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울려퍼진 찬양 버스킹… 머리 희끗 권사님 “할렐루야” 반색

지난 11일 저녁, 비가 내리는 경기도 광명시 철산로데오거리에서 우비를 입은 강한별씨가 버스킹 예배를 진행하자 관객들이 삼삼오오 모여들고 있다.


지난 11일 저녁 경기도 광명시 철산로데오거리. 해가 져도 빛이 사라지지 않으며 지역 유흥문화 1번지로 꼽히는 이곳에서 ‘버스킹 예배’를 마친 강한별씨는 관객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며 ‘하나님께서 여전히 당신을 기다리고 계십니다’를 수차례 외쳤다. 이윽고 강씨는 관객들과 반갑게 눈을 맞추며 대화를 나눴다.

토요일 저녁 철산로데오거리가 다시 찬양 소리로 가득해졌다. 코로나19로 2년 동안 멈췄던 대면 버스킹 예배가 재개된 것이다. 2016년 6월 25일부터 이곳에서 버스킹 예배를 시작한 강씨는 코로나로 2020년 3월 21일부터 집에서 온라인 버스킹 예배를 진행하다 지난 4월 30일 거리로 복귀했다.

이날 버스킹 현장에는 비가 내렸지만 강씨나 관객에게 방해가 되지 않았다. 버스킹이 진행되는 로데오거리 주변으로 유흥주점 네온사인이 가득했지만 우비를 입고 손을 높이 들며 ‘주는 나의 힘이요 본질’이라고 고백하는 강씨의 눈동자와 목소리가 가장 빛났다. 찬양 사이 강씨와 관객이 외치는 “아멘” “할렐루야” 소리는 버스킹이 진행될수록 커져만 갔다. 강씨도 관객도 대면 버스킹이 그리워 답답했다는 듯 찬양 소리에 힘이 넘쳤다.

“온라인으로 버스킹 예배를 할 때 집 밖으로 찬양 소리가 들리면 어쩌나 긴장하며 예배를 드렸는데 오히려 하나님 한 분만 바라볼 수 있던 시간이었어요.”

강씨에게 지난 2년간 온라인 버스킹 예배는 하나님께 더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온라인으로 적극적으로 관객들이 호응해주는 걸 보며 강씨는 예배를 사모하는 사람이 많다는 걸 감지했다. 현장과 달리 관객의 반응을 즉각 느낄 수 없는 점은 오히려 하나님께 온전히 집중하는 예배를 드릴 기회였다. 걱정했던 소음 문제도 기독교인 이웃을 둬 오히려 응원을 받으며 마음껏 예배를 드릴 수 있었다.

지난 4월 거리두기가 해제되며 강씨는 2년 만의 버스킹 재개에 대한 기대도 컸지만 걱정도 앞섰다고 한다. 강씨는 “코로나 때문에 교회가 지탄받는 일이 많아 버스킹이 우리만의 예배로 비칠까 봐 조심스러웠다”고 했다. 하지만 현장에 나오자 걱정은 기우에 불과했다. 코로나 이전보다 버스킹에 참여하는 연령층이 더 다양해져 관객들로부터 많은 에너지를 받을 수 있었다.

강씨는 “코로나 덕분에 인터넷에 익숙해지신 어르신들이 유튜브를 할 수 있게 돼 40~50대 유튜브 구독자가 증가했고 댓글도 남겨주시며 버스킹을 보러 오시기도 한다”고 했다. 11일 버스킹 현장에는 머리가 희끗희끗한 권사님들 그룹도, 초등학생 어린 딸과 함께 공연을 보러온 젊은 아빠도 있었다.

6년 전 처음 버스킹 예배를 시작했을 때처럼 강씨는 여전히 우리를 기다리고 계신 하나님을 알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하나님께서 찬양과 예배를 기뻐하시고 우리를 기다리고 계시다는 걸 사람들이 알기를 소망해요.”

광명=글·사진 신지호 기자 ps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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