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자씨] 이 나라 살리는 통일



우리 민족이 동족상잔의 비극을 겪은 게 벌써 70년이 훌쩍 넘었습니다. 통일의 길이 열릴 듯 열릴 듯 닫혀가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안타깝습니다. ‘우리의 소원은 통일’을 한평생 불러왔고 ‘이 나라 살리는 통일 이 겨레 살리는 통일’이라고 목놓아 불렀어도 아직 제자리입니다. 통일을 간절히 염원하는 분이 그렸을 법한 그림을 보다가 분단과 통일에 대한 새로운 깨달음을 갖게 됐습니다.

남과 북의 보통 사람이 서로의 목을 껴안고 있는데, 목선이 휴전선과 일치합니다. 보통 휴전선을 민족의 허리라고 하는데, 이 그림은 휴전선을 남북의 목으로 그립니다. 잘린 것은 허리가 아니라 목입니다. 허리 잘린 생명도 힘겹지만 그래도 가끔 살아가는 경우를 봅니다. 그러나 목이 잘린 생명이 살아가는 것은 본 적이 없습니다.

‘솔로몬의 재판’에서 죽은 아이의 엄마는 살아 있는 아기를 반이라도 나누어서 하나씩 가지자고 강변합니다. 그러나 그것은 생명과는 상관없는 주장이며 나의 유익만 챙기겠다는 반생명적인 물질주의적 세계관입니다. 이제는 허리 잘린 민족이 아니라 목이 잘린 민족임을 깨달아야 합니다. 그래야 통일이 다급하고 이 나라 살리는 통일이 될 것 같습니다.

김종구 목사(세신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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