신학교에서 헬라어, 히브리어 등 원어를 배우지만 원어 해석 실력이 미흡하거나 무시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이제라도 원어가 없는 주석·강해 성경만 보고 설교 준비를 할 것이 아니라 원어 성경을 직접 보고 말씀을 전하는 것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강원도 깊은 산골짜기 옹달샘의 오염 안 된 물을 소가 먹으면 우유를 만들어내고 그 물을 뱀이 먹으면 독을 만들어 낸다. 똑같은 성경인데 다른 해석이 나오는가? 이단·사이비 집단이 나오는 원인이기도 하다. 예수님과 제자들이 사용한 원어를 사용해 바른 진리가 증거되길 소원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 작업은 누군가 해야 한다. 잘못 번역된 성경을 상세히 분석해 바로 잡는 것이 제가 여생에 주어진 사명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선교헌금으로 5만권을 발간해 국내외 교회와 목회자들에게 보낼 계획이다. 기도 가운데 동참할 분을 기다리고 있다.

그는 기존 성경의 오류를 10여곳 지적했다. 그에 따르면 원어에 있는 신약성경 15절이 삭제됐다. 또 마태복음 21장 28~31절 첫째 아들을 둘째 아들이라 오역했다. 사도행전 8장 37절(내시의 신앙고백)이 없다. 사도행전 10장 19절에 고넬료가 베드로에게 보낸 사람이 셋인데 둘로 잘못 나왔다. 요한1서 5장 7절에 삼위일체가 삭제됐고, 고유명사인 인명과 지명을 바꿔 놨다. 예컨대 이에수스 크리스토스 아브라암 다빗드 등이다.

대한예수교장로회 고신합동 총회장을 지낸 그는 1974년부터 경기 용인정신병원에서 원목으로 근무하며 환자 2000여 명과 함께 하고 있다. 월간 갈릴리 발행인 및 집필인이기도 하다. 창세기와 마태복음 마가복음 사도행전 로마서 요한계시록 원어 주석, 성경구속사, 조직신학(3권) 외 30여권을 저술했다.

주위에선 그를 “맑은 새벽 같다”고 한다. 어두움을 물리친 새벽처럼 신선하고 꾸밈이 없다는 것이다. 하나님을 믿으며 순수해진 마음이 저서마다 열정으로 그대로 표현돼 신비로운 느낌마저 든다.

그는 오직 성경을 통해 하나님께 영광 돌리는 것만 생각한다. 그는 기도하며 한국교회를 걱정하고 있다. 성경으로 돌아가야 올바른 성장이 가능하다는 생각이다. 한 손에는 성경, 다른 한 손에는 십자가를 들고 복음을 전하는 게 그의 사명이다.

“신학교를 무료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대신 원목 월급으로 생활합니다. 더 많은 이들에게 신학을 배우게 하고 싶은 이유이겠지요. 신학생 한 명 양성하는 것이 믿지 않는 100명에게 전도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기도해 주셔요.”

신학생 양성에 대한 열정과 사명감 때문인지 그의 목소리에 힘이 솟았다.

글·사진=유영대 종교기획위원 ydyo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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